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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여친과 달콤한 사랑, 더이상 영화가 아닌 현실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인터뷰-23>레슬리 스프링 & 미미 첸 코그니티브코드 창업자

LA(미국)=정진우 이은지 | 2016.04.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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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모습/사진제공= 코그니티브코드
“The weather is so good. How do you feel?”(날씨가 참 좋다. 오늘 기분 어떠니?)


한 남성의 휴대폰 화면에 나타난 여성이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Very good. I had a lot of fun talking with my friends.”(아주 좋아. 친구들과 재미있는 얘기를 많이 했어.)

그 남성이 여성에게 이렇게 답한 후, 둘은 연인처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간다.

미국의 혁신 스타트업 코그니티브코드(COGNITIVECODE)가 만든 대화형 인공지능(Conversational Artificial Intelligence) 시스템 '실비아(SILVIA)'의 작동 모습이다. 휴대폰 속 여성(실비아)은 진짜 사람이 아니다.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로 그려진 가상의 여성이다.
(실비아 동영상 https://vimeo.com/99571419, 실비아와 대화하는 동영상 https://vimeo.com/92555048)

실비아는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다. 알고리즘(algorithms)을 이용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췄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단어들을 의미 있는 개념과 문장으로 전환시켜주는 자연언어프로세싱(natural-language processing)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실비아 시스템이 전자 기계에 장착되면 사람과 기계간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다는 영화 'HER'(2013년, 미국)가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거다.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센 미국에서 실비아가 주목받는 이유다.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이 지난 2월 미국 LA 남부 코그니티브코드 사무실에서 레슬리 스프링(Leslie Spring)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와 미미 첸(Mimi Chen) 공동창업자 겸 대표를 만나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키플랫폼 '플러그 인 앤 토크' 세션에서 '커뮤니케이션 인공지능의 개발 방향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란 주제로 강연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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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스프링 코그니티브코드 CEO/사진= 정진우 기자

- 실비아가 애플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와 비슷하다.
▶ 시리는 휴대폰에 들어간 애플리케이션이고, 실비아는 그 애플리케이션 실행을 위한 플랫폼이다. 시리도 실비아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 실비아는 시리처럼 로봇 목소리가 아니라 진짜 사람의 목소리를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 어디에 활용되나.
▶ 대화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교육이 대표적이다. 병원에서 의사가 진료 상담 교육을 받을때 실비아로 할 수 있다. 아이들 장난감에도 들어갈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활용영역은 무궁무진하다.

- 구체적으로 설명 해 달라.
▶ FAQ(Frequent Asking Question, 자주하는 질문)에 실비아를 적용하면, 사용자는 대화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실비아로 기계 매뉴얼을 만들면 기계 사용 트레이닝도 가능하다. 실비아에게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실제 미국 육군에서 실비아를 사용한다. 군인들은 실비아 시스템이 깔린 사용 매뉴얼로 장비를 익힌다. 기계 사용 훈련시 훈련자는 실비아에게 궁금점을 물어볼 수 있다. 실비아가 바로 확인해준다.

- 실비아를 개발한 이유가 뭔가.
▶ 10년전부터 실비아 개발에 공을 들였다. 사람들이 사용하기 쉬운 인공지능 음성인식 플랫폼을 만드는게 목표였다. 실비아의 뜻이 ‘상징적으로는 분리됐지만, 언어학적으로 다양한 지능이 내재된 알고리즘, Symbolically isolated linguistically variable intelligence algorithm)’이다. 누구든 실비아를 이용하면 원하는 음성 서비스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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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첸 코그&#45793;티브코드 대표/사진= 정진우 기자

- 실비아는 무엇을 지향하나?
▶ 실비아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최고 가치로 여긴다. 우리는 심리학자와 함께 일하면서, 말의 뜻을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결국 대화를 통해 기계와 인간의 소통을 추구한다.

- 기계와 인간이 소통하는 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 아닌가.
▶ 기계에게 문법은 큰 문제가 아니다. 어떤 것이 명사고 동사인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전체 뜻과 그 단어의 관계에 집중한다. 그게 구조화되면 사용자들이 뜻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 실비아는 언어가 담고 있는 의미를 파악한다. 개발자가 입력한 정보를 단순하게 읽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알아들을 때까지 실비아가 스스로 판단해 커뮤니케이션 한다. 마치 연인 사이처럼 대화할 수 있게 한다.

- 실비아는 몇가지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가?
▶ 실비아는 영어가 기본 언어다. 다른 언어는 테스팅하고 있다. 트레이닝 데이터만 넣으면 어떤 언어도 사용할 수 있다. 실비아에 수화 정보(sign language input)를 넣으면 수화도 가능하다. 휴대폰 앞에서 수화를 하면 실비아가 그것을 읽고, 수화로 대답한다. 인공지는 수화는 세계 최초다. 실비아는 말하는 기계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 실비아의 비전은?
▶ 실비아에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기술을 더해 조금 더 현실감 있는 시뮬레이션 트레이닝이 가능케 하고 있다. 가상현실의 장면들은 디자이너가 개발한 게 아니다. 인공지능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자제적으로 만들어 낸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