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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만 믿고 동남아 진출하면 큰 코 다쳐"

[Review 2015 키플랫폼-연사인터뷰]<22>충 휴이 서 잡스트리트 코퍼레이션 디렉터

방윤영 | 2015.06.11 05:5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미디어의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지난 4월 23~24일 성황리에 개최됐습니다. 올해 키플랫폼에서는 'Back to Zero :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혁신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과 비결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과 공감을 얻었습니다. 키플랫폼의 핵심 내용을 다시한번 지면으로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주요 연사들의 심층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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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 휴이 서 잡스트리트 코퍼레이션 디렉터/사진=방윤영 기자
"동남아시아를 뭉뚱그려 한 국가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주의해야 한다. 한류 열풍만 믿어선 안 된다."

4월 23일과 24일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에 참가한 말레이시아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체 잡스트리트 코퍼레이션의 충 휴이 서 디렉터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미국 벤처투자기관 클라이너퍼킨스(KPCB·Kleiner Perkins Caufield & Buyers)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인터넷 사용자 28억명 중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 이용자는 전체의 28%로 가장 많았다. 그 중에서도 동남아시아는 떠오르는 시장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2012년 47%에서 지난해 63%로 성장(말레이시아 멀티미디어통신위원회 조사)하는 등 시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동남아를 기회의 시장으로 보고 진출을 시도하려는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초기기업)이 늘고 있다. 한류 열풍 등 유리한 측면도 존재한다. 하지만 서 디렉터는 "해외 스타트업이 동남아 국가들을 비슷한 시장으로 판단하거나 성장 잠재력 등 지표만 보고 시장에 급하게 진출하는 경우가 있다"며 "동남아 각 국가마다 특성·규제·소비자 구매행태 등이 모두 다르므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다인종 국가'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말레이계, 중국계, 인도계 등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돼 있다. 거주지, 소득 등이 모두 다르다. 그에 따르면 인종에 따라 선호하는 이동통신사도 다를 정도다. 이 중 대도시에 거주하며 구매력이 가장 높은 인종은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다. 인구도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한류 열풍으로 한국 화장품, 문화 콘텐츠 등에 관심이 많지만 말레이시아 시장 특성을 알지 못하면 유리한 요소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말레이시아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경우 가장 먼저 진출한 미국의 왓츠앱(WhatsApp)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 텐센트의 위챗(WeChat)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준영어권 국가인데다 중국계가 많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 네이버의 '라인',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은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해외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는 데 큰 규제가 없다는 점은 활용할 만한 부분이다. 서 디렉터는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도 창업을 장려하고 있다"며 "해외 자본, 외환 등 유입에 제약이 없다. 반대로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 역시 자유롭다"고 덧붙였다. 미국 실리콘밸리나 홍콩 등처럼 창업 지원 생태계는 잘 갖춰져 있지 않지만 국내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하고 활동하는 데 큰 법적 규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말레이시아 진출을 위해 대기업의 노하우를 배울 것을 권했다. 그는 "삼성, 현대 등 한국 대기업들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동남아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사업을 일궈냈다"며 "이들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한국 스타트업이 배우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동남아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싫증 난 상태"라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시각을 가진 한국 스타트업이 동남아에 진출한다면 신선한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