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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달라질 인류의 삶에 주목하라"

[2016 키플랫폼: '4차 산업혁명' 글로벌 리더를 만나다]<인터뷰-18>헤르만 뮬더 니엔로드경영대 교수

방윤영 | 2016.06.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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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뮬더 니엔로드경영대학교 교수/사진=이동훈 기자
"제4차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 등 새로운 기술들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또 한 차례 인류는 커다란 성장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이들이 새롭게 등장할 기술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하지만 헤르만 뮬더 니엔로드경영대 교수는 '인간의 삶'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난 4월28일,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 2016)'에 첨석한 뮬더 교수는 특별취재팀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은 우리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뮬더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과 지속가능한 금융 분야 전문가다. 그는 특히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을 만든 인물로 유명하다.

이는 금융기관의 환경·사회적 책임을 내세운 자발적 행동원칙이다. 금융기관이 댐·도로 등 환경·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국제적 대규모 개발사업에 자금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현재 씨티그룹, HSBC 등 세계 60여개 금융기관이 이 원칙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금융기관은 세계 프로젝트 금융시장의 70~80%를 차지한다.

이러한 업적으로 뮬더 교수는 미국 '트레저리앤리스크 매거진'(Treasury and Risk Magazine) 선정 '재무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2007년)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네덜란드 사회경제위원회의 다국적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고문, TEEB(생태계와 생물 다양성 경제학) 자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핀테크가 인류의 삶을 향상 시키는 데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기술의 발전으로 IT(정보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시장인 핀테크가 등장했다. 핀테크는 효용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발전시킬 수 있다.

금융에는 기업, 일반고객,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 금융이 어떤 태도를 갖느냐에 따라 사회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적도원칙'과 같이 금융이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를 막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전통적인 금융권은 변화에 느리다는 점이다. 반대로 핀테크는 빠른 실행력으로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컨대 고금리에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던 사람들에게 중금리 대출이란 새로운 상품을 제시한 P2P(개인 대 개인) 대출, 외국인 노동자들의 해외송금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는 비트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등이 있다. 핀테크가 전통 금융기관과 경쟁하면서 금융이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

-CSR, 지속가능발전이 왜 중요한가.
▶네덜란드 ABN AMRO 은행 부사장으로 활동하던 때 인도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다. 인도는 중학교만 가더라도 여학생을 찾을 수 없다. 학교 시설이 열악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를 금융으로 해결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마이크로파이낸싱(저소득층 소액대출), 여성 등이 얼마나 중요한 의제인지 깨닫게 됐다.

4차 산업혁명이 신성장동력으로 작동하려면 소외계층의 인력 손실을 줄이고 이들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시장을 발굴, 인류 전체의 삶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한국의 CSR, 지속가능한 발전 혹은 금융을 평가한다면.
▶한국은 CSR, 지속가능발전에 관련된 어떤 지표도 국제기구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 한국 기업과 관련된 데이터가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자 G20 국가로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60여년 동안 3차 혁명을 이뤄낸 국가다. 앞으로 국제사회를 이끌고 타 국가의 모범이 되려면 이런 분야에도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에 엄청난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