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에로 토지 아메리카퍼스트정책연구소 중국정책 디렉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미국 워싱턴 D.C. 소재 아메리카퍼스트 정책 연구소(AFPI)의 피에로 토지 중국정책 선임 디렉터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AFPI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진영의 대표 싱크탱크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브룩 롤린스 미 농무부 장관이 AFPI의 창립자이며, 교육부 장관인 린다 맥마흔은 AFPI의 창립 이사다.
토지 디렉터는 중국과 대만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로서,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 질서 속에서 한국이 담당해야 할 '모델 동맹(Model ally)'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한국은 문제 없어…모범 동맹국"토지 디렉터는 최근 중동 정세에서 유럽 동맹국들과 한국을 대조하며 한국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에 의해 보호받는 동안 복지 국가를 건설하며 이러한 책임으로부터 휴가를 즐기려 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이란과의 갈등 속에서 한국이 아랍에미리트(UAE)에 미사일 자산을 보낸 것은 일종의 희생이었다"며 "반면 영국은 구축함 하나 (중동에) 보낼 역량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이 한국을 모델 동맹이라고 지칭한 것처럼, 한국에 대한 일반적인 감정은 한국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방위비 분담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고 강조했다.
토지 디렉터는 "미국 우선 정책은 미국 홀로 정책이 아니다"라며 "이는 미국의 리더십을 의미하고, 여기엔 우리 모두(한미 등 동맹이) 함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보 분야에서는 한국의 자율성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한민국이 핵잠수함을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북한이 핵잠수함을 갖게 된다면 우리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한국이 말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라고 평가했다.
일부의 자체 핵무장 여론에 대해서도 "미국의 핵 보장은 여전히 존재하며 우리가 그것을 저버릴 것이라고 보지 않지만, 나쁜 행위자들을 억제하기 위해 국가들이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유인은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며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과거 사드(THAAD) 배치 당시 중국의 보복 상황에서 미국이 충분한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이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그만큼 진지하게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아마 사실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은 캠프 험프리스와 DMZ 등에서 헌신하고 있으며, 한미관계가 피로 쓰인, 혈맹이라는 점을 절대 의심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조선업·SMR 등 협력해 윈윈으로…공급망에서 "중국산 정화해야"토지 디렉터는 한미간 통상 갈등이 결국은 양국에 윈윈 상황으로 나아갈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미국을 재산업화하려는 계획이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서 우리는 조선업 등 특정 분야에서 한국에 의존할 것"이라며 "중국의 도전을 이해함에 따라 한국 조선업의 더 큰 성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MR(소형 모듈 원자로)에 대해서는 "향후 5년 내에 안전하고 효율적인 청정 에너지인 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실제로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분야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과 파트너십을 맺을 기회가 있는 분야"라고 부연했다.
그는 관세 문제에 대해서도 "관세는 중국과 그 외 나머지라는 두 개의 바구니로 볼 수 있는데, 나머지는 모두 협상의 대상"이라며 "결국 어떤 종류의 평형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삼성·현대·SK 등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타고난 딜메이커"라며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보면 그의 비즈니스적 접근 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토지 디렉터는 특히 중국을 체제 라이벌로 규정했다. 중국이 미국 주도 국제 질서를 전복하고 자신들의 체제로 대체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들이 공급망에서 중국산을 전격 제외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중국은 강제 노동과 억압된 노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항상 가격 면에서 승리한다"며 "한국 기업들이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최저가 제조업체로만 간다면 이는 매우 단기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건강을 위해 공급망이 정화(Cleansed)되어야 하며, 여기에는 도덕적 의무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산물 가공에 투입되는 북한 노동자 문제나 전시에 시스템을 셧다운할 수 있는 중국산 셀룰러 모듈 등의 취약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토지 디렉터는 "K-팝과 K-드라마가 젊은 미국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상 이상"이라며 "한미간 군사·경제 동맹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무형의 소프트파워가 양국 청년들을 더욱 가깝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쿠팡 사태로 한미간 갈등이 부각된 점에 대해서는 "쿠팡은 한국회사"라며 "그러기에 매우 이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사람들이 좀 더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데이터 유출 문제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