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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산업간 협업 시너지로 지역경제 혁신 활력

日 북오사카 바이오 클러스터 운영기관 인터뷰

(오사카)일본=키플랫폼 특별취재팀 | 2015.06.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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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구슬만 그런 게 아니다. 각기 다른 기술과 지식, 사람도 서로 꿰면 보배가 된다. 일본 간사이 지역(오사카부, 효고현, 쿄토부)에서는 ‘350년 전통의 제약회사’, ‘장인정신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제조업’, ‘노벨상도 인정한 명문 의대’의 협업 시너지로 지역 경제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 전통 산업들 간의 융합과 기업-연구기관 사이의 활발한 협업이 북오사카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클러스터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전개하고 있는 ‘오사카 바이오 헤드 쿼터’의 코우노 유타카 오사카부 상공노동부 성장산업진흥실 라이프사이언스 산업과 참사(사진)를 현지에서 직접 만나 혁신적 클러스터에서 이뤄지고 있는 개방적 협업의 실체를 들어봤다.

◇ 지역 특색을 살린 정부 주도의 클러스터 육성

-오사카 지역이 바이오 클러스터를 육성하는데 가진 장점은 무엇인가.

▶350년정도 전 에도 시대 초기부터 오사카 도쇼마치(道修町)에는 한약 도매상들이 많았다. 그 전통이 계속 이어져 현재 세계 50위권 이내의 제약회사들인 다케다 약품공업, 타나베 미쯔미시 제약, 시오노기 제약, 스미토모 제약 등이 지역에 있다. 의료기기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모노쯔꾸리(ものづくり, 장인처럼 만드는 제조업) 기업까지 포함하면 바이오 관련 기업만 700개사 정도가 오사카에 모여 있다.

오사카를 포함한 관서 지역에는 의학 명문인 오사카대, 교토대, 고베대의 두꺼운 연구자 층이 있다. 오사카부에서는 오사카대학 의학부, 오사카시립 의학부, 관서의학대학, 오사카의학대학, 긴키대학의학부의 5곳의 대학 부속 병원과 국립 병원, 오사카부립 병원 등을 포함한 15개 병원이 연대하고 있다. 이 '시험네트워크'는 15곳의 병원이 하나의 병원이 된 것처럼 뭉쳐서 실험을 진행한다. 15곳 병원의 총 병상 수는 1만을 넘는다. 실험 환자의 집적성을 높이고 시험의 실시 속도를 높이는 등 기대가 크다.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 클러스터링을 주도한 계기는 무엇인가.

▶우리 지역의 대학들이나 공적 연구기관은 재생의학 분야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우수한 연구가 다양한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연구 활동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바이오산업이 발전한 미국의 어느 지역에서는 연구 성과가 벤처기업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대기업과 잘 연계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일본에서 이런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오사카부는 산관학의 연대를 통해 연구 성과와 기업 수요를 적극적으로 연결하여, 바이오 벤처기업 육성과 기업 유치를 10수년 전부터 이어왔다.

북오사카지역은 제약 메카인 ‘도쇼마치’가 있어 많은 제약기업들이 있으며 오사카대학, 국립순환기병연구센터 등 공립연구기관이 있다. ‘사이토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는 마을이 생긴 이후 10주년을 맞이하여 이미 전 구획이 가득 찼다. 이로써 지금의 의료 바이오 벨트가 완성됐다.

◇ 클러스터 운영의 핵심은 긴밀한 네트워크 형성

- 클러스터의 운영기관인 ‘오사카 바이오 헤드쿼터’는 어떤 역할을 하나.

▶먼저 클러스터의 구성 기관들 간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개발된 신약이나 의료기기는 임상시험과 인허가를 거쳐야만 판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연구기관, 의약기업, 의료기기업체, 병원, 규제기관 간의 긴밀한 연계를 산관학을 통해 돕고 있다. 예를 들어 교토대나 오사카대 같은 거점 연구기관이 핵심적인 신약 성분을 발견한 경우에는 국가적으로 구축된 네트워크인 의학 기반 연구소의 지원 네트워크나 오사카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DSANJ(Drug Seeds Alliance Network Japan)를 소개해서 그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 연결시켜 주고 있다.

그리고 1년에 한두 번 클러스터 내의 모든 기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정보 교환을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으며 세미나와 상담회 등을 개최해 정보 공유에 신경 쓰고 있다.

R&D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필요 인력이 발생할 경우 채용까지 도와주고 있다. 또한 오사카대학 의학부의 최첨단 의료 이노베이션 센터에서는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장소와 설비가 제공된다. 의료기기 분야에 대해서는 인허가의 이해 때문에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에게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이들이 수월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상담과 지원 창구를 운영 중이다. 아울러 기술 사업화 촉진을 위한 각종 교육 및 펀드도 제공한다.

◇ 클러스터 성공의 열쇠는 거점 연구기관에 대한 신뢰

-클러스터가 조성된 지 10여 년이 지났는데 성과는 어떠한가.

▶2013년 1월 기준으로 북오사카 바이오 클러스터 내의 산관학 기관들은 727개, 종사중인 연구자는 9600여 명이다. 특히 새로운 개발 프로젝트가 146개나 된다. 우리 클러스터에서는 재생의학 연구 분야가 강점인데 오사카부를 포함한 관서지방에서는 재생세포인 iPS cell을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야마나카 신야 교수(교토대), 노인성 망막 황반증 치료로 노안에 망막 이식을 성공한 타카하시 마사요 교수(고베대), 다리 근육에서 채취한 근원세포를 얇게 만들어 심장에 이식하는 기술을 성공시킨 사와 요시키 교수(오사카 대학) 등 수많은 성공 사례가 있다. 오사카 대학은 일본 내에서도 가장 많은 재생의료의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오사카대학 내에서는 면역학 프론티어 연구센터, 미생물병 연구소, 단백연구소 등 세계에서도 유명한 연구기관들이 있다. 그 근처에는 차세대 백신 등을 비롯해 기업과 기소연구의 중개 역할을 하는 연구를 하고 있는 NIBIO(National Institute of Biomedical Innovation) 가 있다. 이는 공적 연구 기관에서 오는 성과로부터 약을 만드는 중심적 기관이다. 또한 후생성 산하기관으로 의약품 인허가를 담당하는 PMDA(Pharmaceuticals and Medical Devices Agency, Japan)가 도쿄 지역 외에서는 처음으로 오사카에 생겼는데, 매우 의미 있는 성과이다.

나아가 2014년 5월에는 간사이권이 건강과 의료 혁신 거점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정부에서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해 특구 구간 내에 한해서 규제를 완화하는 등 특례 조치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성과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기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어느 정도 규모인가.

▶민간영역의 경우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지만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야마나카 신야 교토대 교수의 경우 iPS cell 관련 연구에 10년간 최대 300억 엔을 지원받기로 했다. 교토 대학 측에서도 야마나카 신야 교수를 중심으로 iPS cell 연구소를 2008년에 설립하고 대학 안에 흩어져 있던 18개 연구그룹을 집중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2014년도 국가 추경예산으로 ‘iPS세포 등을 이용한 재생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 정비’에 214억엔이 책정됐다.

-연구비를 지원받은 연구기관들의 연구 성과에 대해 헤드쿼터가 관리를 하는가.

▶연구 성과에 대해서는 연구기관 측에 일임한다. 바이오 연구라는 것이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집요하리만큼 깊게 파고들어도 성공할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분야이다. 그만큼 연구자들의 부담이 클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역할은 지원을 결정했다면 믿고 맡겨서 연구에만 몰두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원한 금액에 따라 연구 결과에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그 성과를 산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위한 지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