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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호르무즈, 카스피해가 대안…원유 스왑으로 에너지 안보"

[2026키플랫폼] 에프간 니프티 카스피안정책센터 대표

정한결 | 2026.05.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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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간 니프티 카스피안 정책 센터 대표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카스피해 지역은 글로벌 공급망의 동맥입니다. 그동안 개발이 어려웠지만 이제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워싱턴 D.C. 소재 카스피안정책센터의 에프간 니프티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카스피해는 러시아·이란·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아제르바이잔 등 5개국에 둘러싸인 세계 최대 내륙해로, 유럽·아시아·중동의 교차점이자 오일·가스관 등이 통과하는 물류 통로다. 니프티 대표는 글로벌 공급망의 지각변동 속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잠재력이 만났을 때 발생할 폭발적인 시너지를 강조했다.

니프티 대표는 최근 홍해 및 호르무즈 해협 등 기존 해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중앙아시아가 공급망 안보의 핵심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 상황을 '치약'에 비유했다. 니프티 대표는 "현재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이란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 중인 흑해 경로가 모두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이 지역은 마치 치약 통에서 단 하나의 출구만 남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거의 모든 항공편이 트랜스카스피 지역을 통과한다"며 "지난해 한 해에만 화물 수송량이 72% 급증했으며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물류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이란 전쟁 등으로 카스피해 지역이 아시아와 유럽·중국을 잇는 안정적인 물류 통로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중앙아시아는 옛 소련 시절 관계에 따라 러시아 영향권으로 간주됐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오랜 분쟁을 끝내고 지난해 평화 협정을 맺는 등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이에 니프티 대표는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특정 강대국에 의존하지 않는 '다변화된 관계'를 절실히 원한다며,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상호호혜적인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오래된 구소련 인프라가 많이 남아 있어 대대적인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독립적이고 확립된 파트너이며, 한국이 지난 수십 년간 산업 국가로서 쌓아온 전문성은 우리 지역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산"이라고 언급했다. 중동 지역 해상로가 불안정한 가운데 삼성·효성 등 한국 대기업들이 역내 복합 운송 인프라와 항만 개발에 참여해 얻게 될 전략적 실익이 크다는 주장이다.

니프티 대표는 카스피해 내 산유국에 대한 투자가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일본은 이미 지역 내 원유 생산 투자에 뛰어들었다. 그는 "일본까지 연결하는 물리적 수송관은 없지만 일본은 생산 후 소유한 배럴을 원유 시장에서 교환하는 데 사용한다"며 "한국도 물리적인 접근이 제한적이지만 같은 방식으로 자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섬나라인 일본처럼 한국도 육로를 통한 수송관이 북한·중국·러시아 등에 따라 제한된 가운데 원유를 스왑 형태로 운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한국이 중앙아시아 곳곳에서 활약 중인 '고려인' 사회라는 독보적인 인적 자산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이 다른 국가의 기업보다 빠르게 현지 시장에 뿌리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니프티 대표는 "그들은 이미 현지 경제에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며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가장 자연스러운 연결 고리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니프티 대표는 한국이 중앙아시아를 하나의 통합된 전략적 블록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한국은 국가별 양자 관계를 확대하되 카스피해 지역 내 다자외교를 병행해야 한다"며 "이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이 중앙아시아라는 기회의 땅을 선점하기 위한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