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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가상현실 즐긴다"…모바일은 기술 아닌 행동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 <인터뷰-36> 빅토르 크나프 미디어몽크스 CEO

힐버섬(네덜란드)=배영윤 | 2016.04.2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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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몽크스 네덜란드 본사 내부 전경/사진제공=미디어몽크스(MediaMonks)
한강 둔치에 앉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패션쇼 무대를 볼 수 있을까. 그것도 내로라하는 셀러브리티(유명인사)만 앉는다는 프론트로(Front Row)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말이다.

시공간을 초월하는 실제와 같은 경험, 이제 더이상 영화가 아닌 현실이다. 가상현실(VR)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특수 제작된 고글만 쓰면 바다 건너 유럽이든, 우주 여행이든 모두 가능하다. 글로벌 디지털 콘텐츠 제작업체 미디어몽크스(MediaMonks)는 전세계 유저들에게 오직 '콘텐츠'만으로 '순간 이동'의 경험을 선사한다.

2001년 설립된 미디어몽크스는 네덜란드 본사를 비롯해 영국, 스웨덴, 두바이, 미국, 브라질, 싱가폴 등 8개국에 지사를 뒀으며 현재 26개 국적의 450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이곳 직원들은 서로를 '몽크'(Monk, 수도사)라고 부른다. 최신 디지털 동향에 강한 능력있는 인재라면 국적, 성별, 나이, 학벌 불문하고 누구나 '몽크'가 될 수 있다. 다양한 문화권의 몽크들이 모여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한다. 다양한 나라의 글로벌 기업들이 미디어몽크스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은 지난 1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근처 미디어 도시 힐버섬에 위치한 미디어몽크스 본사에서 빅토르 크나프(Victor Knaap) 미디어몽크스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모바일 시대의 미래 콘테츠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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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몽크스 CEO 빅토르 크나프/사진제공=미디어몽크스(MediaMonks)

- 직원들을 '몽크'라고 부르는 게 흥미롭다.
▶영어 표현에 "그건 몽크들의 일이다(It's a Monks job)"라는 말이 있다. 고도의 집중과 집념, 시간이 필요한 일을 말한다. 우리 스스로 '미디어 몽크'라 부르는 이유다. 우리는 세부적인 안목이 필요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한다. 고객사들은 어렵거나 마감이 촉박한 작업이 있을 때마다 '몽크'들을 부른다. 모든 직원들은 '몽크' 이름을 갖고 있다. 비즈니스 몽크(Business Monk), 모션 몽크(Motion Monk) 등 각자 맡은 업무에 따라 닉네임을 붙였다. CEO인 나는 '메인 몽크'(Main Monk)다.

- 15년 이상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온 비결이 궁금하다.
▶'미디어몽크스'에는 단 하나의 룰이 있다. "시간 내에 최상의 결과물을 낼 것"이다.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없고 프로젝트에 할애한 시간이 얼마인지 중도에 점검하지 않는다. 프로젝트와 데드라인만 주어지면 직원들 각자가 책임감을 갖고 최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포기하지 않는다. 회사는 직원들이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 '2010 모바일 혁명'을 기점으로 글로벌 전략의 변화가 있었나.
▶우리와 함께 일하는 광고 에이전시와 기업들은 전세계에 광고 허브를 둔 글로벌 브랜드다. 이들과 일하면서 2가지 동향에 항상 집중한다. 첫번째는 유명 브랜드들은 모든 나라에 통용될 수 있는 수준 높은 콘텐츠를 필요로 한다는 거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상은 국적과 지역의 경계를 구분짓지 않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일괄 생산'(Integrated production) 체제다. TV, 디지털, 매장, 옥외 설치물, VR 등 콘텐츠가 소비되는 모든 매체에서 같은 품질의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제작돼야 하기 때문이다.

- 한국 기업과도 프로젝트를 했나?
▶삼성은 우리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다. 최근에 스웨덴 시장을 위한 삼성 브랜드 캠페인 콘텐츠를 제작했다. 지난해엔 체험형 웹페이지 '구글플레이 인사이드 BIFF' 론칭에도 참여했다. 이 작업을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현장 곳곳을 온라인으로 생중계 했다. 고화질 360도 파노라마 뷰 특수 촬영 장비로 촬영한 영상도 제공하며 전세계인이 마치 현장에 와 있는 듯한 경험을 했다. 레고 사(社)와 가상 현실 콘셉트의 게임도 개발했다. 이 게임은 한국에 있는 레고 매장에서 가장 먼저 선보였다.

- 모바일 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모바일'은 더이상 기술이 아니다. 사람들이 모든 것과 상호 작용하는 '행동'이다. 모바일 콘텐츠를 따로 생산하는 것에 더이상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이 '모바일' 기준이기 때문이다. 미디어몽크스의 모든 작업은 '모바일 온리, 모바일 퍼스트'다. 최근 유럽과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크게 3가지 모바일 동향을 읽었다. 360/VR 콘텐츠, 현실과 연결성, 초연결 클라우드서비스 등이다.

- 가상현실(VR)의 성공 여부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VR 콘텐츠의 핵심은 '사용자의 경험'이다. 우리는 이미 수년 전부터 VR 콘텐츠에 대해 연구하고 개발해왔다. 이 분야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고민, 실험을 통해 진화해왔다. 오디오, 부분 영상 등 콘텐츠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들이 완벽한 합을 이뤄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속 가능한 변화를 주시하는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로서 지향해야 할 자세라 생각한다. 현재 전세계 8개 지사를 두고 있다. 올해 말까지 10개로 늘릴 계획이다. 각 지역 고객사들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해외 지사를 확대하고 현지 전문가를 확보할 예정이다.

Tele2 - Democratic Front Row - Case Film from MediaMonks on Vim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