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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표정 보고 속마음 읽는 美스타트업

[미리보는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 <인터뷰>⑭ 메흐란 패리마니 퍼시포 CEO

샌프란시스코(미국)=김평화 | 2016.04.05 06:01

# 대형 쇼핑몰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들이 고객들의 얼굴을 실시간으로 촬영한다. 도난을 방지하기 위한 감시 카메라가 아니다. 고객들의 표정에서 마음을 읽어 마케팅 정보로 활용하기 위한 카메라다.

얼굴 분석 전문업체 퍼시포(Percipo)는 단순히 누구인지를 파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얼굴 표정을 분석해 나이와 기분, 감정, 성별, 인종 등을 구별해낸다. 모든 표정들이 데이터가 된다.

퍼시포의 기술로 어떤 시간대에 어떤 고객들이 매장을 자주 찾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퍼시포는 기술 라이선스를 리테일 정보관리 솔루션 업체에 판다. 솔루션 업체들은 고객들의 구매 패턴을 분석해 매장 운영업체에 제공한다. 매장 운영업체는 이를 토대로 디스플레이나 광고 전략을 짤 수 있다.

퍼시포는 고객들의 특성을 시간대 별로 분석한다. 분석 대상 데이터들은 특정한 패턴을 보인다. 오프라인 매장의 광고판 내용을 당장 바꿀 수 있는 핵심 마케팅 정보다.


메흐란 패리마니 퍼시포 CEO(최고경영자·사진)는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면 효율적으로 상품을 디스플레이하고 직원과 프로모션을 관리하기 편해진다"며 "이미 1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시포는 규모가 작은 기업이지만 막강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경쟁자가 없는 독보적인 기술을 갖췄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설립된 퍼시포는 아직 직원이 10명도 안 된다. 대부분 엔지니어 출신으로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 특별취재팀은 지난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00여 개의 스타트업들이 한 공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IMPACT HUB'(임팩트 허브)를 찾았다. 이곳에 입주한 퍼시포의 패리마니 CEO를 만나 '작지만 매운 고추'의 성공 비결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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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흐란 패리마니 퍼시포 CEO

- 주력 비즈니스를 설명해달라.
▶ 리테일 관련 정보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에 기술 라이선스를 판매한다. 우리 기술을 통해 매장 방문 고객들의 이미지를 분석해 누가 언제 무엇을 사가는지 알 수 있다. 리테일 업체가 효과적인 매장 관리를 위해 우리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다. 매장 안 고객들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미국 회사들에 판매하고 있다. 멕시코, 싱가포르 등의 리테일 매장에서도 우리 솔루션이 사용되고 있다.

- 제공하는 서비스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
▶ 성별의 경우 20명 중 19명은 맞춘다. 저화질 영상에서도 실시간 분석이 가능하도록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분석 기술은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더 정교해진다. 데이터가 계속 쌓이면서 오차가 줄어드는 것이다. 예컨대 나이에 따른 얼굴의 '늙어보임'이 인종 별로 다르지만 데이터가 쌓이면서 인종 별 정보도 늘어나 구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즉, 데이터를 습득하며 스스로 트레이닝하는 기술 방식이다.

- 인종에 따라 생김새가 다른데, 이것도 구별가능한가.
▶ 현재 백인들에 대한 데이터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국적의 사람들과 인종의 데이터를 점점 더 쌓고 있다. 새로운 정보를 시스템에 업데이트하고 트레이닝시키고 있다.

- 솔루션이 얼마나 활용되고 있는가.
▶ 1000개 이상의 매장에서 우리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 매장에 서비스를 판매하지는 않는다. 매장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에 우리의 알고리즘 라이센스를 판매한다. 다른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 중이다.

- 개발 중인 다른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 매장 광고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매장 내 유동인구를 조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오전 10시에는 40대 백인 여자가 가장 많이 방문한다는 식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에 맞춰 광고 노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카메라 자체에 표정 분석 기능을 추가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 O2O(Online to Offline) 발전에 따라 오프라인 리테일 산업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리테일 판매의 92%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받아가는 소비자도 있다. 아마존도 여전히 오프라인 서점을 갖고 있다. 오프라인 리테일 산업이 급격하게 위축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

-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 보안이나 설문조사 쪽에 진출할 생각이다. 일단 현재는 리테일과 매장 광고판 효과 극대화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