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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공동장부' 만들었던 中 스타트업, 800개 기업 블록체인 플랫폼에 품어

[2018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부비(布比) 지항아이 대표, 리쥔 COO

중관춘(중국)=키플랫폼 특별취재팀 | 2018.03.27 07:00

편집자주 |  글로벌 경제의 빠른 변화 환경을 심층 조망해 새로운 기회 요인을 포착하는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이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하는 탈중앙화 현상에 초점을 맞췄다. 탈중앙화를 핵심가치로 내포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를 파헤치고, 공정·투명·참여의 가치를 좇는 미래의 주권자 '1020 밀레니얼 세대'의 인식구조를 해부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기업가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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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비의 리쥔COO(좌)와 지앙하이 대표(우)<br>사진제공= 부비
블록체인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잘 알려지기 전인 2012년. '네트워크화신임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베이징의 한 작은 사무실에서 공동장부 모델의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시작했던 팀이 있다. 당시엔 시대를 너무 앞선 기술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에서 가장 많은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바로 중국의 대표적인 블록체인 스타트업 부비(BUBI)다.

부비는 사업 현장의 문제에 주목했다. 사업을 하면서 오가는 많은 데이터들은 진위여부를 확인할 방법이 없고, 특히 돈이 되는 정보는 사람들이 쉽게 바꿀 수 있어 위험하다. 이에 부비는 데이터를 쉽게 바꿀수 없는 공동장부를 만들어 보유·관리하는 모델을 구상했다. 이 연구 성과는 2015년 부비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구현됐고, 현재는 800개 기업이 이 플랫폼 안에 있다.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의 특별취재팀은 최근 이 회사 공동창업자 지앙하이 대표와 리쥔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중국 베이징 중관춘 현지 사무실에서 만나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의 특징과 전망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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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비의 서플라이체인 플랫폼은 신분증명, 전자계약서, 자산관리, 온라인대출, 자산보안, 계좌시스템, 시스템화 관리, 데이터안전을 하나로 연결한 모델이다. 사진제공=부비

-부비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서플라이체인(공급망) 플랫폼이라고 하던데.
▶중국의 서플라이체인은 많은 문제가 있다. 대기업은 1차 하청업체에 하청을 주고 다시 2차, 3차, 4차 하청업체로 일이 나눠진다. 보통 1차 하청업체의 경우 대기업과의 공급계약서로 은행 대출이 가능하지만 2~4차 하청업체들은 규모도 작고 신용도가 낮아 은행 대출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이에 하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계약과 협의를 블록체인으로 보관하고 이 과정에 은행까지 들어와 함께 계약을 하도록 만들었다. 즉 '공급·수요체인+블록체인=산업체인'이 되는 모델이다.

-가장 먼저 서플라이체인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이유는 무엇인가.
▶기술은 아무리 좋아도 현장에서 필요해야 가치를 발휘한다. 그래서 우리는 산업 현장의 문제 해결을 연구하는데 매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중국은 은행 대출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문제를 해결해야 영향력을 갖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흔히 토큰(암호화폐)를 떠올리는데 블록체인 기술은 토큰보다 훨씬 광범위한 기술이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할 사업은 무궁무진하다. 여러 산업 현장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 문제점에 블록체인의 장점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이 게임이나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먼저 발달하고 다른 산업으로 확장됐듯이 단계가 있는데 블록체인은 어떠한가.
▶가장 첫 단계는 특정 산업 분야이기보다 자원을 공유해서 쓰는 분야가 될 것이다. 예컨대 공유경제 같은 것이다. 블록체인은 효과적으로 쌍방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금융 분야에서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자산을 100% 신뢰하기 어려웠다. 데이터 자산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신뢰도를 높인다. IoT(사물인터넷) 분야로도 블록체인 기술이 확장될 것이다.

요즘 '스마트'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러나 실제로 쓰임새에서 스마트한 것과 스마트하지 않은 것의 차이를 따져보면 스스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 없느냐, 창출한 가치를 다른 곳으로 전이시킬 수 있는지 여부다. 예를 들어 로봇은 일을 수행하면서 가치를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한다. 이 가치는 컴퓨터나 냉장고, TV 등 다른 기기로 연결될 수 있다. 모든 기기와 사람이 연결되는 IoT는 블록체인과 궁합이 잘 맞는 분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