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자율주행車의 미래 "무인버스 다음은 무인택배트럭"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 <인터뷰-28> 니코 안텐 코넥트 매니징 디렉터

헤이그(네덜란드)=김평화 | 2016.04.18 06:01

지난 1월 운전자 없이 탑승객 6명을 태운 버스가 네덜란드의 공공도로를 달렸다. 이 버스의 이름은 '위팟(Wepod)'. 200m 거리를 시속 8km로 왕복주행할 수 있는 버스다. 자율주행버스 시대의 서막이 열리며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자율주행은 자동차 업계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은 지난 2월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네덜란드 민·관 협력단체 코넥트(Connekt)를 찾아 무인버스의 미래 계획을 들어봤다.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사업에 대한 연구와 실험이 끊임없는 가운데 버스의 도로주행 성공사례는 코넥트가 처음이었다. 코넥트는 한걸음 더 내딛을 계획을 세웠다. 항구도시 로테르담에서 조만간 자율주행 트럭을 시범운행할 예정이다. 무인택배트럭 기술로 물류의 새 역사를 쓴다는 목표다.
image
니코 안텐 코넥트 매니징 디렉터

비영리기관인 코넥트는 400여 회원사들의 연회비로 운영된다. 회원들은 택배, ITS(도로지능시스템), 네비게이션 등 자동차 관련 업체들로 구성됐다. 네덜란드 정부 기관인 TNO(응용과학연구원)도 코넥트의 회원이다. TNO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기관인데, 특정한 도로 상황에서 운전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분석한다.

코넥트는 회원사들이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을 서로 연결시켜 조직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코넥트의 역할이다. 코넥트는 '위팟' 프로젝트에 이어 요즘에는 '트럭플래투닝(Truck platonning)'을 연구하고 있다.

트럭플래투닝은 두 대의 트럭을 한 네트워크로 묶는다. 운전자가 탑승한 앞선 트럭이 전진하면 다른 트럭이 1초 간격을 두고 뒤따라가는 시스템이다. 뒤따르는 트럭의 핸들링과 속도조절은 앞차에 따라 자동으로 이뤄진다. 운전자 1명이 2대를 운전하는 셈이다. 무선네트워크를 통해 운전자의 주행 상황이 뒤트럭에 전달된다. GPS 시스템에서 얻은 위치 정보 등을 두 트럭이 실시간으로 교환한다.
image

니코 안텐 코넥트 매니징 디렉터는 "트럭플래투닝 기술이 상용화되면 교통안전성이 강화되는 것은 물론 운송업계의 새로운 길이 열리는 것"이라며 "정부와 산업의 공동연구 과제로 EU(유럽연합)의 지원까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위팟' 프로젝트는 무엇인가.
▶ 공익에 기여하는 프로젝트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주요 수요자로 정했다. 버스 노선이 없는 집과 직장 사이의 이동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다.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를 버스에 탑재시킨다. 이를 통해 운전자 없이도 사전에 설정된 경로대로 이동할 수 있다.

- '트럭플래투닝' 프로젝트에 나선 이유는.
▶ 트럭플래투닝은 택배산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프로젝트다. 코넥트가 위치한 헤이그 델프트기술대학교 근처에 로테르담이 있다. 유럽의 중요한 상업항구도시다. 유럽 물류의 허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택배차량 통행량이 많다.

이 지역 고속도로는 매 5km마다 출구가 있다. 택배 트럭들이 2차선을 가로막고 촘촘히 가고 있으면 1차선을 주행 중인 일반차량들이 나가야 할 출구에서 못나가는 경우도 있다. 자동주행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투자 비용을 고려했을 때, 택배 트럭에 적용하는 것이 수익 전환이 가장 빠를 것이라고 판단했다.

- 코넥트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자동차 산업은 빅데이터와 GPS, 네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필요한 분야다. 이들이 한데 모여 역량을 합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코넥트의 역할이다. 실제로 톰톰, 구글, 애플 등 서비스 공급자와 정부가 모여 협업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타트업들에게도 기회를 열어줬다. 연회비를 받지 않고 스타트업 5곳을 코넥트에 참여시켰다. 코넥트는 이름 그대로 '연결자'의 역할을 한다. 자동차 산업 관련 회사들의 네트워킹이 가능한 장을 제공한다.



- 코넥트 회원들은 어떤 혜택을 얻는가.
▶ 서로 다른 영역의 회사들이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하면서 협업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신사업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도 얻는다. 하지만 무조건 사업 파트너로 선정되지는 않는다. 회원사들끼리 사전 경쟁이 이뤄지는 환경이다. 협업과 경쟁의 적절한 조화를 발전의 원동력으로 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