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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밸류체인 재편…"현지화 디자인 도구가 뒷받침"

[2020 키플랫폼-키맨 인터뷰]

김상희 조철희 | 2020.05.1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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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캐러더스 캔바 글로벌 부문장/사진제공=캔바
# 애플은 아이폰을 생산할 때 제품 기획과 디자인은 미국에서 하고, 부품은 한국과 일본에서 조달한다. 제조는 대만 기업인 폭스콘에 맡긴다.

# 핀란드 신발 생산업체 포마핀의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디자인해 에스토니아에서 만든다. 핀란드에서는 제품 생산 전 과정을 관리한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은 그동안 효율성을 극대화 하기 위해 세계 각국으로 제품 생산의 과정을 나눴다. 이른바 밸류체인(value chain) 가치사슬이다. 그러나 코로나19(COVID-19) 대유행으로 글로벌 밸류체인은 큰 타격을 입었다. 생산 각 과정이 최적의 입지에서 이뤄지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전 세계의 국경이 봉쇄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오히려 독이 됐다.

코로나19에 크게 데인 글로벌 기업들이 리쇼어링(생산시설의 본국 회귀) 등 기획과 디자인, 생산, 판매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글로벌 밸류체인의 재정비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새롭게 펼쳐질 미래상과 한국 기업들의 대응 전략을 제시할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컨퍼런스 '2020 키플랫폼'(K.E.Y PLATFORM 2020)이 글로벌 밸류체인의 중요한 한 축인 디자인 분야에서 혁신적 플랫폼으로 진입 문턱을 낮춘 캔바(Canva)의 레이첼 캐러더스 국제운영책임자의 인터뷰를 통해 재편되는 글로벌 밸류체인 속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캔바의 비즈니스는 어떻게 시작했나.
▶공동창업자인 멜라니 퍼킨스가 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가르치던 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포토샵 같은 복잡한 디자인 도구는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거대한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 사용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때 제약 없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디자인할 수 있는 단순하고 접근이 쉬운 무료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누구나 어떤 것이든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캔바 비즈니스의 시작이다.

-캔바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캔바 비즈니스는 모든 사람들이 디자인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캔바를 웹과 모바일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나 100여 개의 다른 언어로 이용할 수 있도록 현지화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화를 통한 접근성 향상은 캔바의 기업정신이자 상품전략의 핵심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비즈니스 전략을 실행하나.
▶미국 중소기업과 한국 중소기업의 디자인 요구는 매우 다르다. 따라서 다양한 사용자의 디자인 요구를 지원하기 위해 한글 폰트를 수십여 개 만들기도 했고, 플랫폼 전반에 걸쳐 끊김 없는 디자인 경험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작업 중에 새로운 것을 창출할 수 있게 한다.

-캔바 조직은 어떻게 운영되나.
▶가치사슬을 고려해 팀원들을 제품 그룹과 전문성 그룹으로 나누어 조직했다. 제품 그룹은 직접 생산에 기여하는 직원들로 구성되고, 전문성 그룹은 특정한 공예기술이 있는 직원들로 구성된다. 이 두 그룹은 모두 사업 운영팀의 지원을 받는다. 사업 운영팀은 제품개발과 마케팅 활동의 효율성을 측정한다. 이런 방식으로 모든 팀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분야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알게 된다.

-현지화는 어떻게 이뤄지나.
▶현지화와 관련해 제품 전반에 걸쳐 사용되는 인공신경망 번역이 놀랄 만큼 발달하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템플릿 보관소를 번역했고, 그 결과 사용자들이 보다 현지화된 디자인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비영어 사용자가 캔바에 로그인해 디자인을 열면 모두 영어로 돼있어 사용자가 그것을 편집해야 했지만 지금은 현지 템플릿 보관소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번역된 현지화된 템플릿을 볼 수 있다.

-AI 활용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인공신경망 번역 AI는 5만 개가 넘는 캔바의 영어 템플릿을 신속하게 현지화할 수 있도록 한다. 15개 이상의 언어로 수동 번역을 할 때 과거에는 수년이 걸렸을 일을 18개월 만에 가능하게 한다. 이 덕분에 어디서나, 누구나 가능한 디자인이라는 캔바의 기업 정신에 부합하면서 사용자들에게 보다 신속하게 가치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