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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트럼프 재선 가능성…美-이란 관계 엇박자 가능성도↑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85_"온건개혁파 정부 들어선 이란"

최성근 김상희 | 2024.07.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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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당선인이 6일 (현지시간) 테헤란에 있는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성지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024.07.07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테헤란 AFP=뉴스1) 우동명 기자
온건개혁파 대통령이 탄생한 이란이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피격 사건이 이러한 전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란과 악연으로 얽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향후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엇박자 날 가능성도 커져서다.

<선데이모닝 키플랫폼>은 온건개혁파 정부가 들어선 이란의 변화와 함께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양국의 향후 관계를 예상해 봤다.



온건개혁파 정부 들어서는 이란…히잡 단속, 경제 등 국내 개혁 박차 전망


이란에서는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사망 이후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보궐선거가 지난 6월 28일(1차 투표)과 7월 5일(결선투표)에 걸쳐 실시됐고, 강경보수파가 승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유일한 개혁파 후보였던 마수드 페제시키안 후보가 새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엄격한 히잡(이슬람 여성들이 착용하는 얼굴 가리개) 단속 등 신정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 만성적인 경제난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오는 30일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전문가들은 페제시키안 정부가 먼저 국내 문제에 있어서 각종 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가시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시행할 수 있는 개혁은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히잡 단속 완화다. 완전한 폐지는 아니더라도 단속 수준을 완화할 경우 청년층이나 여성들로부터 환영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경제난이 심각한 만큼 정부 차원의 경제 개혁 정책도 추진할 수 있다. 그는 선거 유세에서 정부 지출을 투명하게 하고 팽창적 재정을 줄이며 만성적 부패와 싸울 것을 약속했다. 또 경제정책을 추진할 전문가와 숙련된 경제관료를 모집해 경제 전반에 대한 개혁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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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 로이터=뉴스1) 조유리 기자 = 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대통령 결선 투표를 하고 나온 두 여성이 잉크로 얼룩진 손가락을 보여주고 있다. 이날 치러지는 결선에서는 온건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과 강경 보수 사이드 잘릴리가 맞붙는다. 2024.07.0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테헤란 로이터=뉴스1) 조유리 기자


여전히 쉽지 않은 대외정책…핵문제 결정권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에게


반면 대외정책 개혁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핵합의 복원을 공약했던 페제시키안 당선인은 당선 직후 과거 핵합의를 주도했던 모하마드 자리프 전 외무장관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으로 선임하고 당시 실무를 맡았던 아바스 아라그치 전 외무차관을 차기 외무장관으로 내정했다. 특히 페레시키안 당선인은 이란 영문지 '테헤란타임스' 기고를 통해 '이란의 국방정책에는 핵무기가 포함돼 있지 않다"며 핵협상을 위한 암묵적인 시그널도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문제나 서방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만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최종적 정책 결정 권한이 보수적인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서는 국방을 책임지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영향력도 막강하기 때문에 핵합의 복원에 있어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백승훈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페제시키안은 국내적으로 개혁이라고 할만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는 핵협상을 추진할 권한도 없고, 대선의 투표율도 워낙 낮기 때문에 그의 개혁 정책이 얼마나 국민적인 지지를 받게 될지도 의문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지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냈지만 기고문 전문을 본다면 관계 파탄이나 이란의 경제난이 서방측 탓이라면서 공을 그쪽으로 돌리는 논조를 통해 오히려 지난 선거기간보다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페제시키안은 핵합의 복원을 위한 외교적 시도는 할 수 있겠지만 국가권력상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에게 최종 결정 권한이 있기 때문에 대외정책에 있어서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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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AFP=뉴스1) 장시온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 무대에 올라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공화당 대선 후보직을 공식 수락했다. 2024.07.18.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밀워키 AFP=뉴스1) 장시온기자


트럼프 재선 시 관계 악화 가능성


특히 페제시키안 정부가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변수는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이 꼽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핵협상 복원에 다시 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러 채널을 통해 핵협상 복원을 시도했고 이란 핵협상 복원이 공약사항이었기 때문에 재선에 성공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함께 관계 개선을 전제로 한 핵협상을 본격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 정부는 가자 전쟁 종료 시 이스라엘-사우디 관계 정상화를 추진할 가능성도 높아 이를 이란과 핵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유럽 국가들과 함께 맺은 이란 핵합의를 지난 재임 시절인 2018년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켰다. 2020년에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상징적인 리더인 솔레이마니 장군을 암살하기까지 했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와 같은 외교적 입장을 반복한다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미국과 이란 관계는 악화될 공산이 크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임기 내내 이란 핵문제를 방치할 수만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파격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스라엘과의 관계는 페제시키안 정부 하에서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난 4월 양국은 사상 처음으로 서로가 본토를 향해 공습을 감행했고,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통해 이스라엘과 사실상 대리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만약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자칫 전면적으로 격화될 경우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또다시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성일광 고려대학교 중동이슬람 센터 교수는 "만약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와 전면전으로 확전을 하게 되면 이란혁명수비대와 강경파들이 미군 기지나 이스라엘 쪽으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할 수도 있다"며 "이렇게 외부적 변수가 무력충돌이 고조되는 상황으로 흘러간다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으로서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