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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로 감정읽는 인공지능…"추억을 꺼내드려요"

[2016 키플랫폼: 4차산업혁명 대응전략]⑬<인터뷰>제이슨 머코스키 & 리 카퍼톤 비포에버미 공동창업자

앨버커키(미국)=김평화 이은지 | 2016.04.05 06:01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영상으로 담는다. 이 영상은 실시간으로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된다. 자신의 경험과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함께 보며 학습하고 성장한다. ICT(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바뀐 현대인의 일상이다. 인생의 매 순간이 데이터로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력엔 한계가 있다. 데이터가 쌓인다 하더라도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미국 남부 내륙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자리 잡은 스타트업 비포에버미(Be Forever Me)는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대신 기억해준다. 내가 행복한 순간에 누가 늘 함께 했는지, 무엇 때문에 자주 화를 냈는지, 3년전 여름에 누구와 함께 했는지 비포에버미의 스토리텔링 플랫폼을 통해 기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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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카퍼톤 비포에버미 CFO

비포에버미는 인공지능 기반 알고리즘으로 영상·음성 빅데이터를 탐색하고 분류한다. 키워드를 활용, 빅데이터 중 의미있는 정보를 추출한다. 영상 속 대화내용을 키워드로 바꿔 성별과 나이는 물론, 30여가지의 감정을 구별해낸다.

제이슨 머코스키 비포에버미 CTO(최고기술경영자)는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복잡한 상황에서 미세한 감정까지 알아 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언제든지 음성검색을 통해 편리하게 찾아 볼 수 있는 직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포에버미가 최고 가치로 여기는 것은 ‘인간의 행복’이다. 머니투데이의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취재팀은 지난 1월 앨버커키에서 비포에버미의 공동창업자인 머코스키 CTO와 리 카퍼톤 CFO(최고재무관리자)를 만나 영상·음성 데이터를 활용한 이들의 알고리즘에 대해 들어봤다.

- 영상·음성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있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롭게 접근 가능한 영역에 주목했다. 자신의 추억을 데이터로 만들어 보관하고 싶어하는 사용자들의 니즈에 착안한 아이디어다. 빅데이터 시대에 인간의 기억력엔 한계가 있지만 여전히 매일 새로운 데이터가 만들어진다. 인간보다 잘 기억하고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삶을 좀 더 깊게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서다.
- 어떻게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했나.

▶ 정보통신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봤다. 시공간을 초월한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사물인터넷을 통해 쌓인 영상과 음성 빅데이터가 홈케어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앞으로 더 주목받게 될 것이다. 이 분야에 대한 니즈는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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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머코스키 비포에버미 CTO

- 개발한 알고리즘은 어떻게 활용되나.
▶ 우리는 방대한 양의 음성데이터를 지속적으로 분석한다. 우리의 알고리즘은 갈수록 더 정교하고 섬세해진다. 같은 국적이더라도 연령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와 몸짓이 다르다.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알고리즘은 훨씬 정교해진다. 머코스키가 개발한 탑재된 인공지능으로 데이터를 끊임없이 탐색하고 분류한다. 사용자의 생활을 데이터로 바꿔 ‘생일엔 보통 무엇을 했나?’ 같은 질문의 대답을 찾아준다.

- 대기업도 관심을 보이나.
▶ 비포에버미에 관심을 갖는 대기업들이 많다.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데이터를 통해 언제 행복한지를 알 수 있다. 이 정보는 기업들이 마케팅을 위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 이미 재무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 비포에버미의 타깃은 누구인가.
▶ 비포에버미의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의 핵심은 정서적인 공감과 분석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도 있다. 하지만 일차적인 목표는 미국 내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나 이를 바탕으로 다른 언어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의 제한된 인력과 자금으로 많은 언어를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할 수 없다. 이것이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차이점이다.

- 스타트업의 방향성을 말하는건가.
▶ 그렇다. 스타트업은 단발성 프로젝트로 진행하면 안 된다. 넓은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것보다 사업의 정교함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한방’을 노리는 것보다 빠르게 실험하며 실수를 줄여가는 게 성공의 핵심이다. 한가지 아이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간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놓칠 수 있다.

- 앞으로 확장 계획은?
▶ 우리 플랫폼의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 각 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잘 전달 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 인간의 감정을 분석하는 것이 우리의 핵심기술이자 역량인 만큼 현지 회사와의 융합(콜라보레이션)은 필수다. 우리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실을 다진 후 확장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면 현지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현지 상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이 부분에 집중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