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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핀테크가 허무는 금융 불편

[2020 키플랫폼-키맨 인터뷰]

조철희 김상희 | 2020.05.19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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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리우 에어월렉스 공동창업자 겸 대표 / 사진제공=에어월렉스
비대면(Contactless) 경제활동은 코로나(COVID-19) 대유행 이전부터 디지털 기술의 힘을 빌려 우리 삶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이미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 됐고 새벽배송 등 편의성이 강화된 서비스들까지 등장했고 극장이나 패스트푸드 매장, 기차역 등에서 키오스크로 주문·발권하는 일도 흔했다. 대면이 필요한 오프라인 경제활동은 줄어들었다.

금융 분야에선 기술(technology)과 융합한 핀테크(fintech)가 비대면 서비스로 성장하던 중 코로나 유행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과거에는 예금, 대출, 보험 가입, 신용카드 발급 등을 금융기관 영업점을 방문해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서 터치 몇 번으로 할 수 있다.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팬더모니엄 이후(포스트 팬더모니엄) 새롭게 펼쳐질 미래상과 한국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제시할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컨퍼런스 '2020 키플랫폼'(K.E.Y PLATFORM 2020)이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10억 달러 이상 가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들과 인터뷰해 이 분야의 성장 포인트를 짚어봤다.

지난해 창업 3년여 만에 유니콘이 된 호주 스타트업 에어월렉스(Airwallex)는 은행들을 통한 해외 송금 시 높은 수수료로 인한 이용자 부담을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크게 낮춰 주목받으며 성장하고 있는 핀테크 플랫폼이다.

예컨대 한국의 A기업이 미국의 B기업에 100만 달러를 송금하려 하고, 미국의 C기업이 A기업의 100만 달러를 필요로 할 때 에어월렉스는 A와 C를 연결하는 방법으로 송금·환전 수수료를 최소화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느 사업가가 해외에서 번 돈을 국내로 들여올 때도 에어월렉스를 통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에어월렉스는 B2B(기업간 거래) 중심이며 대기업보다도 중소기업들의 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회사 창업자들은 호주에서 직장을 다니다 부업으로 커피숍을 열려고 했다. 준비 중 해외에서 커피잔을 수입하려고 했는데 송금과 환전에 큰 은행 수수료가 드는 것에 놀랐다. 이들은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을 위해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다음은 에어월렉스 루시 리우 공동창업자 겸 대표(사진)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에어월렉스가 개선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에어월렉스를 탄생시킨 아이디어는 공동창업자 잭 장과 맥스 리가 호주 멜버른에서 카페를 열었을 때 겪은 문제에서 나왔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커피잔을 수입 중이었고 국제 거래를 위해 국가간 결제 서비스 업체를 이용해야 했는데 이런 서비스 이용 경험이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럽다고 느꼈다. 속도가 느리고 비용은 비쌌으며 투명성도 부족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기술에 기반을 둔 국가간 결제방식이 전무했다는 것이었다. 외환 분야 개발자였던 잭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 에어월렉스는 이런 고충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 12월에 설립됐다. 우리는 고속도·저비용의 국가간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출발했고 이는 여전히 우리 사업의 핵심이다.

-핀테크 기업으로서 AI(인공지능) 기술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
▶AI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기계학습)등 독창적인 최첨단 기술들을 도입했다. 법규정 준수 관련 지식 맵을 만들어 자금세탁이나 테러자금 차단 등에 관련된 실시간 거래 검사·감시를 지원한다. AI와 빅데이터를 강력한 지능형 FX(외환거래) 엔진에 내장해 가격경쟁력, FX 상품의 다양화, 복수통화 변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비즈니스의 확장은 어떻게 모색하고 있는가.
▶우리는 고객의 변화하는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포트폴리오를 향상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비자와 파트너십을 맺어 가상 카드를 출시했고 최고의 회계 소프트웨어 회사인 제로와 통합 프로그램도 선보였다.

-성장과정에서 어떤 협업을 이루고 있는가.
▶우리는 생태계의 힘을 믿고 있다. 다른 기업들이 우리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발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동닷컴도 이를 이용하고 있다.

이해관계자들과 긍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특히 정부, 규제기관과의 관계는 우리가 법규정을 잘 준수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우리는 빠르게 성장해왔고 기업으로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멜버른에서 작은 스타트업으로 설립된 우리의 근원을 잊지 않고 있다. 멘토링 워크숍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스타트업 공동체에 가능한 많은 것을 돌려주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한국시장 진출 계획은 있는가.
▶창업 이래 확장의 경로를 걸어왔다. 현재 전세계 10개국에서 4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이 6개국인데 한국도 가까운 시일 안에 진출을 기대한다. 허가 준비나 현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