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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빼앗기기 싫다면…탈중앙화 블록체인 이용하라"

[2018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맥클레인 윌키슨 누사이퍼 공동창업자 겸 CEO

실리콘밸리(미국)=키플랫폼 특별취재팀 | 2018.04.03 07:00

편집자주 |  글로벌 경제의 빠른 변화 환경을 심층 조망해 새로운 기회 요인을 포착하는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이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하는 탈중앙화 현상에 초점을 맞췄다. 탈중앙화를 핵심가치로 내포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를 파헤치고, 공정·투명·참여의 가치를 좇는 미래의 주권자 '1020 밀레니얼 세대'의 인식구조를 해부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기업가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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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철희 기자
"단지 서비스를 이용하고자 할 뿐, 자신의 데이터를 내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 실리콘배리 소재 분산형 시스템 보안 기업 누사이퍼(NuCypher)의 맥클레인 윌키슨 공동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사진)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거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중앙집중적 데이터 지배를 경계한다. 중앙집중적 서비스는 사용자 개인들에게 각종 데이터를 요구하는데 이는 정작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윌키슨 CEO가 생각하는 대안은 탈중앙화를 지향하는 블록체인이다. 서비스는 마음껏 이용하면서도 개인의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플랫폼에 쉽게 내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환경에선 참여자들끼리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지만 탈중앙화 구조라 어느 누군가나 한 기관이 데이터를 독점할 수 없다. 블록체인이 확산되면 거대 플랫폼 기업 중심의 데이터 지배구조가 와해될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사회적으로도 분권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의 특별취재팀은 최근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윌키슨 CEO를 만나 블록체인과 탈중앙화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그는 오는 19~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2018 키플랫폼'에 강연자로 참석한다.

-중앙집중적 서비스의 장점도 있을텐데.
▶효율적이지만 신뢰의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구글을 완전히 신뢰해 지메일에 자신의 모든 이메일을 보유한다면 더 빠르고 효율적인 일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구글이 나의 모든 이메일을 읽고 광고에 활용할 수도 있다. 효율성을 위해 그들에게 맡기고 원하는대로 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글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그렇지 않은 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탈중앙화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인가.
▶중앙집중적 서비스는 개인에게 각종 데이터를 요구한다. 이는 대중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대중은 단지 구글, 페이스북, 우버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기능을 이용하고 싶을 뿐이지 자신의 데이터를 마냥 내주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서비스는 원하지만 데이터를 무작정 빼앗기기 싫다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탈중앙화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중앙집중적 시스템과 탈중앙화 시스템이 공존할 수도 있지 않나.
▶블록체인이 기존 중앙집중적 시스템을 모두 와해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전통적인 중앙집중적 시스템이 더 낫다. 웹 서버처럼 매우 높은 성능을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는 중앙집중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좋다. 탈중앙화 시스템은 데이터 소유자가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완전한 제어권을 유지하고 싶은 분야에 적합하다. 의료 기록 등이 대표적이다. 또 콘텐츠 분야에서도 분산형 유튜브, 분산형 넷플릭스를 상상해 볼 수 있다.

-페이스북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보는가.
▶활용이 가능하지만 쉽게 채택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기존 비즈니스를 해치거나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암호화 하기에 광고 비즈니스에는 부적합할 수 있다. 탈중앙화 서비스를 제공할 동인이 많지 않다. 다만 블록체인에 관심은 가질 것이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의 접근성과 UX(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중요하게 활용될 수도 있다.

-누사이퍼 창업 전 투자은행에서 일했는데 왜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는가.
▶2015년부터 블록체인과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금융·경제 분야와 교차점이 있어 주의 깊게 살펴봤다. 블록체인이 아주 초기 단계의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아직은 암호화폐가 지불을 위한 뛰어난 수단이라고 할 수 없고, 관련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지만 매우 흥미로운 기술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