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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그플레이션 암운, 신흥국 위기 가능성 '글로벌 경제 시나리오'

[2022 키플랫폼] 글로벌 경제 리스크 시나리오 발표

이창섭 | 2022.04.2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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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덕 키플랫폼 총괄 디렉터가 28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2 키플랫폼'에서 '불안정한 세계 : 복합 리스크의 현실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포와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전세계 경제가 위기에 빠진다.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암운이 각국 경제를 억누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중국의 경제위기까지 수많은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세계를 덮친다. 대한민국에도 위기의 파고가 거세진다.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2 키플랫폼'(K.E.Y. PLATFORM 2022)의 총괄디렉터 황종덕 머니투데이 부국장이 28일 개막총회에서 발표한 '글로벌 경제 리스크 시나리오'다. 황 부국장은 '불안정한 세계: 복합 리스크의 현실화'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복합 리스크를 헤쳐 나갈 대한민국의 세 가지 '천궁'으로 △한국형 3축 체제 강화 △동유럽과 전략적 연대 △적극적 기술투자·인재양성을 제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금리인상에 신흥국 경제 위기 가능성


황 부국장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급격하고 지속적인 금리인상, 신흥국 경제 위기 가능성 등을 짚었다. 그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글로벌 금리 추격 상승, 유동성 축소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잇달아 전개되면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며 "그 중간 과정에서 볼 수 있는 단계가 신흥국 금융 위기"라고 말했다.

1994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이어진 한국 외환위기 등 동아시아 신흥국 자본 유출 사태를 사례로 들었다. 황 부국장은 "미국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자산 축소를 단행한다면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한 신흥국부터 디폴트가 발생할 것"이라며 "신흥국 디폴트 도미노가 결국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 금융위기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중국이 오히려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 마리 '회색코뿔소'로 불리는 부동산 거품, 그림자 금융, 높은 수준 부채가 중국 경제위기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금리인상과 자산축소로 중국이 외환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했다.

황 부국장은 "중국은 외화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금융위기 발생은 어렵다는 신화가 있었지만 이미 중국 외환보유고와 필요외환보유고 간 차이는 많이 축소되고 있다"며 "외환보유고 자체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필요외환보유고를 채우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에 덮친 코로나19(COVID-19) 재유행 위기도 지적했다. 황 부국장은 "강력한 코로나 대응 조치는 특히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이어진다"며 "고질적인 세 마리 회색코뿔소 문제에 이런 문제까지 더해진다면 중국발 퍼펙트 스톰이 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체 수출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의존도가 높아 중국 경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중국이 미국과 치열하게 벌이는 패권 경쟁도 우리에겐 커다란 리스크"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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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덕 키플랫폼 총괄 디렉터가 28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2 키플랫폼' 총회에서 '불안정한 세계: 복합 리스크의 현실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러시아·중국 추락한 동유럽 시장으로 대한민국 경제영토 확장하자"


황 부국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를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의 자발적 비핵화와 러시아 침공 사례를 들며 북한의 핵 집착과 한반도 핵 위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토와 중·러 권위주의 블록의 대립 심화, 각국 군비 강화 등 자국중심주의 대두도 우려했다. 프랑스 마린 르펜 대선 후보 사례를 들며 "극우 세력 결집과 준동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기에 새로운 위협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부국장은 "전 세계를 엄습하는 경기침체의 전차를 한반도 앞에서 멈춰 세울 세 발의 천궁을 생각했다"며 글로벌 복합 리스크에 맞설 한국의 전략을 제안했다.

우선 북한 핵 위협에 맞서 한국형 3축 체제와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도발에 대한 원칙적 대응에서 시작해 한미동맹 강화, 한·일 협력체제 복원을 지향하고 이제는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전략은 한국에 우호적인 동유럽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대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나토(NATO)·유럽은 반러시아·중국 동맹으로 정치경제학적 스탠스를 잡았다"며 "러시아는 물론 향후 중국과 무역에서도 상호 간 충돌로 인해 교역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 줄어든 자리에 대한민국 기술, 상품, 서비스를 채움으로써 경제 영토를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 세 번째 천궁은 기후, 식량난, 전염병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에 한국이 선제적으로 기술 투자와 인재 육성을 하는 것이다. 황 부국장은 "탄탄한 제조 기술 역량에 디지털 응용 기술을 결합해 K-스탠더드를 확산한다면 전 세계 다양한 지역, 많은 분야에서 우리 기술과 상품,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아미'(BTS 팬)들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