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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한국엔 도전이자 기회"

[2019 키플랫폼]미중 무역분쟁·브렉시트 위기는 곧 기회…"신시장 진출과 기술 경쟁력 강화 중요"

김사무엘 | 2019.04.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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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기획재정부 제2차관이 25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9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 '한국 경제 미래, 신시장에 있다' 기조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 두 가지는 글로벌 정치·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한국에 어떤 도전과 기회가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엔서니 킴 헤리티지재단 리서치 매니저)

"글로벌 경제 상황은 한국에 기회다. 신기술 경쟁력의 강화로 신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구윤철 기획재정부 제2차관)

불확실성의 시대다.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세계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떨어진다. 이 같은 'R(recession·침체)의 공포'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인다. 복합적인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두 가지가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힌다.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막을 연 머니투데이 창립 20주년 기념 제7회 글로벌 컨퍼런스 '2019 키플랫폼'(K.E.Y. PLATFORM)에서는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 불안 요소와 이에 대한 대응방안 등이 모색됐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미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을 비롯해 구윤철 기재부 2차관,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글로벌 스타트업(벤처기업) CEO 등 세계적인 석학과 고위 관료, 민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올해 키플랫폼은 '미지의 첨단 : 내일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한국이 직면한 도전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시장(미지) 개척과 신기술(첨단)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미중 무역분쟁·브렉시트, 도전이자 기회

먼저 헤리티지재단 소속 연구원들이 토론에 나섰다.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이후 새로운 질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다. 엔서니 킴 매니저는 "브렉시트와 미중 무역협상 이 두 가지가 우리의 의사 결정 과정과 수익 창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나일 가드너 헤리티지재단 마거릿 대처 자유센터 센터장은 브렉시트는 결국 자유와 주권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여러 우려가 있지만 브렉시트가 만들어 낼 무역의 자유는 세계 각 국에 번영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주장이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수상의 외교정책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나일은 브렉시트에 정통한 전문가로 꼽힌다.

가드너 센터장은 "영국은 세계 5대 경제 대국"이라며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미국이나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국가들과도 자유롭게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서는 분쟁 당사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딘 벤자민 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그가 정치인이나 군인 출신이 아닌 '비즈니스맨'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안보 위협이 군사보다 경제에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는 그가 비즈니스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에서 지적재산권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만큼이나 정보기술 문제를 중요한 안보 이슈로 간주하고 있다.

◇'미지의 첨단'…"신시장 진출과 첨단기술 경쟁력 중요"

기조특강에 나선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한국이 위기에서 벗어나 도약하기 위해선 신시장 진출과 신기술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키플랫폼 주제인 '미지(신시장)의 첨단(신기술)'을 설명한 것이다.

한국 시장은 인구 측면에서 전 세계 인구의 0.7%에 불과하고 면적은 이보다 더 미미하다. 해외 진출과 신시장 개척이 중요한 이유다. 구 차관은 "경제의 글로벌화는 한국에 엄청난 기회"라며 "관건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1등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쟁력으로 바이오 헬스 뷰티 빅데이터 신재생에너지 등을 꼽았다.

신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설명은 이어졌다. 이어 특강에 나선 문미옥 과기부 차관은 한국 과학기술 체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는 '뉴노멀'(저성장) 시대를 겪고 있다"며 "여기에 과학기술 혁신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쇠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서규식 기재부 경제협력기확과장과 조지아, 태국 등 신흥국의 스타트업 CEO들이 신시장에 관해 논의했다. 이들은 "새로운 시장의 수요와 특성을 명확히 파악해 공략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마무카 쎄레텔리 아메리카-조지아 비즈니스 협의회 회장은 "조지아는 삼성, 현대차 등 한국 대기업이 진출해 있고 크고 작은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과 조지아의 경제 협력은 양국에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하마드 리주안 압둘 아지즈 말레이시아 핀테크협회장은 "말레이시아는 세계 1위의 이슬람 경제 대국이지만 아직 이슬람 시장은 제대로 개척되지 않았다"며 "이슬람 기술금융과 윤리금융은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키플랫폼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들도 강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은 기업의 경영활동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기 때문이다.

한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기존 뉴스를 통해 접하지 못했던 내용들을 얻을 수 있었다"며 "브렉시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입장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키플랫폼은 특별히 머니투데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진행됐다.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설립자는 축사를 통해 "머니투데이는 지난 20년 간 많은 진전 이뤘고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의 판도를 바꿨다"며 "키플랫폼이 글로벌 도전에 대응할 아이디어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종면 머니투데이 대표는 "키플랫폼과 같은 혁신적인 콘텐츠를 통해 한국 경제가 더욱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글로벌을 지향하는 미디어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