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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2013 키플랫폼' 강연자, 해럴드 하인리히 뤼네부르크대 교수

박소연 | 2013.06.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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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럴드 하인리히(Harald Heinrich) 뤼네부르크대 사회학과 교수

"여러 명이 자동차를 나눠 사용하는 '카셰어링'(Car Sharing)에 쓰이는 자동차 1대는 개인 소유 차량 10대를 대체한다. 독일의 많은 대도시 사람들이 지금 차를 사지 않고 카셰어링을 이용한다."

‘지속가능 경영’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해럴드 하인리히(Harald Heinrich) 뤼네부르크대 사회학과 교수는 19일 서울에서 머니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하인리히 교수는 또 "공유경제는 거대 소수 기업이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이라며 "이는 분권화와 사회적 평등을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하인리히 교수는 머니투데이가 창사 14주년을 맞아 지난 18~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신개념 글로벌 컨퍼런스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2013) 첫째날(18일) 오후 '창의적 자본주의' 분과 세션에서 ‘공유경제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연했다.

다음은 하인리히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지속가능한 경영의 강점은 무엇인가.
-공유경제는 개인과 개인이 온라인상에서 직접 교류하는 피어투피어(peer-to-peer) 방식으로서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동시에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생산시스템의 문제다. 우선 사람들끼리 물건을 나누고 다시 배분하는 시장을 떠올려볼 수 있다. 공유경제 분야의 신생 기업들 가운데 시장에서 선전하는 사례가 많다. 독일에는 카셰어링이나 자전거 공유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모델로 입증됐다. 이제 많은 기업들은 ‘내 제품이 공유경제에 기여하는가’를 자문해보게 됐다. 공유경제의 경제적 효과를 수치화하긴 어렵지만 상당한 경제적 이득을 가져오고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공유경제가 해결할 수 있을까.
▶많은 사회가 사회적 자본, 사회적 관계를 쌓아올리고 소비를 줄이려고 하는데 공유경제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이득이 된다. 공유경제는 사람들을 새로운 관계로 연결시키고 사회적 관계를 강화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소비하게 한다. 이를테면 카셰어링하는 자동차 1대는 개인 소유차량 10대를 대체한다. 이것은 큰 절약이다. 독일의 많은 대도시 사람들이 오늘날 차를 구매하지 않고 카셰어링을 이용한다. 또 공유경제는 거대 소수기업이 아니라 많은 기업이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모델로서 분권화와 사회적 평등을 촉진한다.

-쓰고 남은 물건을 나눠쓰게 하는 스냅굿스와 같은 공유경제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
▶지멘스나 제네럴일렉트릭(GE) 같은 기업에 비하면 작지만 스냅굿스는 실제로 돈을 벌고 있다. 공유경제는 이제 막 시작해 실험 중인 분야다. 여러 창의적인 기업가정신에 의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와 시장에서 시도 중이고 몇몇은 최근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수백년의 전통을 가진 기존 기업을 단숨에 따라잡을 순 없지만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공유경제는 앞으로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계속 틈새시장에 머물진 않을 것이다. 공유경제가 발전하려면 정책이 뒤따라야 하는데 서울시의 공유경제 정책 제시는 놀랍다. 공유경제 이슈에 관심이 없는 독일 정부와 상반된다.

-공유경제 분야에서 정보통신기술(ICT)과 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는 방법은?
▶우린 그동안 가족과 친구 사이에서만 물건을 교환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모르는 사람과도 물건을 교환하는 공유경제가 떠오른 것은 ICT와 소셜미디어 덕분이다. 소셜미디어가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무엇을 제공하는 사람과 그것을 찾는 사람들을 쉽게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이는 5년 전에 불가능했던 것이다. ICT와 소셜미디어는 매일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독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학력의 도시에 거주하는 중산층 젊은 세대가 공유경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집단으로 나타났다.

-공유경제 관점에서 한국은 어떤 시장인가?
▶서울시의 공유경제 프로젝트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울시 차원에서 시민들이 공유경제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조사해볼 것을 추천한다. 독일에서는 이미 조사를 벌여 어떤 그룹이 공유경제를 경험해봤고 호의적이거나 적대적인지 알고 있다. 50% 정도는 공유경제를 수용하지 않으며 설득하기 쉽지 않다는 결과를 얻었다. 한국에서도 아이디어를 좀 더 발전시키려면 좀 더 구체적인 조사를 통해 공유경제에 대한 시민들의 행동과 인식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독일과 한국 간 ‘비교연구’를 하고 싶다고 전해 달라. 독일에서 몇 차례 조사는 벌였지만 실증연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비교연구를 하면 문화적 배경이 공유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공유경제 사업을 시작하고 싶어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한국에서 공유경제에 대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 중인 것을 알게 됐다. 먼저 한국 뿐 아니라 유럽 등 전 세계에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들을 먼저 둘러보고 그 사례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살펴봐라. 또 공유경제에 대한 한국인들의 태도를 연구해야 한다.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는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