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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그룹으로 본 '장수하는 최고 기업'의 조건

[2015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올리버 그로만 다임러그룹 해외판매법인 CHRO

조철희 | 2015.05.2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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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그로만 다임러그룹 아태지역 포함 해외판매법인 CHRO
많은 자동차 소유주들의 ‘로망’인 ‘삼각별’. 세계 최초 자동차 회사에서 세계 최고 자동차 그룹으로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다임러그룹(Daimler AG)의 럭셔리 자동차 라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징이다.

이 같은 대중들의 인식을 반영하듯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 CAM(Center of Automotive Management)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컨설팅이 주관하는 '2015 자동차 혁신상'에서 무려 10년 동안 가장 혁신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로 선정됐다. 최근에는 혁신브랜드상 수상과 동시에 다임러그룹 자체가 ‘가장 혁신적인 그룹’으로 뽑혔다.

지난 2008년 이후 글로벌 경제의 어려움과 더불어 경쟁구도가 요동치는 와중에도 다임러그룹의 아성은 흔들림이 없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들은 다임러그룹에 오랫동안 내재된 ‘최고를 위한 혁신 DNA’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1926년, ‘속도’에 최고 강점을 가진 다임러사와 안정성 기술에 집중했던 벤츠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다임러그룹. 합병 이후 최고의 역량을 갖고 있으면서도 혁신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가장 최근의 혁신 바로미터는 ‘전략 2020’(strategy 2020)이다. 다임러 그룹은 2010년 들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주요시장의 소비자구조 변화, 친환경·녹색 중심의 규제 강화, 자동차산업의 디지털화를 도전과제로 삼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핵심사업에 더욱 집중했다. 신흥시장 공략 강화, 녹색화, 스마트카 시장 선도로 전략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이를 전 세계 다임러그룹 종사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자연스럽고도 빠르게 변화를 조율하고 있다.

현재 위상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자동차 산업에서 최고 지위를 이어가면서도 전사 혁신 변화를 물 흐르듯 이어가는 비결에 대해 올리버 그로만(Oliver Grohmann) 다임러그룹 아태지역 포함 해외판매법인 최고인재개발책임자(CHRO·Chief Human Resources Officer)로부터 들어봤다.

-혁신 변화관리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설계했는가.
▶혁신의 성패는 새로운 목표에 모든 개인들까지 어떻게 ‘재정렬’(alignment)되느냐에 달려있다.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다임러그룹은 ‘strategy 2020’을 수립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도 필요했다. 비전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인력개발부문(HR) 주도로 ‘New start 2012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때 우리 지역에서는 다임러그룹이 진출한 모든 시장의 종사자들이 최대한 참여하는 방식으로 내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짰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하향식(Top down) 방식뿐 아니라 상향식(Bottom up) 방식으로도 의견을 모두 수렴한다. 새로운 비전에 대한 의견은 고위층 리더뿐 아니라 실무자급의 의견도 적극 반영한다. 한가지 중요한 것은 새로운 비전이나 새로운 전략목표는 각 국가별 시장 단위로 내려가면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지향성을 위해 각 나라별 인사이트를 묶어서 공통된 시장 통찰 정보를 만들었다. 여기에 인재개발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조직원의 몰입인데, 새로운 비전 실행에 개인들의 몰입이 가능하도록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짰다.

-개인 차원의 몰입을 가능케 하는 개인 차원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철저한 시장 맞춤화다. 우리 지역본부는 20개 시장을 포괄하고 있다. 20개 지역에서 공통으로 가져가야 할 비전과 세부 미션들을 각국별로 전달하되, 해당 국가의 상황에 맞춤할 수 있도록 재량권도 부여한다. 한국도 이 과정을 통해서 한국시장에 맞는 비전, HR전략, 운영체계 등을 맞춤 수립했다.

-혁신 변화관리는 많은 어려움을 동반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무엇이었는가.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반영하여 새로운 보편적 원칙 속에 직원들이 움직이면서도 시장의 특수성을 전략 속에 녹여낼 수 있는 유연함이 최대의 도전과제였다. 아무래도 20개 시장을 모두 포괄하는 전략실행 방법론은 일반적일 수밖에 없다. 이를 개별 시장에서 받아들이려면 굉장히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일반론과 구체론을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지 균형감을 찾기가 힘들었다. 본사에서 생각하는 전략과 지역본부, 개별시장에서 이해하는 전략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별시장이 지닌 문화적·사회적 특수성 중 반드시 반영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 이를 어디까지 용인하고, 반대로 반드시 가져가야 할 공통전략은 개별시장에서 어디까지 동일한 모습으로 가져가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어려운 의사결정 과제인만큼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는가.
▶우선 고위급 리더십의 적극적 지지와 후원이 큰 힘이 됐다. 그리고 모든 시장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HR팀이 변화의 동력이 되어 솔선수범했다.

-통상 변화관리는 추진팀을 따로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HR팀이 중심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다임러그룹은 최고의 인재가 지켜낸다. 결국 변화는 인재의 변화를 의미하는데, HR팀이 이 부분에서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에서 인재개발의 초점은 어디에 있는가.
▶새로운 경쟁환경에서 성공하려면 새로운 문화와 복잡한 사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줄 아는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결국 문제해결 역량으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리더는 문제해결뿐만 아니라 해결책의 실행을 위해 직원들에게 위임하고, 영감을 불어넣고, 동기를 부여하여 팀이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 이와 같은 인재개발의 목표가 달성되도록 본사와 지역, 지사에 있는 다양한 교육시설에서 같이 때로는 따로 모여 지속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리더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어떤 문화, 어떤 환경을 만나도 유연하게 풀어내는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임러그룹도 이 같은 역량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