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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일푼 스타트업, '시총 1조' 성장비결은...

[2016 키플랫폼: 글로벌화 4.0]유효상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특별강연

김평화 하세린 | 2016.04.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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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기업의 시대다.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스타트업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680억달러(약 77조원)의 가치로 평가되는 우버를 비롯, 샤오미,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 유니콘이다. 구글과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도 유니콘 출신이다. 유효상 숙명여자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에서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네트워크: 유니콘의 성공 DNA'를 주제로 유니콘에 대해 발표했다.

글로벌 유니콘 수는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4년 45개에서 올 초 174개로 급증했다. 유니콘 기업들의 기업가치를 모두 합치면 6875억달러(859조937억원)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현재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80% 수준이다.

유니콘의 어떤 부분이 성공요인으로 작용했을까. 유 교수는 "유니콘 기업의 창업자들은 창업 경험이 있거나 관련 산업군에 평균 10년 정도 근무한 경험이 있어 이미 훈련돼 있었다"며 "또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계속 창업을 했다"고 말했다.

또 유 교수는 "유니콘 기업 절반 정도의 공동창업자 중에 MBA(경영학석사) 출신들이 있었다"며 "이들은 모두 처음부터 글로벌을 겨냥해서 만들어진 기업들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콘의 87%가 공동창업하는 등 '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전세계 안경 시장을 뒤흔든 미국의 워비파커(Warby Parker)는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에서 MBA를 진행하던 학생 4명이 모여 만든 회사다. 이들은 모두 안경 착용자인데, 안경 가격이 왜 이렇게 비쌀까 해서 온라인으로 안경을 팔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생활에 필요한 부분을 공략한 것이다.

유 교수는 "유니콘은 '드림팀'을 구성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했다"며 "플랫폼과 네트워킹, 확장성과 접근성이 성공의 키워드"라고 소개했다. 이어 "수평적 기업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능력, 포용적 조직문화도 유니콘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콘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화 3.0의 상징인 금융 중심 신자유주의가 붕괴되는 시점에 유니콘 기업이 출현하면서다. 유니콘들은 스마트기기 확산에 따른 데이터 경제 탄생기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즈 모델을 내놓으며 시장 중심부에 진입했다.

유 교수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하거나 빠른 속도로 모방한 카피캣(Copy cat·모방품)을 성공적인 유니콘의 모델로 꼽았다. '제로투원(0 to 1)' 개념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기존 시장의 비즈니스모델을 바꾸거나, 이를 빠르게 모방해 확장시키는 카피캣 모델이 유니콘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개척한) 우버가 유니콘 시총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1년만에 이를 모방한 중국의 디디콰이디도 유니콘 반열에 올라왔다"며 "결국 두 기업이 합병했지만 카피캣으로 유니콘 기업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 중에서는 쿠팡이 그루폰의 카피캣"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