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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후 미래를 본다 ‘키플랫폼’] 형식 파괴·비전 제시·자유로운 소통…총회 이모저모

정현수 | 2013.06.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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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트램 드로기 그룹 전략자문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창사 14주년 기념 글로벌 컨퍼런스 '키(K.E.Y) 플랫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홍봉진기자 honggga@
머니투데이가 창사 14주년을 맞이해 18일 개최한 '2013 키플랫폼(K.E.Y. PLATFORM)' 총회에서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교수(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가 미국 시카고에서 직접 화상으로 연결한 강연이 끝난 직후 한 노신사가 질문에 앞서 인삿말을 건냈다.

"시카고 대학은 콜롬비아와 캠브리지 다음으로 노벨상을 많이 수상할 정도의 훌륭한 대학입니다". 시카고대 교수인 굴스비 교수에게 던진 말 그대로 인삿말이자 농담이 섞인 도전장이었다.

굴스비 교수도 그냥 넘기진 않았다. "시카고 대학은 노벨상을 가장 많이 수상한 대학입니다. 위키피디아를 보셔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라며 이미 잘 아는 질문자를 향해 "당장 한국으로 잡으러 가겠다"며 농담으로 맞받았다.

자유로운 토크쇼 형태로 기존 글로벌 포럼의 획일성에서 탈피한 '2013 키플랫폼'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굴스비 교수에게 질문을 던진 이도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제롬 글렌 회장이었다.

'2013 키플랫폼'은 불확실성 돌파를 위한 관점 구축이라는 주제로 이날 오전 9시부터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렸다.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여러면에서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토크쇼 형태의 무대 공간을 위해 일반적인 컨퍼런스에서 볼 수 있는 테이블도 모두 없앴다. 진행은 마이클 트램 드라기 그룹 전략자문 대표가 맡았다.

◇"키플랫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2013 키플랫폼'의 파격적인 형식은 개회식부터 시작됐다. 트램 대표는 "이번 컨퍼런스는 혁신적인 토대 위에 구축됐고 세계에서 이뤄지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위한 토론의 장"이라며 '2013 키플랫폼'을 설명한 뒤 컨퍼런스의 주최자인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 회장을 소개했다. 연단에 오른 두 사람은 토크쇼 형태로 대화를 이어갔다.

기존 컨퍼런스에서 볼 수 있는 그 흔한 기조연설도 없었다.
홍 회장은 트램 대표와의 대화에서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외부로부터의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만들어서 공유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콘텐츠의 핵심뿐 아니라 포맷상의 변화도 추구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키플랫폼 사무국이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 미국과 유럽, 아시아 소재 헤지펀드 및 PEF(사모펀드) 소속 펀드매니저 100명을 대상으로 5년 후 미래를 예측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결과 발표에 앞서 '5년 뒤 세계와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특별영상도 상영됐다. 설문조사 결과를 압축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종의 영화였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세계 펀드매니저 100명은 경제 부양을 위해 아베노믹스 정책을 펼치고 있는 일본이 앞으로 5년 안에 재정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유럽의 위기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유로화 동맹의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장과 강상규 머니투데이 미래연구소M 소장에 의해 청중들에게 공유됐다. 김 원장은 "향후 5년은 세계경제가 회복되지 못하는 '낮은 포복'의 시대와 출구전략 추구라는 두 가지 힘이 작용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5년은 저성장 기조 속에서 국가별 지위가 확연히 구분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럽, 중국 최고 전문가들이 내다본 미래는?

펀드매니저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국과 유럽, 중국을 대표하는 최고 전문가들의 미래예측이 이어졌다. 키플랫폼 사무국은 미국을 대표하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대 교수 외에도 카렐 란누 유럽정책연구센터(CEPS) 대표와 저우창우 중국 재정부 아태재경흥발전중심 부주임을 초청했다.

굴스비 교수는 "2018년의 글로벌 시나리오를 그려볼 때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앞으로 12~18개월이 가장 비관적인 시점"이라며 "하지만 미국과 아시아의 경우 앞으로 5년 후를 보면 낙관적인 근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의 경우 5년 후 약간의 불안감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란누 대표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란누 대표는 "최근 유럽의 주식시장을 살펴보면 성장 추세를 이어가는 등 수많은 투자자들이 극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고, 은행권의 가치도 2배 증가했다"며 "정치적으로 문제는 있지만 유럽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낙관해도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발표가 끝난 후 진행을 맡은 트램 대표는 "앞으로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혁신과 변화, 협력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가는 혁신, 새로운 정보와 혁신에 적응하는 변화, 동맹관계를 맺고 국가간 새로운 협력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창의적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모델인 '사회투자'와 '공유경제'를 새로운 경제의 대안으로 제시한 뒤 배려의 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경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특강으로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아울러 키플랫폼에서 발표된 미래 예측 자료는 전세계 외신 400여곳에서 인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