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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변화 또 변화"…금융혁신 한 목소리(상보)

[2016 키플랫폼: 글로벌화 4.0]차세대 글로벌 금융산업 해법 대공개

최동수 김상희 | 2016.04.2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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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버스마커 CIONET 사무총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 분과세션에서 '금융업계 디지털 리더십의 오늘과 미래'에 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좀비은행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혁신해야 한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금융 전문가들이 지속 가능한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의 '지속가능한 금융 산업으로의 이행' 분과세션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좌장으로 나선 폴 이스케 마스트릭트대학교 교수는 "전 세계는 경제와 기술, 사회가 복잡하게 얽혀 큰 변화를 겪고 있다"며 "금융 산업은 과거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상이 바뀌는 만큼 금융기관의 경쟁자는 다른 금융기관들이 아니라는 것이 폴 교수의 생각이다. 마치 에어비앤비라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등장해 숙박업이라는 전통 비즈니스를 위협하고 경쟁하는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폴 교수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깨닫지 못하고 금융을 바라보던 기존 사고의 틀에 갇혀 있으면 자신이 죽었으면서도 죽은지 모르는 좀비은행이 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금융 산업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새로운 기술과 고객에 따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폴 교수는 "최근 일부 은행들이 열린 사고로 스타트업들과도 손잡는다"며 "서로 다른 분야들 간의 협업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발표자로 나선 헤르만 뮬더 니엔로드경영대학교 교수는 지속 가능한 금융의 조건으로 윤리를 꼽았다.

헤르만 교수는 "금융은 전통적으로 신뢰가 바탕이 되는 산업"이라며 "완벽하지 않은 시장에는 각종 위험요인이 존재하는데, 신뢰를 기본으로 하지 않을 경우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떤 금융기관이 금융거래를 한 철강회사가 제철소를 건설한다고 환경을 파괴하거나 거주 주민을 몰아냈다고 한다면, 그 금융기관에도 비난의 화살이 날아올 수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은 사업을 할 때 단순히 재무적인 부분 뿐 아니라 자연 환경, 인적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리스크 관리가 가능해진다.

헤르만 교수는 "금융기관들이 금융경제에 주력했던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실물경제와 사회를 위해 일해야 한다"며 "가치와 수익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고 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발표했다.

핀테크 업체의 등장으로 금융산업 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전세계 소외된 고객을 찾아 새로운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기리시 리만찬드란 타타컨설턴시 서비스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는 "전세계 성인 90%는 공식 금융서비스에서 소왜돼 있고 은행계좌가 없는 성인 수가 전세계 인구의 38%인 20억명이나 된다"며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상대적으로 금융서비스에 소외된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기회가 많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인도 정부에서 고객통장 개설 이벤트를 실시한 결과 일주일만에 1800만 계좌가 개설됐다.

기리시 CEO는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소액대출·보험 상품을 개발해 고객들에게 제공한 결과 새로운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며 "기술 발달로 무점포 은행 개설도 가능해 저비용으로 수익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서 반 더 웨이스 아서 리갈 대표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금융을 설명했다.

아서 대표는 "누구나 혁신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서 대표가 생각하는 금융에서의 중요한 기술은 클라우드다. 디지털 발달로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시대인만큼 데이터가 모이는 클라우드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은행 종사자도 이제 디지털 언어를 익혀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내용에 동의 안했겠지만 상황이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면 금융산업이 지속가능해질 수 없다"며 "금융기관 직원, 협력업체, 고객 등 금융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이 부분에 대한 공통된 이해를 가져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션에서는 기존 금융 비즈니스들을 새로운 시대에는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에 대한 견해들도 쏟아졌다.

얀 라에스 ABN AMRO 은행 수석 고문은 새로운 개념의 선박금융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선박을 건조하는데 금융권 자금이 활용됐다면 이제는 수명을 다한 선박을 처리하는데도 은행 등 금융권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얀 고문은 "전세계적으로 선박이 공급과잉되면서 선박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선박을 해체하고 재활용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네덜란드에서는 중고선박을 매입해 친환경적으로 처분하는 그리그 그린(GRIEG GREEN)등에 단기 자금 대출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마르타인 호만 파이브 디그리스 CEO와 프리츠 버스마커 CIONET사무총장은 은행 조직의 빠른 대응력과 조직관리를 강조했다. 두 사람은 비용증가, 수익률 감소 등의 위기에 직면한 은행들이 앞으로 변화에 즉각적으로 대처해야할 것을 주문하면서, 온라인, 모바일, 핀테크 협력업체 등 조직 구성이 다양해지는 만큼 이를 잘 조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변부환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그동안 우리 금융권은 말로는 글로벌을 얘기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서방 선진 은행들에 비해 상당히 비전이 부족했다"며 우리 금융권의 변화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