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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찾던 상품 딱 뜨는 그 광고…'빅데이터 혁명'이 온다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⑧<인터뷰>고시나 크리테오코리아 대표

김상희 | 2016.03.23 06:01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알파고 간 세기의 바둑 대결이 끝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식을 줄 모른다. AI가 조류인플루엔자를 의미하는 AI(Avian Influenza)로만 알고 있던 국민들도 인공지능에 대해 전문가 뺨칠 정도로 잘 알게 됐다. 정부 당국자들은 인공지능 관련 정책과 예산 편성에 분주하다.

인공지능은 이제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이 합쳐지는 4차 산업혁명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기술이 됐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는 단순한 화젯거리가 아니라, 이 분야에서 뒤처지면 세계 시장에서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위기감을 온 국민이 깨달았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구조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란 것도 많은 이들이 예상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근간엔 스스로 학습하는 알고리즘이 있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힘을 발휘한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긴 것은 대국에 앞서 수십 년 간의 기보를 학습하고 이에 더해 수 개월 간 하루에 3만 번씩 자체 대국을 매일 진행해 쌓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뒷받침했다.

최근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프랑스 기업 크리테오도 관련 업계에선 알파고와 같은 존재다. 빅데이터 분석·활용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해서다. 크리테오는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장악하는 자가 앞으로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배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은 지난 1월 고시나 크리테오코리아 대표를 만나 빅데이터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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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나 크리테오코리아 대표/사진=크리테오코리아

-크리테오는 빅데이터를 광고와 마케팅에서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 중 한 곳이라고 들었다.
▶크리테오는 약 130개국에서 9300개 광고주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또 1만1800개 채널을 통해 광고를 내보낸다. 크리테오의 서비스는 고객이 관심 있어 클릭했던 상품에 대해 유사한 상품을 배너 등의 형태로 다시 추천한다. 보기엔 단순하지만 실제 구현은 다양한 기술을 보유해야만 할 수 있다. 예측과 추천, 응찰, 최적화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4가지 알고리즘 엔진이 우리의 핵심 기술이다. 이를 통해 최적의 상품을 최적의 시간에 고객에게 보여줘 실제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빅데이터 분석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데이터 자체의 질이 좋아야 한다. 데이터는 무조건 많다고 유용한 게 아니다. 사업을 시작한 뒤 오랫동안 고객들의 구매 관련 데이터를 모았다. 투자도 많이 했다.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과 동시에 인력도 꾸준히 보강했다. 전 세계 1700명의 직원 중 40%가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인프라도 직접 구축하고 있는데 전 세계에 7개 데이터 센터를 운영 중이다. 최근 데이터 양이 폭발적으로 늘고, 머신러닝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데이터 분석은 더욱 정교해졌다. 빅데이터를 학문적으로 연구한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비즈니스에 활용하면서 계속 투자해 온 게 우리의 노하우다.

-아시아에선 한국에 처음으로 지사를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은 온라인과 모바일에 있어 큰 시장 중 하나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고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도 쉽다. 특히 크리테오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한국은 스마트폰 사용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다. 또 크로스디바이스(다양한 스마트 기기를 넘나들며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 비중이 크리테오 서비스 국가 중 1위다.

-한국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광고·마케팅 측면에서 얘기하면, 현재 마케팅의 전반적인 추세는 사용자 중심으로 가고 있다. 이제까진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춰 마케팅을 많이 했다. 지금은 고객의 구매 방식이 예전과 달리 굉장히 복잡해졌다. 접할 수 있는 정보와 채널도 많아졌다. 큰 틀에선 마케팅이 고객 중심이어야 한다. 고객 개개인이 좋아하는 것을 이해해야만 어떻게 구매로 이어지는지 알 수 있다. 기업 브랜드의 선호도를 높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나이대, 성별, 소속 등 정해진 항목으로 고객 성향을 분석했다면, 개인이 좋아하는 것과 관심 갖는 것 등을 맞춤형으로 파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