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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경제위기 극복하려면…"대규모 재정투자가 답"

[2020 키플랫폼-키맨 인터뷰]

조철희 김상희 | 2020.05.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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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 재정정책은 지원금 같은 보호적 조치가 아닌 인프라 투자와 같은 대규모 지출이어야 합니다."

세계 최고의 거시경제 예측 전문가로 인정받는 찰스 듀마(Charles Dumas) TS롬바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1일 머니투데이미디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의 '포스트 팬더모니엄' 프로젝트를 위한 서울-런던 화상인터뷰에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속도가 붙기 위해서는 각국 정부가 직접 돈을 써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감세나 보조금 지원 등은 보호적 조치로 통화정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정책은 인프라, 부동산, 건설 분야 대규모 투자와 같은 방식이어야 경기에 효과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계획을 천명한 '한국판 뉴딜' 정책의 방향에도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컨설팅펌 TS롬바드에서 1998년부터 일한 듀마 이코노미스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경제교사로도 알려진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부터 '명료한 분석과 설득력 있는 디테일'이 강점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듀마 이코노미스트와의 화상인터뷰 내용은 오는 28~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리는 '2020 키플랫폼'(K.E.Y PLATFORM 2020)을 통해 상세히 소개된다. 2020 키플랫폼은 포스트 팬더모니엄 시대에 새롭게 펼쳐질 미래상과 한국 기업들의 대응 전략·솔루션을 제시할 계획이다.

다음은 듀마 이코노미스트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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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회복 추세를 V자형 반등, U자형 회복, L자형 둔화 등 어떤 형태로 예상하는가.
▶현재 U자의 첫 획을 따라 하강 중에 있는데 이후에는 U자의 바닥을 따라 천천히 가다가 아마도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그 속도는 느릴 것으로 보인다. 속도가 붙으려면 정부가 지금 재정을 써야 할 상황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실제로 재정을 투입해야만 한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돈을 풀어야 한다는 뜻을 넘어 정부가 직접 많은 돈을 써야 한다.

-현재 각국 정부가 재정을 풀고 있지 않은가.
▶미국과 유럽의 재정정책은 주로 보호적 조치다. 중국이 은행들에 지불유예를 해주는 통화정책으로 달성하는 효과를 위해 미국과 유럽은 재정정책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이는 기업 도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측면에서 크게 유용하지만 실제로 소비가 되살아나도록 하지는 못할 것이다. 감세나 보조금·지원금 정책은 불황을 피한다는 측면에선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돈을 쓰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경기회복 노력이 효과를 거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경기회복에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은 정부가 실제로 돈을 쓸 때였다. 그런 점에서 중국을 보면 재정정책의 효과가 기대된다. 중국은 인프라, 건설, 부동산에 정부가 직접 돈을 쓰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 중에는 이같은 대규모 정부 지출 계획이 아직 없다.

-소비심리를 살리는 것도 관건으로 보인다.
▶걱정되는 것은 미국과 유럽에서 봉쇄 조치를 완화하고 나서도 사람들이 "백신이 나올 때까지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가거나 극장에 가지는 않을 거야. 식당이나 술집에도 가고 싶지 않아.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을지도 모르는 곳 근처에는 가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여름이 지날 무렵에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매우 신중할 것이다. 기업들은 당연히 자본 지출을 삭감할 것이다. 또한 주식시장에 자산을 많이 투자한 가계는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고, 따라서 저축성 자산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앞으로 훨씬 더 많이 아끼고 저금을 다시 더 늘려야 한다고 느낄 수 있다. 아주 다양한 이유로 반등이 꼭 그렇게 강하지는 않을 것 같다.

-제로금리, 초저금리 정책도 효과가 없는가.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결정짓는 것은 감염에 대한 우려이지 금리는 별로 상관이 없다. 일본과 서유럽에서 금리를 마이너스로 낮췄는데 실질금리 하락으로 인해 저축을 더 많이 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서 연금의 가치상승 속도가 느려지고 실질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둘째, 은퇴 시점의 생활수준이 어느 정도이든 은퇴자는 목돈이 필요한데 그래서 여러 이유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면 이들은 실제로 소비를 억제하고 저축을 늘린다. 특히 유럽이 그렇고, 일본도 이런 현상이 어느 정도 발생하고 있다.

-초저금리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을 예로 들면 현재 런던을 떠나 시골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이 모든 상황이 끝나면 시골 집값이 올라가 있을 것이고, 런던의 집값은 하락했을 가능성이 있다. 런던의 집값은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따라서 이는 흥미로운 변화다.

미국의 경우 일단 진정한 의미에서 회복이 시작되면 주택시장에 유리하게 작용해 어느 정도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독일에서도 집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독일인은 대부분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임대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혜택을 보고 있는 독일인은 아주 많지 않은 것 같다. 부동산은 해당 지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사안별로 분석 결과가 매우 많이 달라질 것이다.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반화된 국가적 패턴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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