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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달라진 日 혁신 생태계…"韓 스타트업, 일본으로 눈 돌려라"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인터뷰 - 이지치 소라토 크루 대표

김상희 | 2023.12.17 06:00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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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 인스턴트 라면과 컵라면, 즉석밥, 고속철도, 플래시 메모리 등 일본은 한때 혁신의 상징이었다.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은 수많은 제품들을 개발하거나 상용화 시켰다. 하지만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시작된 모바일 혁명 시대에는 과거와 같은 혁신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러한 일본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내외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2016년을 전후해 많은 대기업의 투자가 혁신 생태계로 유입됐고, 2020년부터는 외국인 투자도 증가했다. 그 결과 일본 스타트업이 연간 조달하는 자본금은 10여 년 사이 12배가량 늘었다. 또 일본 정부도 기업과 대학에 대한 규제 완화와 투자를 통해 스타트업 창업을 장려하는 등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1억 명이 넘는 인구가 있고, 원천 기술 등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일본이 한국 스타트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머니투데이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일본 최대 규모 혁신 플랫폼인 크루(Creww)의 이지치 소라토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 혁신 생태계의 특성과 한국과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12년 창립한 크루는 '용감한 시대를 연다'라는 비전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스타트업과 기업가를 지원한다. 기업, 지방자치단체, 스타트업 간 400개 이상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편성해 약 1250건의 협업을 달성했으며, 플랫폼에는 75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등록돼 있다. 크루는 한국, 대만에서도 활동하며, 최근 한국에서는 서울창업허브와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日 스타트업 투자액 사상 최고치 기록…기술 경쟁력 활용 지원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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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치 소라토 크루 대표/사진제공=크루
-일본 혁신 생태계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요?

▶일본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해마다 좋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는 '통합혁신전략 2023'을 기반으로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대규모 예산과 대책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들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벤처캐피털, 민간기업, 대학과 협력합니다. 이로 인해 과거보다 스타트업이 사업을 시작하기가 더 쉬워졌습니다. 또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금액이 2022년 약 8700억 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며 10년 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지원 서비스와 기관,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스타트업이 자신에게 적합한 지원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이 엑시트(투자금 회수) 하는 방법은 IPO(기업공개)가 거의 유일하며, 실패한 스타트업에 대한 M&A(인수합병) 기회나 안전망 시스템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됩니다.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및 육성 정책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일본 정부는 '혁신 생태계 조성'을 관련한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 추진 등 스타트업에 대한 철저한 지원 △도시, 지역, 대학, 스타트업과의 협력 강화 △성장형 자본순환 구조 형성 및 R&D(연구개발) 투자 확대 △디지털 도시 국가 비전 가속화 등을 추진합니다.

창업 지원 및 육성 관련 정책의 주요 내용은 △딥테크 분야 중심의 대규모 스타트업 창출 △스타트업 보유 첨단 기술의 조기 구현을 위한 강력한 지원 △스타트업 개발을 위한 정부 조달 활용 촉진 △비상장 시장 환경 조성 △초·중등교육부터 기업가정신 교육 강화 △대학생 및 기타 청년 창업가 지원 기회 제공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의 투자 유치 △글로벌 스타트업 캠퍼스 이니셔티브(Global Startup Campus Initiative) 추진을 통한 일본 인큐베이션 기능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은 원천기술, 소재, 부품, 장비 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점이 혁신 생태계와 스타트업 성장에 어떻게 활용되나요?

▶한 예로 교토 대학 출신 스타트업 '리저널 피시'는 대학에서 개발한 유전자 편집 기술과 IoT(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을 접목해 첨단 양식 환경 조성을 추진합니다. 이처럼 일본이 보유한 강점을 활용하는 스타트업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대학뿐만 아니라 대기업, 지자체, 다양한 기관에서도 기술, 노하우, 자금 조달 등의 측면에서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해 여러 부문에 걸쳐 협업과 혁신을 촉진합니다.

최근 도쿄는 '10×10×10 혁신 비전'을 내놓았습니다. 중점 분야에 대학과 민관 연구 기관 기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딥테크 분야와 환경, 에너지 및 기후 변화 분야의 이니셔티브 지원 등을 포함합니다.



AI·로봇·엔터테인먼트·의료…韓日,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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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가 서울창업허브와 진행한 협업 프로그램의 모집 공고/사진=서울창업허브 홈페이지
-한국과 일본의 스타트업이 어떻게 협력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나요?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일본 주요 기업과의 협업입니다. 일본 기업과 협력하면 사업 확장의 기회가 열립니다. 그러나 현 상황은 일본 기업이 한국 스타트업의 잠재력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합니다. 협력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창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모두 스타트업의 경우 양국의 공통 과제인 AI(인공지능), IoT, 청정 기술과 에너지, 로봇 공학 등의 분야에서 사업 전망이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한일 간 국경을 넘는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고, 의료 서비스 등 의료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는 이 분야에 대한 진출이 유망해 보입니다.

-일본과 한국 모두 고령화, 출산율 감소 등 인구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인구구조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루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인구통계학적 구조의 변화는 혁신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나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배운 것도 비슷했습니다. 기업과 정부의 디지털화가 급격히 일어났습니다. 인구와 고령화 문제는 기존 모델을 변경하고 업데이트하는 근본적인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축소되는 시장에서 기업이 계속 성장하려면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조만간 많은 국가들이 동일한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 시점에서 그러한 환경에서의 솔루션을 찾아낸다면 미래에는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이점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스타트업의 엑시트가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일본의 상황은 어떠한가요?

▶일본에서도 스타트업 엑시트는 IPO를 우선시하고 M&A는 극소수로 제한됩니다. 이는 안정성과 장기적인 성장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가 지배적이기 때문입니다. IPO는 자금 조달, 기업 가치 향상, 신뢰성 및 가시성 향상에 유리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M&A 시장에서 대기업의 스타트업 인수 경향이 부족한 점도 또 하나의 요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한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늘고 있으며, M&A 활성화 움직임도 점차 가속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