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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혁신기업 "데이터 살 집, 싸게 지어 드려요"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 <인터뷰>⑳ 매튜 긴겔 ICTroom 마케팅 디렉터

암스테르담(네덜란드)=배영윤 | 2016.04.11 06:01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인터넷이 살고 있는 집은 어디일까? 바로 '데이터센터'다.

구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다. 애플도 아이클라우드, 아이튠스 등의 인터넷 서비스를 위해 독자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SDS가 춘천에 금융서비스 전용 데이터센터를 건립했다.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집'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이 사는 집도 설계부터 건설에 큰 비용이 들고, 전기세나 수도세도 내야 하듯 데이터센터 역시 설계와 건설, 운영에 많은 비용이 든다. '모듈러 데이터센터'라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솔루션, 활발한 협업 노력으로 저비용의 데이터센터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해 주목받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네덜란드의 ICTroom이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 특별취재팀은 지난 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ICTroom 본사에서 매튜 긴겔(Matthew Gingell) 마케팅 디렉터를 만나 데이터센터 산업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비결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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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긴겔(Matthew Gingell) ICTroom 마케팅 디렉터/사진=배영윤 기자
- ICTroom은 어떤 회사인가.
▶고객사의 데이터센터를 설계하고 건설한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인프라 산업 분야와 데이터센터 비즈니스에 능숙한 두 명의 창업자가 손을 잡고 지난 2001년 설립했다. 현재 50여명의 직원이 있다. 네덜란드는 물론 영국, 독일, 노르웨이, 벨기에 등 다양한 유럽인들로 구성됐다. 대부분 엔지니어나 오퍼레이터 등 데이터센터 산업 전반에 능통한 전문가들이다.

- 작은 회사 규모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우리는 인터그레이터(integrator, 통합가)다. 설계는 우리가 하지만 실제로 건설하는 것은 우리와 네트워크를 맺은 수많은 협력사다. 캐터필라, 지멘스 등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설비 생산업체들과 협업한다. 하나의 센터를 짓는데 수많은 협력사들이 연결돼 있다. 센터 부지를 정비하는 업체부터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자재, 케이블, CCTV(폐쇄회로TV) 등 내부에 필요한 작은 부속품 제조업체까지 우리가 총괄한다.

- 경쟁사 데이터센터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모듈러 데이터센터'를 짓는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만들지 않는다. 공장에서 기본 골조와 배선 등 만들어 놓은 '모듈'을 센터 건립 부지에서 '조립'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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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CTroom사의 모듈러 데이터센터 콘셉트 이미지. 2,3,4의 3가지 모듈을 조립하는 원리로 설계 및 건설돼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경제적이다./사진=ICTroom 홈페이지 캡처
- 모듈러 데이터센터의 장점은 무엇인가.
▶초기 비용이 적게 드는 것은 물론 CapEx(capital expenditure, 설비투자비용)를 OpEx(operating expenses, 영업비용)로 전환할 수 있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 건설 속도도 빠르다. 여러 측면에서 경제적이다. CapEx가 많다는 것은 기업이 소유한 기계 장치를 비롯한 기타 고정 자산이 노후되고 보수가 필요해 관리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의미다.

- 데이터센터 건설 시 에너지 효율도 중요할텐데.
▶데이터센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설비를 낮은 온도 상태로 관리하는 것이다. '쿨링'(cooling) 시스템에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데이터센터의 운영 효율성을 측정하는 척도로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전원사용효과)가 있는데 1에 가까울수록 효율성이 높다. 일반적인 데이터센터의 PUE는 2.0이지만 첨단 데이터센터는 1.38 정도다. 우리 데이터센터는 1.14 선을 유지한다. 효율적인 쿨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 비즈니스 전략이 궁금하다.
▶데이터센터를 만들 때 80:10:10 플랫폼을 유지한다. 80%는 표준화된 부품을 사용한다. 10%는 데이터센터가 건설되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다. 나머지 10%는 고객의 요구사항에 맞춘다. 북유럽과 같은 추운 지역과 아프리카와 같은 더운 지역에 짓는 데이터센터의 쿨링 시스템은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국가 별로 전력 단가가 다르다.

이런 지역별 차이가 데이터센터 설계와 건설에 영향을 미친다. 각 프로젝트의 성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맞춤제작)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ICTroom의 모듈러 데이터센터는 초기 비용이 적다. 이는 저렴한 자재를 사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꼭 필요한 최소한의 자재만 사용한다. 터무니없이 넓은 공간을 만들거나 과도한 전력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생기는 낭비를 없앤다는 원리다.

-고객사들이 ICTroom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에겐 'DCaaS'(Data-Centre-as-a-Service) 솔루션이 있다.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 설계부터 건설은 물론, 사후 관리 및 운용까지 ICTroom에서 맡는다. 우리는 데이터센터를 경제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과거에는 데이터센터의 위치가 중요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개인정보에 민감해지면서 데이터센터의 위치를 가까이 두고 싶어 한다. 이에 대한 법규도 계속해서 바뀌고 있고 관련 분쟁도 진행중이다. 그만큼 시장 변동성이 크다. 따라서 유연성과 혁신성을 갖고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관리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파트너사의 성격, 그리고 진출하는 시장(국가)의 법규를 파악해 그에 맞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ICTroom Integrated Modular Data Centre Geleen from ICTroom Company on Vim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