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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적 연구'로 식량난 해결 꿈…'시험관 소고기'의 도전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 <인터뷰>⑱ 마크 포스트 모사미트 대표

하세린 | 2016.04.0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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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포스트 교수가 개발한 배양육으로 만든 소고기 패티. 자체기술로 배양한 지방조직까지 더해 '진짜 소고기'를 만들려 노력중이다. /사진=마크 포스트 교수
"중국을 중심으로 소고기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목축 방식으로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대량 목축도 곧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앞으로 5년 안에 인공 소고기를 상용화 하겠다고 선언한 스타트업이 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학교 실험실에서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는 모사미트(MosaMeat)다. 모사미트의 대표인 마크 포스트 교수는 소를 도축하지 않고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해 소고기를 만든다.

네덜란드 정부의 후원으로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된 배양육 프로그램은 2009년 중단됐다가 2011년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의 투자를 받으며 연구가 재개됐다. 모사미트는 누구든 실험실에 와서 연구 결과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픈 소스' 연구를 진행하며 궁극적으로 식량난 해결을 꿈꾸고 있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은 지난 1월 마스트리히트대에서 포스트 교수를 만나 모사미트가 그리고 있는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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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포스트 교수는 "대량 목축이 큰 문제"라며 "전세계적으로 고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갈텐데 현재와 같은 목축 방식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하세린 기자

-조직배양 기술을 비즈니스 기회로 만들었다.
▶나 자신이 생리학자이지만 우선 의학적으로 조직을 배양하는 것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조직을 배양할 뿐 아니라 인체에 이식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배양육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간편한 적용법이라고 생각했다. 대량 목축 방식도 큰 문제다. 전 세계적으로 고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갈텐데 현재와 같은 목축 방식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배양육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식량 안보와 환경 때문이다. 지금 말하는 순간에도 8억 명이 굶고 있다.

-안전성 여부가 관건인 것 같다.
▶결국 소에서 나오는 똑같은 조직인데 안전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나. 보통 신약 안전성 검사를 할 때 그것을 세포에 실험해본다. 세포가 살아남으면 연구를 계속하고 죽으면 그만둔다. 배양육 세포는 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배양육의 안전성은 이미 검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배양육은 최고의 유기농 제품이다. 그 어떤 유기농 소고기보다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배양육은 실험실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어떤 질병으로부터도 안전하다.

-유전자변형식품(GMO)에 대한 우려가 크다.
▶배양육은 GMO가 아니다.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몸 밖으로 가져왔을 뿐이다. 세포들이 제 역할을 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 세포가 배양되는 환경을 제공할 뿐이다.

물론 안전성 여부는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다. 더 많은 검사를 거쳐야 하고 당국으로부터 인증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배양육과 일반 소고기의 조직구성이 똑같다면 규제당국이 인증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돼지나 닭이 아닌 소고기를 택한 이유는.
▶식물성 단백질을 동물성 단백질로 바꾸는 동물 중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치는 것이 소다. 소는 많은 식물을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소가 먹는 콩이나 밀은 인간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소를 키우면서 많은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다. 또 소는 메탄가스 배출의 주범이기도 하다.

-콩으로 만든 고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간은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지만 식감 같은 것 때문에 고기를 소비한다. 언젠가 인간이 고기를 갈망하지 않는 날이 오겠지만 가까운 미래는 아닐 것이다. 특히 중국 등 신흥국에서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고기를 소비하는 단계를 거칠 것이다. 따라서 식물성 재료로 '가짜 고기'를 만들어도 고기 먹는 사람들을 설득할 수 없을 것이다.

-알약 하나로 식사를 하는 시대가 올 것 같은가.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은 사회화 된 행동이다. 어제 무슨 음식을 먹었는지 생각 나지 않더라도 누구와 무슨 얘기를 하면서 먹었는지는 기억한다. 인간이 이 행위를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사미트의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실리콘밸리에서 회사를 인수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상용 제품을 만들 때까지 인수 제안은 거절할 생각이다. 대형 육류업체가 인수해 배양육 연구를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아직 관련 특허도 없다. 누구든 우리 실험실에 와서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다. 오픈 소스 연구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