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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스타트업 31곳 뭉쳤더니…'매출 2배, 비용 절반'

[미리보는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 <인터뷰-12> 윔 렌더스 브레인포트디벨롭먼트 프로젝트 매니저

아인트호벤(네덜란드)=김평화 | 2016.04.04 05:30

네덜란드에는 3개의 '포트(Port, 항구)'가 있다. 공항 중심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에어포트, 항구가 있는 로테르담은 씨(sea)포트, 그리고 브레인포트다. 브레인포트는 우수한 인재가 몰려 있는 아인트호벤을 포함한 네덜란드 남부지역 일대를 일컫는다. 이곳 사람들 스스로도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지역에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브레인포트에 자리잡은 하이테크 캠퍼스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입주한 클러스터(기업단지)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은 지난 2월 하이테크 캠퍼스를 방문했다. 디지털 코딩 전문업체 코디스와 애플리케이션 제작업체 페스타, 그리고 이곳의 총괄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하는 브레인포트디벨롭먼트를 만나 클러스터가 운영되는 방식을 들었다.

하이테크 캠퍼스는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기술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모인 곳이다. 매니저 역할을 자처한 브레인포트디벨롭먼트는 회원사들의 능력을 조합해 고객들에게 필요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하이테크 캠퍼스의 협업 과정을 보여줄 사례가 있다. 네덜란드에는 수로가 많다. 배가 지나칠 때마다 교량을 올렸다 내렸다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고객사의 발주가 들어왔을 때의 이야기다.

코디스의 핵심역량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소프트웨어 제작 기술이다. 페스타는 최종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또 다른 회원사는 실제로 교량을 설치하기 전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가동해 시행착오를 줄이는 기술을 갖고 있다.

이렇게 클러스터 내 기업들의 역량을 조합한 결과, 발주 고객사는 한 업체에만 맡기는 것에 비해 절반의 비용만으로도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클러스터 내 기업들의 매출도 2배 이상 늘었다.

윔 렌더스 브레인포트디벨롭먼트 프로젝트 매니저는 "높은 품질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가능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회원사와 고객사 간 유대감을 형성한다"며 "열린 융합이 클러스터 운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윔 매니저와 함께 이곳에 입주한 기업을 대표한 베노뷰팅 코디스 디렉터, 제론드 브루인 페스타 CEO와 하이테크 캠퍼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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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윔렌더스 브레인포트디벨롭먼트 프로젝트 매니저, 베노뷰팅 코디스 디렉터, 제론데브루인 페스타 CEO

- 클러스터를 조성한 계기는 무엇인가.
▶ 나는 있는데 남은 없는 기술, 나는 없는데 남은 있는 기술, 이런 것들을 같이 활용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기술력을 갖췄지만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기업들은 보호가 필요하다. 클러스터에 모인다면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 네덜란드 남부지역에 자리잡은 이유가 있나.
▶ 산업혁명 4.0은 '연결'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네덜란드에서도 '브레인'들이 모인다는 지역에 클러스터를 꾸린 이유다. 이 곳에는 '하이테크'로 분류될만한 기술력을 갖춘 31개 스타트업들이 모여 있다.

- 고객사의 어떤 니즈에 집중했나.
▶ 고객들의 수요에는 일정 패턴이 있다. 수많은 협력업체들로부터 각각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이것을 한번에 할 수 없다는 것이 고객사들의 공통된 고민이었다. 특히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하이테크 분야에서는 A업체와 조율 이후 B업체와 조율이 또 필요한 식이었다. 이것을 한번에 해결해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한다면 분명히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클러스터는 회원사들의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 최종 사용자에 ICT 구축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한번에 해결해주는 '올인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행착오 없이 한번에 답을 준다'는 것이 우리 솔루션의 매력이다. 한 고객사의 경우 ICT 기술 전 단계를 이곳에 맡기고 업무시간이 40% 정도 줄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회원사들의 매출도 이전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 회원사들은 어떤 기업들이 있나.
▶ 31개 업체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빅데이터, 시뮬레이션, 컴퓨터 프로그래밍, 디자인은 물론 사용자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IoT(사물인터넷) 등 ICT 분야 전문기술을 갖춘 회사들이다. 브레인디벨롭먼트는 이들의 능력을 조합해 최적의 솔루션을 찾는 매니저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