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북미정상회담 향방은?…키플랫폼 다시 주목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회장, "트럼프 뛰어난 협상가…'빅 딜' 제시할 것"

김상희 | 2018.05.28 15:23

image
4월 1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8 키플랫폼'에서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회장이 문정인 연세대학교 명예특임교수와 대담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한반도 정세가 요동친다. 지난 달 남북 정상이 남한 땅에서 두 손을 맞잡으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진행과정에서 기자단 취재를 놓고 갈등도 있었지만, 북한 비핵화의 첫걸음인 풍계리 핵실험장도 폭파됐다. 다음 달에는 북한과 미국의 지도자가 만나는 또 한 번의 역사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한 번 만났으며, 북미정상회담이 실현되는 방향으로 또다시 분위기가 바뀌는 등 그야 말로 롤러코스터 위에 올라탄 형세다.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속에 지날 달 19~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18 키플랫폼'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1주일 앞서 열린 키플랫폼에는 미국 공화당과 보수의 대표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퓰너 회장이 참여해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의 향방에 대해 미리 짚어봤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멘토로도 유명하다.

정치권 인사들은 "퓰너 회장의 강연 내용이 마치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돌아가는 정세를 예견한 듯 하다"고 입을 모은다. 퓰너 회장은 키플랫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괴적 변화를 이끌어 낼 리더(Destructive Chief)이자 뛰어난 협상가로, 고정관념을 깨는 새로운 리더이기 때문에 큰 그림을 보고 김정은 위원장과 '빅 딜(big deal)'을 체결할 수 있다"며 "북미정상회담은 열릴 것이며, 회담 결과도 김정은 위원장이 유연한 사고를 보여주면 성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최소 요건은 북한의 의미있는 핵 감축(meaningful reduction)이라고 강조했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북한이 완전히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미국 감시관들이 전 과정을 감독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절차를 밟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대가로 통 큰 '선물꾸러미'도 제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북한이 핵무기를 숨기거나 보호하는 틈을 주지 않기 위해서는 비핵화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과정이 '긴 여정(long journey)'이라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퓰너 회장의 생각이다. 북미정상회담은 첫 걸음이므로 이 회담 한 차례에 너무 큰 기대를 해서는 안되며,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퓰너 회장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몇 단계 더 진행해야 하고,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하루 아침에 모든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키플랫폼 행사장을 찾은 국회 한 관계자는 "퓰너 회장이 얘기했던 내용들이 지금 돌아가는 형세를 그대로 진단한 것 같다"며 "다음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어떤 정치적 이슈들이 있을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