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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요양, 디지털화만으로는 안돼…사람의 온기 필수"

[2022 키플랫폼] 특별세션2-새로운 노인의 탄생…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이사

정세진 | 2022.04.2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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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이사가 28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2 키플랫폼'에서 '디지로그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실버테크 스타트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적어도 요양 시장과 관련 있는 실버테크는 아날로그와 휴먼터치를 강화하기 위한 기술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보호자와 어르신들의 보육 경험이 높아진다고 믿는다."

이진열 한국시니어연구소 대표이사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2 키플랫폼'(K.E.Y. PLATFORM 2022) '특별세션2-새로운 노인의 탄생'에서 "'더 많이 전화하세요', '더 많이 찾아가세요'하는 게 노인요양시장에서 저희가 바라보고 있는 회사의 핵심 가치"라며 "이 시장에서 고객 경험을 높이려면 무조건 휴먼터치가 높아져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재가노인요양기관에 디지털 솔루션과 플랫폼을 제공하고 관련 용품을 렌탈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한국시니어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재가노인요양은 별도 시설이 아닌 자택에서 노인의 저하된 신체 ·인지 기능을 보조해주는 일련의 서비스와 제품을 통칭하는 말이다. 자신이 오랫동안 살던 집을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 노인이 많다 보니 2020년 기준 10조원 규모의 국내 요양시장에서 재가노인요양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6조4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기능이 저하된 어르신들과 재가요양기관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 기관에 '스마일시니어'라고 이름붙인 플랫폼도 제공해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실버제품을 렌탈해주기도 한다. 스마일시니어에 참여 중인 요양기관들의 매출과 연동해 솔루션 비용도 받는다.

이 대표는 "고령화로 저하된 일련의 기능들은 안경을 끼는 것처럼 하나의 서비스나 제품만으로는 결코 보수되지 않는다"며 "어르신들에게 서비스와 제품들을 촘촘하게 제공해야만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사업모델은 한국 노인요양시장에서 만연한 서비스질의 하향평준화를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일본은 '개호'시장이라 부르는 요양시장의 매출 규모가 연 100조원대에 이른다. 한국의 경우 2만여개의 영세요양기관에서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대표는 "한 기관당 모시는 어르신의 숫자는 평균 20명 안팎이고 고객이 늘 때마다 행정업무도 비효율적으로 늘어난다"고 했다. 국내 요양기관의 평균 매출은 월 2000만원 수준. 매출총이익(영업이익)은 200만원 중반대에 그친다.

이 대표는 영세요양기관을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시장혁신을 시도한다. 그는 "저희 본사가 디지털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을 통해서 오프라인 기반의 마케팅을 디지털화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하이피어'라 부르는 솔루션을 제공해 센터장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수기업무와 비효율적 반복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고 했다. 마케팅 고도화와 업무 자동화로 요양기관에서는 노인들과의 대면접촉이 늘어나게 됐다.

이 대표의 디지털화는 오프라인의 고객 경험을 모바일로 옮기려는 최근의 IT업계 행보와는 결이 다르다. 그는 "저희는 전화든 오프라인이든 20~30분은 붙잡고 상담을 한다"며 "요즘 시대 정신에 역행하는 거다"고 했다. 그는 자동화 챗봇으로는 사회경제적 상황이 모두 다르고 건강상태도 천차만별인 노인들의 요양 상담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요양 시장에서의 고객 경험은 무조건 아날로그로 가야한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