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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성 시대에도 금융은 '사람·사회' 중요

[2017 키플랫폼][분과세션1-금융]디지털 시대 성공할 수 있는 핵심은 사람의 힘

송학주 이미호 | 2017.04.2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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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이스케, 마스트릭트 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2017 키플랫폼' 분과세션1-차세대 디지털 금융산업, 사회적 자산과 금융적 자산의 창출과 전환을 주재로 발표하고 있다. / 임성균 기자
“갈수록 평평해지고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바로 사람에 대한 진정성입니다.”

네덜란드 로펌 아서리갈의 아서 반 더 웨이스 설립자 겸 상무이사는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2017 키플랫폼’(K.E.Y. PLATFORM 2017)의 오후 분과회의 ‘차세대 디지털 금융산업’에 참석해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한 초연결성 시대에는 기업의 경쟁력이 과거의 강점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웨이스 이사는 ‘초연결성 시대 그리고 IoT(사물인터넷)가 만드는 세상: 다음세대 가치 창출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연에 나서 “IoT의 핵심은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지만 그보다 사람들의 참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IoT는 기술이 중심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라며 “단적으로 기업이 4유로를 투자한다고 하면 1유로는 디지털에 투자하고, 3유로는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IoT는 단순히 사물에 관한 것이 아니라 여러 다양한 그룹의 로봇 알고리즘 센서와 공생적으로 연결되는 것”이라며 “인간을 위협하는 문제가 아니라 솔루션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분과회의에서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과 변화에 성공할 수 있는 핵심은 사람의 힘이라는 점이 특히 부각됐다.

현재 미래 먹거리에 대한 불안에 빠진 금융업계도 기술을 다루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디지털 기술을 혁신적으로 활용해 산업과 비즈니스 차원에서 금융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창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회의에 참석한 연사들은 또 지급결제, 소액대출, 데이터 분석, 금융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번성하던 기술 기반의 글로벌 금융 스타트업들이 ‘블록체인’(온라인 금융 거래에서 해킹을 막는 기술),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 등을 무기로 플랫폼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주목하기만 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기술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력과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본격 대응에 나선 미국, 유럽 등의 전통적 글로벌 거대 금융기업들의 대응 사례를 통해 국내 금융기업들을 위한 전략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프리츠 버스마커 CIONET 국제관계 사무총장은 블록체인 기술과 그 명암을 설명했다. 프리츠 사무총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사토시 나가모토가 작성한 하나의 백서가 세상을 바꿨다”며 “블록체인 암호화에 대해 쓴 것으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됐고, 금융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지불 개념의 혁명적 아이디어였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개념이 도입된 지 10년도 안 됐지만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있고 금융권도 블록체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 나스닥 거래소에서 추정한 결과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2020년까지 200억 달러의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블록체인에 대한 우려도 없지는 않았다. 그는 “블록체인을 기반한 암호화폐가 이미 마약 거래에 쓰이는 등 어두운 측면도 있다”며 “현재 우리는 블록체인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능력과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범위와 의의’에 대해 발표한 카말 조쉬 타타컨설턴시서비스 한국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의 ‘분산화’를 강조했다. 기업도 의사결정의 중앙집중화된 과정을 분산화시켜 창조적 조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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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누트 홀멘, SpareBank1 상무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콘래드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글로벌 컨퍼런스 '2017 키플랫폼' 분과세션1-차세대 디지털 금융산업, 강화된 모바일 뱅킹 솔루션을 주재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임성균기자
크누트 홀멘 스페어뱅크1 이사는 ‘강화된 모바일 폰 뱅킹 솔루션’에 대한 발표에서 은행이 처한 현실과 앞으로의 대응방안에 대한 지식을 청중과 나눴다.

그는 우선 “은행권 역시 ‘퍼펙트스톰(Perfect storm·복수의 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남으로써 직면하게 되는 초대형 경제위기)’을 겪고 있다”며 “인터넷·모바일은행이 생기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모바일 거래가 가능하지만 근본적으로 변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을 가진 사람들이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과정에서 기술이 필요하고, 그것이 은행이 있는 이유”라며 “이제는 여러 솔루션이 있기 때문에 굳이 은행계좌가 없어도 서로 연결돼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이 그동안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고객들과 다른 방식으로 소통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션 두 번째 순서로는 '사회적 자산과 금융적 자산의 창출과 전환'에 대해 토의가 이어졌다. 폴 이스케 마스트릭트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가 좌장으로 나서 주제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세션을 이끌었다.

폴 교수는 "이제 은행이 계속해서 기존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게임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며 혁신을 강조했다. 노르웨이가 화석연료를 통해 많은 수익을 거둬 100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더 이상 화석연료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는 사례를 들었다.

테오 브루어즈 콤포 소프트웨어 대표는 자신의 사례를 직접 소개하며 금융이 지역사회를 위한 가치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해 지역사회 결속력을 강화시키고자 했다"며 "기업들이 지역사회에 중점을 두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이어지고 기업도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클리핑거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리서치랩 연구과학자 대표 겸 설립자는 '입증가능한 신뢰와 권한을 위한 데이터 공유'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다양한 기술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한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제도가 필요하고 지배구조 또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한 사례로 블록체인을 제시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단순히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금융의 생태계다. 하지만 실질적인 규제 당국이 없이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통제하기 위해선 완전히 새로운 거버넌스와 감독·법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속가능한 개발과 금융산업의 가치창출'에 대해 발표한 얀 라에스 네덜란드 ABN암로은행 수석고문은 은행이 발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네덜란드는 북해 케이블을 통해 노르웨이에서 오는 저지대 수력 발전으로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다"며 "댐은 생물 다양성을 존중해 가며 계획을 잘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동안 호수를 마르게 하며 원래 크기의 10%로 축소시켜버린 댐의 사례를 들고 "그러한 댐에 자금을 조달한 은행들이 생물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는지, 파괴하는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셀 반 할런 QIY재단 설립자 겸 대표는 '소셜네트워크 3.0'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10년전 모든 사람을 위한 디지털 자결권을 주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모두가 미쳤다고 했다"며 "인간이 디지털 세계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