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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끼리 대화하는 'AI CAR', 교통사고 막는다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⑨<인터뷰> 브람 헨드릭스 오토모티브NL 매니저

헬몬트(네덜란드)=김평화 | 2016.03.24 06:01

# 네덜란드 남부 한적한 도시 헬몬트에 자리 잡은 오토모티브 캠퍼스(Automotive Campus). 이곳은 자동차 관련 기업 160여 곳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곳이다. 지난 2월 오토모티브캠퍼스의 엄브렐라(운영 조직) 역할을 하고 있는 오토모티브네덜란드(AutomotiveNL)를 방문, 이들의 생태계를 눈으로 확인했다.

오토모티브캠퍼스엔 정부와 기업, 학자들이 모인다. 회원사들은 교통 혼잡과 주차 문제 등 자동차 관련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요즘에는 커넥티드카(connected car)를 활용한 ‘자동차들 간의 대화’ 등 주행 안전성을 높이는 과제가 포함된 ‘유러피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자동차다. IT기술을 자동차에 접목시켜 인터넷 접속이 가능토록 한다. 다른 차량, 신호등 등 교통 인프라와 무선으로 연결해 실시간으로 위험을 경고한다. 네비게이션은 물론, 이메일, 멀티미디어, SNS까지 설치된, 말그대로 ‘대화하는 자동차’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곳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전역에서 다양한 영역의 기술 협업이 이뤄진다. 네덜란드가 자동차 산업 강국으로 불리는 이유다. 독일처럼 내세울 만한 자동차 브랜드는 없지만 이처럼 자동차 관련 산업에서 내실을 키운 덕분이다.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은 지난 2월 브람 헨드릭스 오토모티브NL 스마트모바일리티 담당 매니저를 만나 자동차 산업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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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람 헨드릭스 오토모티브 네덜란드 매니저가 오토모티브 캠퍼스의 연구과제 중 하나인 스마트카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평화 기자

- 오토모티브NL는 어떻게 운영되나?
▶ 오토모티브NL은 네덜란드 자동차 산업 전반의 엄브렐라 역할을 하는 비영리 단체다. 10명 미만의 직원이 일하며 정부의 펀딩을 받아 연구실을 운영하고 프로젝트를 관리한다. 네덜란드 전역에 161곳의 회원사가 있는데, 이들이 지불하는 멤버십피로 운영된다. 회비는 회사 규모에 따라 연간 500~1만5000유로를 받는다.

- 회원사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 회원사들은 정보를 공유하며 미래 먹거리를 함께 개발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들이 서로 대화해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 중인데, 내비게이션 업체와 자동차 부품 업체,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등이 모두 관련돼 있다. 캠퍼스 안에서 내부 경쟁이 이뤄진다. 그래서 혁신도 끊임없이 이뤄진다. 아울러 교통 생태계를 구축해 관련 회사들의 미팅을 주선하고 시설을 관리한다. 에어백 등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실험장소도 제공한다.

- 트래픽센터의 역할은 뭔가?
▶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도로 안전 강화가 목적이다. 네덜란드 남부지역의 도로 네트워크를 모니터링한다. 이곳의 전문가가 충돌 사고 등 돌발적인 상황이 교통에 미칠 영향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교통 흐름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다. 도로의 중요한 곳마다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 실시간 교통상황을 점검한다. 충돌사고가 일어날 경우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관리자나 경찰에 연락해 빨리 처리되도록 한다. 또 이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우회경로는 어딘지 등의 정보를 운전자에게 준다.

- 작고 한적한 도시인 헬몬트시에 자리 잡은 이유가 있나?
▶ 자율주행차(Self-driving car)를 개발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헬몬트에서 아인트호벤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있는데, 1년에 5회 정도 봉쇄시키고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한다. 교통 정보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기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기술 관련 학문의 중심지인 아인트호벤과 가깝다는 점에서 연구인력 수급에도 도움이 된다.

- 커뮤니케이션 차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 ‘도킹 트래픽’ 기술(자동차에 탑재된 네트워크 연결 기술)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현재 위치의 GPS 데이터를 얻는다. 특정 자동차가 브레이크나 엑셀을 밟는 것도 데이터로 입력된다. 도로에 주행 중인 모든 자동차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연료 낭비도 줄일 수 있다. 급정거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해킹 같은 부작용이 예상되는데, 이를 막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 한국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 교통 혼잡이나 주차 문제, 안전 주행 등에 대한 고민은 네덜란드나 한국 뿐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 공통적이다. 네덜란드에서 연구가 끝나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외국에 프로젝트를 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독자적인 솔루션을 이곳에서 만들어 전세계에서 활용토록 하는 게 비즈니스 포인트다.


- 회원사로 받아들이는 조건은?
▶자동차 관련 업종이라면 어느 회사에든 열려 있다. 독일이나 프랑스 국적의 회원사도 일부 있다. 자동차에 쓰이는 조명 부품 업체도 최근 회원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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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 관련 업체들이 협력하는 오토모티브캠퍼스에 전시돼 있는 자동차 엔진/사진=김평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