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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출퇴근 30분'…'하늘 나는 자동차' 현실로

[2023 키플랫폼] 타코 반 소메렌 PAL-V 부사장 인터뷰

양윤우 | 2023.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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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 반 소메렌 PAL-V 부사장이 27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열린 '2023 키플랫폼' 특별세션에서 '세계 최초의 상용 비행 자동차'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봤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왔다. 약 200대를 사전 판매하며 세계 최초로 비행 자동차(플라잉 카)를 상용화한 네덜란드의 항공기업 PAL-V(Personal Air and Land Vehicle)가 내년 말까지 첫 고객 출하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달 26일~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3 키플랫폼'(K.E.Y. PLATFORM 2023)에 참여한 타코 반 소메렌 PAL-V 부사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초의 비행 자동차 상용화 계획을 발표했다.

소메렌 부사장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PAL-V의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앞서 회계·경영컨설팅 업체 KPMG 독일과 네덜란드 지사에서 지속가능발전 담당 이사와 전략적 혁신 담당 파트너로 근무했다.

PAL-V는 접이식 프로펠러를 탑재한 비행 차량 'PAL-V 리버티' 모델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속도는 최대 180㎞/h(도로 170㎞/h), 비행 가능 거리는 400~500㎞(도로 주행 시 1300㎞)에 달한다. 평균 185m 길이의 활주로만 있으면 이륙할 수 있고, 착륙 시에는 30m의 활주로만 있으면 된다. 일반 승용차처럼 주차도 할 수 있다.

디자인은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기역학적으로 설계했다. 소메렌 부사장은 "초기 디자인은 우선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차량 형태를 유선형으로 설계해야 했다"며 "동시에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보일지 고민하다 이 같은 날렵한 디자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PAL-V 리버티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꼽히는 '자이로 비행' 기술을 활용한다. 이 기술로 날씨에 상관없이 비행할 수 있다. 돌풍 시 '자기 안정화' 기능을 이용해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다. 난기류도 실제의 20%만 체감할 수 있다.

PAL-V 리버티는 비행모드 사용 시 경비행기로 취급된다. 따라서 주행을 위해서는 일반 운전면허증과 경비행기 조종 면허(PPL)를 동시에 소지해야 된다. 이에 대해 소메렌 부사장은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에게 비행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며 "6주만 교육을 받으면 될 정도로 따기 쉽다"고 덧붙였다.

차량 가격은 29만 9000유로(약 4억 2000만 원)이다. 초기 생산량은 오스트리아, 독일, 스위스, 영국 등에서 판매 예정이다. 소메렌 부사장은 "헬리콥터에 비하면 굉장히 싸고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보다도 가격이 낮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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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V는 접이식 프로펠러를 탑재한 플라이 드라이브 차량 'PAL-V 리버티(PAL-V Liberty)' 모델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사진제공=PAL-V
현재 주 고객은 개인이지만 전문적인 영역으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소메렌 부사장은 "이착륙과 비행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경찰 수색이나 응급 구조활동, 해양경비대 등 여러 전문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며 "50년 전 비행 자동차를 처음 생각했을 때보다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항공 모빌리티 시장은 플라이 드라이브(FlyDrive)와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로 나뉜다. 플라이 드라이브는 도어 투 도어(door-to-door) 항공 이동 수단으로 개인이 소유하고 조종할 수 있다. 반면 도심항공모빌리티는 특정 장소에서 이용이 가능하며 항공사 등 기업이 대중교통 수단으로 제공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에 UAM 상용화를 위해서는 10~15년간 방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된다.

소메렌 부사장은 "PAL-V의 차는 도로주행과 비행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운전 기능이 없는 UAM과는 특징 및 고유한 성격이 다르다"며 "집에서 나와 운전하다가 비행할 수 있는 곳에서는 날아서 이동한 뒤 착륙 후 원하는 곳으로 가면 되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2~3배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PAL-V는 에어버스·볼로콥터 등 경쟁사 중 가장 먼저 유럽연합항공안정청(EASA, European Aviation Safety Agency)의 완전 인증(Full Certification)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020년 EASA로부터 인증에 필요한 2000개 테스트를 마치고 도로주행 승인을 받았다.

현재는 최종 단계인 내공성에 대한 승인을 받기 위해 EASA와 협력 작업을 하고 있다. 내공성은 항공기가 비행 중에 외부 공기의 압력에 견딜 수 있는 강도·구조·성능 등에 대한 적합성과 안전성이다. PAL-V는 내년 말까지 승인받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