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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스톰' 세계경제, "노동·환경 챙겨야 위기극복"

[2016 키플랫폼: 글로벌화 4.0] 니콜라스 애쉬포드 MIT 기술정책학 교수 특별강연

김평화 하세린 | 2016.04.29 16:13

'퍼펙트스톰'에 직면한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퍼펙트스톰'은 개별적으로는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함께 발생하며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 경제가 함께 위기에 놓이며 대공황에 빠지는 것을 말하기도 한다.

니콜라스 애쉬포드 MIT(메사추세츠공과대학) 기술정책학 교수(기술 및 법률 프로그램 디렉터 겸임)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6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알고리즘'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경제와 환경, 노동 등 세 축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애쉬포드 교수는 "현재 세계 경제는 금융시스템 불안, 부(富)의 불균형, 고용·소비·생산 악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 '퍼펙트스톰'에 직면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재원과 능력이 있는지 본질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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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포함, 전세계적으로 부의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게 애쉬포드 교수의 분석이다. 애쉬포드 교수는 "부의 불균형과 맞물려 정치력과 경제력도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며 "막대한 수입을 기업들이 독차지하면서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에는 변화가 없고, 이로 인해 포용적 성장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경제 및 정치 아젠다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애쉬포드 교수는 "부를 재분배하거나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본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며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소득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MIT에서도 노동과 부의 재분배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애쉬포드 교수는 노동(employment)과 환경(environment), 경제(economy) 등 세가지를 사회 유지에 중요한 축으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까지 인류는 산업 발전을 위해 화석 연료를 마구잡이식으로 소비했고, 노동자들에게 감당 못할 고강도 노동을 강요했다"며 "환경파괴를 외면하고 지금의 경제발전을 이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이 세가지가 상생하지 않으면 모두 멸망할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 문제도 언급했다. 애쉬포드 교수는 "기후변화와 물부족 문제가 이미 가시화됐다"며 "기업들로부터 환경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압력이 있고 이 비용을 공공분야로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인류를 '퍼펙트스톰'으로 내몰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혁신'의 결핍보다도 '확산'의 결핍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세상을 바꿀 기술은 이미 있지만 기득권 층이 정치권과 결탁해 신기술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는 힘이 더 강하다는 얘기다. 그는 "부와 정치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이제 낙수 효과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강자 위주의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