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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보는 나의 것"…데이터 프라이버시 중요해진 과학기술

[2019 키플랫폼]블록체인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개발 스타트업 이니그마

실리콘밸리(미국)=조철희 김상희 | 2019.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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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스타트업 이니그마의 가이 지스킨드 CEO(왼쪽)와 칸 키사군 CPO. /사진제공=이니그마
블록체인,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경제로의 급격한 전환 속에서 개인정보 등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의 중요성이 화두다. 탈중앙화 구조로 투명성과 개방성이 높은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최근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들이 주목 받는다.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취재한 10여 곳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중 이니그마(Enigma)는 블록체인상 암호화폐 거래내역을 암호화해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토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유망성을 인정받은 이니그마는 ICO(암호화폐공개)를 통해 약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 회사 가이 지스킨드 CEO(최고경영자)는 중앙집중적인 시스템이 데이터를 독점 또는 중앙화하는 위험을 블록체인 기술이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는 개인에게 자신의 데이터를 관리·통제할 수 있는 힘을 준다"며 "검열이 줄고 자유가 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완벽하게 탈중앙화된 세계는 없다"면서도 "중앙화된 세계에선 선택권 조차 없지만 이제는 중앙화·탈중앙화 두 시스템의 강점과 약점을 잘 이해해 선택을 할 수 있는 세계"라고 말했다. 또 "독점과 중앙집중화의 가치는 이미 파괴되고 있다"며 "곧 기업이나 기관들이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지스킨드 CEO는 "구글과 페이스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데이터가 중앙화 되면 사회에 큰 위험과 문제가 생긴다"며 "데이터의 처리, 관리, 보호를 위한 탈중앙화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 예로 우버는 이용자가 어디에 살고, 그 동네엔 또 누가 사는지 데이터를 모두 가지고 있다. 이 역시 민감한 프라이버시 정보가 될 수도 있다. 이니그마 공동설립자인 칸 키사군 CPO(최고제품책임자)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프로토콜을 구축하면 이같은 문제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범위도 의미 있게 확장될 수 있다"고 했다.

이니그마가 블록체인 시장에서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 개발에 주력할 수 있었던 것은 암호화폐 열풍을 쳐다보지 않고 중장기적인 가치를 지향했기 때문이다. 지스킨드 CEO는 "의미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져 실제로 상용화가 이뤄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장기적으로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가 계속해서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중요한 기술이 개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은 충분히 예상됐다"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했다. 또 "부푼 기대만을 이야기하는 마케팅은 앞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우리는 늘 그래왔듯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프로토콜과 상품을 만드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달 25~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2019 키플랫폼'에선 이니그마의 키사군 공동설립자가 연사로 무대에 올라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