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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시대, 3D 프린터로 모든 산업 변화"

[2020 키플랫폼-키맨 인터뷰]

김상희 조철희 | 2020.04.16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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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심 로보프스키 폼랩 대표/사진제공=폼랩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사람 사이가 멀어졌다. 모임이 취소되고, 여행을 가지 않고, 문화생활을 줄이면서 관련 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에 따라 이들뿐 아니라 다른 산업으로도 실적과 고용, 소득에 대한 위기와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오히려 더 존재감이 부각된 분야가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넷플릭스 등의 OTT(Over the Top·인터넷으로 방송,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유튜브와 같은 온라인 콘텐츠 유통 플랫폼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대면 서비스라는 점이다. 비대면 서비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도 디지털 경제 시대로 진입하면서 확장하고 있었다. 웹, 모바일을 이용한 금융 활동이 늘면서 은행 점포가 줄었고, 패스트푸드 매장 등에서는 키오스크를 통한 주문이 일상화했다. 또 새벽배송 등을 앞세운 온라인 쇼핑몰이 기존 오프라인 마트, 할인점 등을 위협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그동안 서비스업 중심으로 진행되던 비대면이 제조업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로봇 기술이 보다 보편화하면서 비대면이 지니고 있던 한계가 보완되서다.

비대면의 선봉장 역할을 할 기술 중 하나로 3D 프린터가 꼽힌다. 직접 만나지 않고도 데이터만 주고받으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도 제품을 보낼 수가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기존 글로벌 서플라이체인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것이 확인되면서 3D 프린터의 활용 가치는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영역에서의 변화 양상들을 지속 관찰해 팬데믹 팬더모니엄(대혼란) 이후 새롭게 펼쳐질 미래상과 한국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전략·솔루션들을 제시할 머니투데이 2020 키플랫폼(K.E.Y PLATFORM 2020)이 3D 프린터 시장을 선도하는 폼랩(Formlabs)의 막심 로보프스키(Maxim Lobovsky) 대표와 인터뷰해 코로나 대유행 여파로 더 빠르게 성장할 3D 프린터 산업에 대한 전망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3D 프린터 기술이 어떤 혁신을 가져왔나?
▶3D 프린터는 현재 다양한 산업에서 플라스틱 부품 생산과 관련해 더 좋은 제품들을 만들 수 있게 한다.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더 빨리 제품을 만들고, 더 신속하게 시장에 출시하고, 서로 다른 고객의 수요에 더 적합하게 맞춤형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게 가능하다.

-3D 프린터가 제조업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나?
▶3D 프린터의 진짜 가능성은 더 많은 제품을 3D 프린터로 직접 생산할 때 드러날 것이다. 언제든지 디자인을 바꿀 수 있어 제조 라인에 더 큰 유연성을 부여한다. 개별 주문생산이 더 쉬워져 지금 보다 더 현지화된 제조방식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기업이 세계를 대상으로 물건을 팔 때 특정 국가에서 생산하고 만들어진 제품을 수출하는데, 앞으로는 디자인을 공유하고 3D 프린터를 이용해 어디에서나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상품 자체를 이동시키기보다는 디지털화된 디자인을 공유해 각 지역에서 3D 프린터로 생산하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 대유행으로 더욱 중요해진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3D 프린터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
▶그동안 치과 시장에서 상당한 성장을 이뤄왔다. 이 분야는 폼랩 수입의 25%를 차지한다. 환자가 단 한 번 치과를 방문하는 것으로 크라운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을 선보였는데 이런 것은 3D 프린터로만 가능하다.

이 밖에도 발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신발에 넣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고, 정형외과 수술에 이용할 수 있는 가이드 제품도 있다. 관절 수술은 매우 힘든데 특정 환자에 맞춰 프린트된 가이드가 있으면 수술에 큰 도움이 된다.

-한국 기업들은 3D 프린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이미 아마존, 구글, 애플 등 미국 혁신기업들이 더 좋은 제품을 더 빨리 디자인하기 위해 3D 프린터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에도 3D 프린터는 중요하다. 삼성, LG 같은 유수의 전자제품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실험이 필요하다. 이는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데,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새로운 디자인 등을 빠르게 시도해 볼 수 있다.

-한국은 자동차 산업에서도 앞서는데 3D 프린팅을 자동차 제조에도 적용할 수 있나?
▶테슬라를 비롯해 거의 모든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미 3D 프린터를 이용하고 있다. 폼랩은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와도 협력을 시작하려 한다.

-용도에 따라 프린터 제품이 다양한데 어떻게 제품군을 관리하나?
▶제품군 관리는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단지 프린터 기기만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구동 소프트웨어와 프린팅에 이용되는 재료도 함께 만든다. 이를 모두 개발해서 동시에 작동하게 해야 한다. 폼랩은 제품군 관리에어 성공적인 대기업을 보고 배우려고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