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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에 재점화한 핵무장론…"현실적 대안은 핵잠재력 확보"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99_"재점화하는 자체 핵무장론"

김상희 최성근 | 2024.11.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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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트로이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이코노믹 클럽에서 “핵무기를 가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잘 지내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있다. 2024.10.1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디트로이트 AFP=뉴스1) 우동명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국내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이 제공하는 핵 확장억제가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선데이모닝 키플랫폼>은 자체 핵무장론의 현실화 조건들을 살펴보고 가능한 대안을 분석해 봤다.



자체 핵무장, 한미동맹·핵우산 포기해야 가능


자체 핵무장론은 앞서 북한 핵개발이 고도화되면서 제기됐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제재 가능성,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재점화하긴 했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여전히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먼저 핵무기 제조를 위한 원료 확보가 쉽지 않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나 고농축 우라늄은 한미 원자력 협정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해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핵무기 원료 확보는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승인을 받는다 해도 이 역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위반하는 것이 된다.

우리를 포함해 190여 개국이 가입하고 있는 NPT 체제는 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으로 핵무기 보유를 제한한다. 이외에 핵무기를 보유한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등은 미국의 암묵적인 승인이 있었고 제재도 뒤따랐다. 북한은 2003년 북미 핵협상 실패 이후 NPT체제를 탈퇴했고 현재까지 핵무기 개발에 따른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핵무기 원료 확보에 대한 미국의 승인이 있다고 해도 NPT를 탈퇴해야 하고 이어지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할 수 없다. 당장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상업용 우라늄 수입이 끊어지면서 에너지 수급에 엄청난 공백이 발생한다. 국제사회 제재로 교역과 협력이 끊어질 경우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경제가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제재 위험을 각오하고 원료를 확보한다고 해도 실전 배치 가능한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핵무기 개발에 필수인 핵실험 장소 확보 등이 쉽지 않아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체 핵무장은 최후의 카드로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 못하거나 한미동맹이 깨지는 경우에나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주한미군도 철수할 수도 있고 재래식 전력 공백도 생기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는 적대국으로 만들면서 안보상 더 위험해지는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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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일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하면서 전투원들의 훈련실태를 료해(파악)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우리를 공격하려 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전술핵도 결국 핵무기, 재배치 어려워


자체 핵무장 대신 전술핵 재배치가 현실적 대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미국이 이미 보유한 전술핵을 들여온다는 점에서 NPT 체제를 위반할 소지가 없고, 북핵 도발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유다. 또 대량 살상과 낙진 등 광범위한 피해를 수반하는 '전략 핵무기'에 비해 위력이 제한된 전술핵은 실질적 대응 수단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미국이 보유한 100여기 남짓한 전술핵무기를 한반도만을 위한 용도로 내놓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은 1991년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철수하고 전략핵 위주의 핵무기 교리로 전환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도 외교적으로나 군사적으로나 쉬운 결정이 아니다.

전술핵을 재배치해도 핵무기 사용 권한은 결국 미국에 있기 때문에 기존 핵우산이나 확장억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실효성 문제도 있다. 이미 괌 기지에 배치된 전략핵잠수함에는 저위력 핵무기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형태로 탑재돼 있어 한반도 전개 시 충분한 확장억제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략적 취약성도 문제가 된다. 미국의 전술핵은 전투기에서 투하하는 중력폭탄으로 이를 위한 전투기 개조 작업과 함께 지하 핵탄두 보관시설과 공군기지도 필요하다. 그런데 활주로가 딸린 지하 핵기지는 쉽게 노출돼 적의 선제타격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김동규 시사문예지 파도 편집장은 "전술핵무기도 엄연한 핵무기다. 한 나라에 핵무기를 준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기 때문에 미국은 한반도에 전술핵 재배치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북한에 대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북한은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안보적으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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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14일 제주 남방 공해상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에서 한미일 다영역 훈련 24-2차 프리덤 에지가 열리고 있다. (합참 제공) 2024.11.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핵잠재력 확보, 한미일 안보 플랫폼 활용


따라서 현실적 대안으로 새로운 트럼프 정부가 주한미군 감축, 김정은 정권과 관계 정상화 등을 시도할 경우 우리도 핵잠재력 확보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핵잠재력이란 핵무기 확보는 아니지만 언제든지 그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우라늄 농축 또는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핵무기 사용을 위한 우라늄 농축이나 재처리는 NPT 체제에서 금지돼 있지만, 일본의 경우 평화적인 연구 목적을 전제로 핵연료 재처리와 20% 미만 우라늄 농축을 허용 받았다. 현재 일본은 6000개가량 핵탄두 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도 핵잠재력을 확보하려면 2035년으로 예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을 조기에 개최하고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가 가능하도록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일본과 같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핵화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반길주 고려대학교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트럼프 신정부에서도 한미일 안보 플랫폼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3자 플랫폼의 추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한미 원자력협정을 미일 원자력 협정과 동일한 수준으로 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핵잠재력 확보를 위해 한미일 3자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공조를 강조하면서 거래 비용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협상보다 유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편집장은 "트럼프 신정부는 북한과 관계 개선을 추진한 뒤 단계적인 비핵화 협상을 추진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안보 불안에 따른 자체 핵무장 주장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에 군사적 목적이 아닌 연구 또는 경제적 목적으로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요구한다면 이를 수용해 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