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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미래를 본다 '키플랫폼']클라우드와 빅데이터가 가져올 미래는

배소진 | 2013.06.1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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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콥 스풀스트라 오페라솔루션즈 글로벌 R&D 총괄 센터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창사 14주년 기념 글로벌 컨퍼런스 '키(K.E.Y) 플랫폼' 기술 분과 세션에서 '선진분석을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그널 허브'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1854년 영국 런던. 원인을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아 10일간 500여 명이 사망했다. 사람들은 나쁜 공기 때문에 병이 생긴다는 생각에 극도의 공포감을 느꼈고, 도시는 혼란에 빠졌다.

이 때 의사 존 스노우는 사망자들이 사는 곳과 일하는 곳을 추적하고, 주변인들을 만나 사망자들의 평소 생활패턴을 파악했다. 두 정보를 연결하자 놀랍게도 사망자들이 모두 도심내 특정 상수도 펌프와 연결돼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오염된 물을 통해 콜레라가 발병했던 것. 지금으로부터 약 150여 년 전, 소위 말하는 '빅데이터'가 활용된 사례다.

이처럼 빅데이터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신기술이 아니다.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이 등장하면서 폭발적으로 많은 데이터가 생겼고, 발달된 컴퓨팅 기술로 그동안은 분석하지 못하고 버려야 했던 수많은 데이터 가운데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낼 있는 능력이 생긴 것뿐이다.

다만 기존의 데이터 분석과 달라진 점이라면, 빅데이터를 통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부분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머니투데이가 창사 14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2013) 둘째 날인 19일,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가져올 혁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기술 분과 세션에서는 이 같은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어떻게 기업경영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세션의 좌장을 맡은 장영재 카이스트(KAIST) 교수는 "각 기업은 이미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소셜 데이터, 지리정보, 신용카드 사용정보, 고객의 개인정보 등 수많은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이런 데이터를 어디에 모아서 어떻게 분석할 것인지, 또 어떤 서비스로 가공해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콥 스풀스트라 오페라솔루션즈 글로벌 R&D 총괄 센터장은 이런 과정을 "데이터에서 '시그널'을 찾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엄청난 양의 원시 데이터 가운데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에 이바지할 수 있는 특정한 정보로 바꾸는 것이 곧 빅데이터의 분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는 신용카드 사용 패턴을 예로 들었다. 한 사용자가 셀프 주유소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했을 때 과거에는 어느 지역에서 얼마를 결제했는지 파악하는 데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셀프 주유소에서 소액을 사용한 뒤 곧바로 현금화하기 쉬운 값비싼 보석이나 물건을 구매했다는 정보가 결합된다면 이는 도난카드일 확률이 높다는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이처럼 시그널을 발견하게 되면 기업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고객이 제품에 만족하는지, 앞으로 재 구매 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고 공통분모로 고객들을 묶어 좀 더 효율적으로 마케팅을 펼칠 수도 있다는 게 스풀스트라 센터장의 설명이다.

국내 금융 분야에서 빅데이터 시장을 개척해 온 김민정 FKBCG 대표 역시 "이제는 데이터를 쌓는 것 뿐 아니라 그것을 시각화해서 실제 프로모션에 반영해야 할 시점"이라며 "똑같은 재료와 조리기구로 요리를 하더라도 누가 요리하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듯 같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분석을 통해 가치를 도출하는데 집중하지 않으면 헛수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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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장 아마존 웹 서비스 한국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창사 14주년 기념 글로벌 컨퍼런스 '키(K.E.Y) 플랫폼' 기술 분과 세션에서 '클라우드 베이스 이노베이션의 한국 현황과 성공사례 공유'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이동훈 기자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와 소셜미디어는 빅데이터 기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아마존 웹 서비스의 아비쉑 신하 사업개발 매니저와 크리스 장 한국대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각 기업의 IT인프라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마존은 지난 2006년부터 서버나 데이터저장장치(스토리지) 등을 매달 일정비용을 내고 사용할 수 있는 웹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크리스 장 대표는 "각 기업에서 저마다 빅데이터를 경영에 활용하기 위해 IT인프라를 갖추거나 데이터 센터를 구축할 수 있지만 수많은 초기투자비용이 발생한다"며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면 훨씬 빠르고 큰 규모의 장비를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비쉑 신하 매니저는 이 같은 클라우드 컴퓨팅이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분야로 제약업체의 신약개발을 들었다. 특정 단백질과 여기에 결합할 수 있는 인자를 찾기까지는 수천 수백만 건의 가능성을 실험해봐야 한다. 이럴 경우 제약회사가 보유한 1대의 기계로 1000번의 작업을 반복하는 것보다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1000대의 기계를 1번씩 운용하는 것이 비용도 적게 들고 시간도 단축된다는 것이다.

마케팅의 관점에서 보면 소셜미디어 데이터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은 고객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도구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유유제약의 유원상 상무는 소셜미디어를 분석해 멍 치료제 '베노플러스'의 매출을 전년대비 60% 이상 증가시킨 사례를 발표했다.

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업체 에델만의 개빈 쿰스 아시아태평양지역 부사장은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했을 때 트위터 메시지 한 건이 100달러의 가치를 갖는다"며 "어떤 업계에 있던 기업은 소셜미디어를 구축해 고객들과 긴밀한 상호작용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