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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인공지능, 알고리즘…'비밀의 문' 열리다

[2016 키플랫폼: 글로벌화 4.0]29일 '플러그인&토크'(Plug in & Talk) 오전 세션

조철희 서진욱 김평화 하세린 최동수 한정수 강기준 | 2016.04.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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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 친 스플렁크 APAC 마케팅 총괄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 플러그 인 앤 토크 '글로벌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한 인터디스플레너리 워킹 프로세스'에서 '세계화 4.0에 다른 데이터 파괴'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무엇을 검색하는지 다 지켜보는 구글은 알고리즘을 통해 인간이 원하는 것들을 파악해 제시합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리즘보다 더 의미가 있는 것은 알고리즘 자체보다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입니다." (딘 시바라 SAP 부사장)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제·산업 환경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유니콘(unicorn) 기업,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그 실체적 내용의 베일을 벗었다.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의 둘째 날 순서 '플러그인&토크(Plug in & Talk)'에선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화 4.0' 시대에 혁신적으로 나타난 기업 유형과 비즈니스 모델, 첨단기술 등이 소개됐다.

이날 콘퍼런스에선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전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연사와 패널로 나서 '세상을 바꾸는 알고리즘'을 주제로 심층적 강연과 활발한 토론이 결합된 '인터랙티브 토크 세션'을 진행했다.

◇유니콘 기업의 성공 비결은?

가장 먼저 '비밀의 문'이 열린 것은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들의 성공 비결이었다.

비즈니스 모델 전문가인 유효상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글로벌라이제이션과 네트워크: 유니콘의 성공 DNA'를 주제로 특별강연에 나서 "플랫폼과 네트워킹, 확장성과 접근성이 유니콘 기업들의 성공 키워드"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수평적 기업문화와 커뮤니케이션 능력, 포용적 조직문화도 유니콘의 특징"이라며 "이들은 '드림팀'을 구성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니콘 기업들은 분석한 결과 창업자들은 창업 경험이 있거나 관련 산업군에서 평균 10년 정도 근무해 이미 훈련돼 있었다"며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계속 창업을 했다"고 말했다. 또 "유니콘 기업들은 모두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서 만들어진 기업들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유 교수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창출하거나 빠른 속도로 모방한 '카피캣(Copy cat·모방품)' 기업을 성공적인 유니콘 모델로 꼽았다. '제로 투 원(0 to 1)'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해 기존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거나, 이를 빠르게 모방해 확장시키는 카피캣 모델이 유니콘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한 우버를 모방한 중국의 디디콰이디도 1년 만에 유니콘 반열에 올라왔었다"며 "결국 두 기업이 합병했지만 카피캣으로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 중에서는 쿠팡이 그루폰의 카피캣"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유니콘 기업은 지난 2014년 45개에서 올해 초 174개로 급증했다. 우버, 샤오미,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며 구글과 페이스북도 한때는 유니콘 기업이었다. 유니콘 기업들은 스마트기기 확산에 따른 데이터 경제 탄생기에 기존에 없던 새로운 비즈니즈 모델을 선보이며 새로운 산업 생태계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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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차오 지니우 부사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 플러그 인 앤 토크 '글로벌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한 인터디스플레너리 워킹 프로세스'에서 '공유경제가 어떻게 기술혁신을 일으키는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I, 알고리즘, 그리고 '인간의 삶'

플러그인&토크(Plug in & Talk)의 첫 번째 토론 주제는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을 통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AI와 알고리즘에 관련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알파고는 강화학습 기반의 '머신러닝'(컴퓨터 스스로 학습하면서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활용한 알고리즘으로 설계됐다. 알고리즘은 특정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명령과 규칙의 집합체로 결국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 경쟁의 핵심이 알고리즘에 있다는 분석이다.

'인공지능 뒷단의 알고리즘에 따른 활용처와 활용법'을 주제로 진행된 첫 번째 세션에서는 혁신적 기술을 보유한 혁신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접 키플랫폼 무대에 올라 인공지능과 알고리즘의 산업적 의미와 실제 비즈니스에서의 적용 사례들을 설명했다.

음성인식 서비스 AI 플랫폼 '실비아(SILVIA)'를 개발한 미국의 혁신 스타트업 코그니티브의 기술 시현은 많은 청중들의 눈길을 끌었다. 실비아는 포괄적인 기술 적용이 가능해 대화가 필요한 모든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키플랫폼에서도 실비아가 등장해 행사 시작을 알렸다.

레슬리 스프링 CEO 겸 설립자는 "인간이 사용하는 기기가 늘어나면서 삶의 복잡성도 매우 커졌다"며 "업무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AI의 필요성이 대두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실비아는 사용자 체험 중심의 알고리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용자가 어떤 감정으로 어떤 대화를 원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단순 대화뿐 아니라 소통을 통한 관계형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량이 5MB(메가바이트)에 불과해 어떤 기기로도 이식할 수 있다"며 "통계적 접근 방식과 알고리즘의 결합을 통해 일반 텍스트로부터 언어 규칙을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 미미 첸 대표 겸 공동설립자는 "애플의 음성인식 AI '시리'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AI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이제 AI가 인간의 삶 일부가 됐기 때문에 영역을 더욱 확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최대 음성인식 AI 기업으로 평가받는 커다쉰페이의 런 핑핑 COO(최고시장운영책임자)도 "AI 기술은 기계가 사람의 말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해 이해와 사고까지 가능한 단계로 발전했다"며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통해 AI와 이야기하면서 일상 업무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TV, 에어컨, 청소기 등 모든 일상 기기에 AI를 적용한 음성 명령이 가능하다"며 "모든 기기가 사람의 말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의료, 금융 등으로 AI 적용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며 "산업구조 자체가 뒤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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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투르 더 크로크 로보밸리 프로그램 매니저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 플러그 인 앤 토크 '글로벌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한 인터디스플레너리 워킹 프로세스'에서 '다양한 산업 간 협업에서의 시너지 극대화 비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알고리즘, 인재가 만든다"

'플러그인&토크' 두 번째 세션 '글로벌 알고리즘을 만들기 위한 인터디스플레너리 워킹 프로세스'에서는 알고리즘의 미래적 가치를 위한 제언이 이어졌다.

딘 시바라 SAP 부사장은 "알고리즘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역할을 한다"며 "혁신적인 알고리즘은 미래를 예측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시바라 부사장은 "기술 발전으로 막대한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논리적 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알고리즘은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에 대한 답을 찾았다면 이제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답을 찾아줘야 한다"며 "이러한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비롯해 신생기업들과도 손을 잡는 등 다양한 조직들과 협업하고 유능한 인재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을 통한 혁신은 이웃 중국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경제시스템으로까지 진화되고 있다. 중국의 공유경제는 알고리즘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자동차 렌트, 크라우드펀딩, 물류, 교통, 의료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펑 차오 지니우 부사장은 "중국 네티즌과 스마트폰 이용자는 각각 7억명과 5억명에 달한다"며 "알고리즘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중국의 공유경제는 단기간에 성장했다"고 말했다. 차오 부사장은 "스마트기기 활성화에 따른 기술적 요인과 도시화에 따른 수요 창출 등이 공유경제 활성화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혁신적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인재 양성의 중요성에도 주목했다. 인사조직 전문가인 제니 강 베리타스 테크놀로지스 국제부 이사는 "다양성, 경쟁, 헌신, 협업, 민첩함을 보유한 조직에서 창의성이 극대화 된다"며 "조직이 개방성을 가지고 다른 의견의 사람들을 받아들여 협업한다면 창조적인 생산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