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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부족한 인도…이 앱 하나면 진료 고민 끝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 <인터뷰-37>사우랍 아로라 라이브래이트 CEO

뱅갈루루(인도)=추정남 | 2016.04.27 05:30

인도의 의료환경은 열악하다. 12억 인구 중 의사 수는 84만명, 인구 1000명당 0.7명에 불과하다.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은 탓에 환자가 의사를 만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다. 매년 의료비가 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 됐다. 그런 까닭에 국민들은 건강을 챙기는데 소홀할 수 밖에 없다.

농촌 사람들은 의사에게 진찰받는 것을 아예 생각하지 못한다. 아프면 가까운 약국에서 진통제를 사 먹는 게 할 수 있는 전부다. 남들에게 아프다는 얘기를 하는 게 금기시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몸이 아파도 겉으로 드러내지도 못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우랍 아로라 라이브래이트 최고경영자(CEO)는 잘 다니던 페이스북을 나와서 의사와 환자를 익명으로 연결하는 앱 ‘ 라이브래이트’를 만들었다. 사람들이 이 앱을 통해 마음 놓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인도 의료 시스템에 혁명이 일어난 셈이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이 지난 2월 인도 뱅갈루루 라이브래이트 사무실에서 그를 직접 만나 인도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려는 그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들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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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랍 아로라 라이브레이트 대표/사진=라이브레이트

-라이브래이트를 만든 이유는?
▶콜롬비아대를 졸업하고 페이스북에서 중소기업 광고 관련 일을 하다가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인도 사람들은 약국에 갈 때 처방전이 있거나 약 이름을 아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가는 경우가 더 많다. 약사는 약을 판매해야 하니까 2분 정도 상담해 주고 약을 지어 주는데 이건 아주 위험한 일이다. 왜 이런 일이 있는지 연구했다.

-결과는 어땠나?
▶델리나 뭄바이 같은 큰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사는 데 바빠 의사를 찾아가는 게 어렵다. 퇴근 시간 전에 회사를 나가야 하고 진료받을 동안 아이를 돌 볼 사람도 필요하다. 의사와 약속을 잡는다 해도 교통체증 때문에 제 시간에 의사를 만나기 힘들다. 그래서 대도시 사람들은 많이 아파야 병원에 가고 대개 약국을 간다. 소도시의 문제점은 시간은 많지만 병원 접근성이 좋지 않다. 인도의사들은 한 명의 의사가 1만7000명의 환자를 봐야 할 정도로 수가 부족하다.

-라이브래이트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
▶IT기술을 통해 대도시 사람들은 편리하게, 소도시 사람들은 접근이 쉽게, 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의사와 환자를 연결해주는 게 핵심이다. 인도 의사의 95%는 반경 5㎞의 환자를 상대하고 있다. 하지만 델리의 의사와 지방 소도시 환자를 연결할 수 있다면 의사들의 활동반경을 넓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의사들은 남는 시간에 장거리에 있는 환자들을 더 볼 수 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라이브래이트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가벼운 증상에 관한 조언은 무료다. 구글에서 찾을 수 있는 것보다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인 진료 서비스는 유료다. 내가 치료받고 싶은 분야의 전문가 리스트를 보고 직접 골라 의뢰할 수 있다. 우리는 플랫폼만 제공하고 비용은 의사 본인이 설정한다. 문자서비스와 음성통화, 화상통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문자 서비스의 경우 비용을 지불하면 채팅창이 열리고 의사는 6시간 내 답변을 하도록 하고 있다.

-음성이나 다른 서비스는 어떻게 제공하나.
▶음성과 영상통화는 미리 시간을 정해서 진행한다. 의사와 환자 정보는 절대 공개되지 않는다. 우리는 플랫폼만 제공한다. 음성과 영상통화를 하면 모든 통화는 녹음되기 때문에 더 안전하고 언제든 원하면 다시 들어볼 수 있다. 또 답변속도나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등을 평가할 수 있게 했다. 다음 환자들이 의사를 선택할 때 도움이 된다.

-사업규모는 어느정도인가?
▶현재 인도 내 9만명의 의사 커뮤니티를 갖고 있다. 해외 의사들의 등록 요청도 있었지만, 아직 이들에게 개방하지 않고 있다. 매일 20만명의 사람들이 접속하고 있고, 99%가 인도 내 거주자들이다. 현재 투자는 두 번 받았다. 2014년 8월에 120만 달러를 넥서스 벤처파트너스와 2명의 엔젤투자자에게 받아 2015년 1월 애플리케이션을 런칭했다. 2015년 7월엔 1020만 달러를 벤처캐피탈 타이거글로벌과 넥서스 벤처 파트너스, 그리고 타타회장 개인에게 또 받았다.

-현재 어느정도 성장했나?
▶안드로이드 플레이 스토어에서 1위 무료 메디컬 어플리케이션으로 선정됐다. 25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고, 4.3점의 평점을 받아 평점이 높은 애플리케이션 중 하나다. 또 애플이 선정한 ‘인도 적합 앱’이 됐는데 헬스케어나 피트니스 메디컬 관련 어플리케이션 중엔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