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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형 기술과 메타버스, 기업·공장·학교에 획기적 변화"

[2022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우르호 콘토리 바르요 공동창업자 겸 CTO

조철희 김상희 최성근 | 2022.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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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아예 메타(Meta)로 바꿨고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실의 사용자가 메타버스에서 보다 현실감 높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VR(가상현실), 혹은 AR(증강현실) 기술이 필수적이다. 핀란드의 VR 헤드셋 스타트업 바르요(Varjo)는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몰입형 기술의 산업용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우르호 콘토리(Urho Konttori) 바르요 공동창업자(사진)는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키플랫폼(K.E.Y. PLATFORM)과 인터뷰에서 "VR의 몰입형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물론 교육과 디자인, 의사소통 방식까지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바르요의 CTO(최고기술책임자)를 겸하고 있는 콘토리 공동창업자에게 몰입형 기술이 바꾸고 있는 글로벌 산업계의 현황과 몰입형 기술을 토대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메타버스가 변화시킬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VR 기술 등이 사람들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꿔 놓을 것으로 보는가.
▶바르요는 기업의 디자인 작업 방식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이 분야에서 전세계 기업들이 새로운 완전몰입형 디자인 작업 방식으로 바꾸는데 집중해 왔다. 자동차 제조업체의 80% 이상이 작업 중 바르요 헤드셋을 사용해 자동차를 설계한다.

한국의 기아(KIA)는 바르요 헤드셋의 최고급 사용자다. 실제로 최근에도 기아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사에서 수석 디자이너와 4시간 동안 회의도 했고, 기아 디자이너들이 전세계에서 항상 협업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전세계에서 한달에 한번씩 한국 본사로 가서 디자이너들을 만나고 모든 현황을 검토해야 했다. 약 2년 전부터 VR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한달에 한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번 가상현실 내에서 디자인 검토를 했다. 횟수를 4배 늘렸는데 만족도가 높아 일주일에 두번, 그 다음에는 세번으로 늘었다가 어느 순간 그들은 더 이상 한국팀, 독일팀, 미국팀이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 일하게 됐음을 깨달았다.

즉 하나의 단일 디자인 팀이 함께 도전과제를 결정하는 동시에 각 지역에 가장 적합한 자동차를 만드는데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이제 그들은 미국시장이나 유럽시장에 완벽하게 버전을 최적화하고, 디자인 과정에서 문화적 측면도 고려하게 됐다. 이것은 VR 몰입형 기술이 산업 현장에 가져온 혁신적인 변화다.

-바르요의 기술은 기업들의 교육훈련 방식도 혁신적으로 바꿔 주목받고 있다.
▶바르요는 모든 상황을 사람 눈 수준의 해상도로 구현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매우 상세한 현실 상황의 복제가 가능해 기업들의 교육훈련에 유용하다. 이 몰입형 기술을 사용하면 산업현장의 다양한 조건과 환경을 매우 쉽게 경험할 수 있다. 필요한 만큼 오랫동안 실행과 훈련을 반복할 수 있다. 시스템 비용도 저렴하다. 이는 매우 까다로운 훈련과 교육이 필요한 현장에서 작업자들의 작업 방식을 변화시키는 방식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다른 모든 학습 과정으로 확산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어떤 변화를 이끌 것으로 보는가.
▶메타버스의 핵심은 통신이다. 통신이 향상되면 거의 모든 부문에 도움이 될 것이다. VR 기술과 특히 XR(확장현실) 기술의 출현으로 물리적 재화 사용에서 무형의 디지털 재화 사용으로의 전환이 정말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물리적 사물을 가지고 작업하는 대부분의 산업 부문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타버스가 모든 것을 다 와해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급격하게 개선함으로써 이제는 과거 방식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됐다. 교육 분야를 예로 들면 실제 교육 환경의 정확한 시뮬레이션, 반복 연습, 학습 성과 개선 등이 가능해졌다. 어떤 경우든 체험 학습은 이론 학습보다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메타버스 기술이 앞으로 5년 안에 우리 일상에 스며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다만 이 시간 안에 메타버스가 SF(공상과학) 소설에서처럼 완전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히 앞으로 갈 길이 먼 것도 맞다.

-NFT(대체불가토큰) 열풍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논의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는 있겠지만, 블록체인과 다른 모든 탈중앙화 기술이 대단한 것도 맞지만, 현 시점에서 정말 NFT가 이전에는 가능하지 않았던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토큰의 법적 구성 요소로서 최소한 저작권이 포함돼야 하고, 복제에 대한 제한과 관련 권한도 포함돼야 한다.

-한국의 메타버스 관련 기업들에 조언을 해준다면.
▶한국은 다양한 비즈니스를 하는 수많은 기업들이 있다. 몰입형 기술이 각 분야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배우는 게 중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분야에 투자를 시작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말하고 싶다. 혁신적 기업이 혁신을 완성하는데는 항상 시간이 걸리지만 시장에서 선점자 우위의 이점을 누리고 비즈니스에 앞서가는 경우가 많다. 너무 오래 기다리다 뒤늦게 투자하면 다른 기업들이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이점을 가져갈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많은 영역에서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는 엄청난 지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