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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인프라'를 오히려 기회라 생각했다

[Review 키플랫폼 2015-연사인터뷰]⑲윙 만 뜨엉 엠서비스 부사장

강기준 | 2015.05.29 06:0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지난 4월 23~24일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올해 키플랫폼에서는 'Back to Zero :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혁신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비결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키플랫폼의 핵심 내용을 다시한번 지면으로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주요 연사들의 심층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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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 만 뜨엉 엠서비스 부사장 /사진=강기준 기자

"금융시장에서 스타트업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수많은 규제를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것을 파악했고, 몇 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해내고 말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달 23일과 24일 양일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 연사로 참석한 윙 만 뜨엉 엠서비스 부사장은 성공의 비결로 세 가지를 꼽았다. 바로 '부족한 인프라', '인내', 그리고 '솔직함'이었다. 엠서비스는 모바일 송금 및 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다. 다음은 윙 만 뜨엉 부사장과의 일문일답.

-엠서비스가 본 '부족한 인프라'가 무엇인가.
▶금융시장에서 '부족한 인프라'를 봤다. 베트남 인구의 80%는 제대로 된 은행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 않다. 월급을 받으면 바로 ATM에서 인출해서 보관한다. 침대 베개 밑이나 장롱 속 등에 말이다. 은행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나머지 20%는 현금카드를 주로 쓰는데 이마저도 제한적이다. 현금카드나 신용카드를 잘 받지 않는 가게들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영화 티켓을 구매하려고 해도 현금을 뽑아서 지불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보고 과감하게 뛰어들자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삶을 보다 낫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현재는 전화기와 신분증만 있으면 송금과 인출을 할 수 있는 휴대폰 매장 4000여 곳을 확보했다. 은행은 부족하기 때문에 누구나 들릴 수 있는 가게를 이용하자는 생각이었다. 또한 상대방의 휴대폰 번호가 저장돼 있으면 쉽게 송금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금융시장에 진출하려면 규제의 벽이 높지 않나.
▶맞다. 그래서 '인내'를 가져야 한다. 우리가 금융 관련 사업을 위해 라이선스를 따는 데만 3년이 걸렸다. 그리고 자리 잡기까지 총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가장 두려운 것이 언제 성공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먼저 스스로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5년이든 10년이든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3년 동안 성과가 없어 직원들이 불만을 가지진 않았나.
▶있었다. 그래서 라이선스를 따기 전에도, 데모 버전을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고 반응을 살펴봤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결과물을 보여주며 시간이 걸릴 지라도 성공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인프라가 부족한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어려움도 컸을 것 같다.
▶작년 송금서비스 앱을 개발할 때였다. 그동안 베트남엔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도전이었다. 전문가를 찾아가 자문을 받기도 했지만 도저히 무슨 그림을 그려 나가야할지 상상이 안됐다. 그래서 하루는 회사 직원 전체를 불러서 얘기했다. '내가 가고 싶은 목적지가 있는데 갈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다. 모두가 참여해서 길을 개척해 보자'고 말이다. 그 이후로 전 직원이 6개월간 고민하며 3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앱을 완성할 수 있었다.

리더가 아무 것도 모르겠다 하면 부끄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모른다고 솔직하게 약점을 먼저 노출했다. 팀원을 믿는다는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