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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AP/뉴시스] 3일(현지시각) 시리아 하마 외곽에서 시리아 반군 전투원들이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탈취한 전차 위에 모여 있다. 2024.12.04. /사진=민경찬 |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시리아 내전의 향후 추이를 전망해 보고, 주변국들의 입장을 짚어봤다.
아사드 정권 붕괴 시, 제2의 내전 우려 최근 시리아 반군이 제2 도시인 알레포를 장악하고 중남부 도시 점령에 나섰다.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 촉발해 중동·북아프리카로 확산한 반정부 시위운동) 이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독재 정권에 저항하는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미국과 튀르키예는 반군을 지원하면서 대리전 양상으로 변했다. 현재까지 약 50만 명의 사망자와 약 1200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최악의 내전으로 평가된다.
그간 아사드 정권은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 속에 반군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이 약화된 틈을 타 반군 세력들이 반격에 성공하면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시리아 반군에는 여러 조직이 존재한다. 극단주의 이슬람 세력으로 구성된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강력한 전력을 지니고 있으며 반격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HTS는 미국 등 서방 세계가 지원하는 쿠르드족 민병대로 이뤄진 '시리아 민주군(SDF)'과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시리아 국가군(SNA)' 등과 연합해 시리아 정부군과 전투를 벌인다.
전문가들은 향후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지원이 다시 강화되면 반군의 공세도 주춤하게 될 것으로 본다. 근본적으로 반군들이 전투에서 승리하더라도 아사드 정권을 대신해 시리아 전역을 장악하기엔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또 반군들이 저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아사드 정권이 몰락하더라도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서로 대립하는 제2의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백승훈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반군들이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키더라도 과연 시리아 국민들이 이것을 원할지는 의문이다. 국제사회도 아사드 정권을 혐오하지만 아사드 정권이 없는 경우에 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만약 반군들이 승기를 잡더라도 극단주의 이슬람과 쿠르드족, 그리고 친튀르키예 등 반군들 사이에 또 다른 내전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군 조직인 SNA를 지원하는 튀르키예도 시리아 내전에 깊이 관여한다. 수니파 이슬람 세력의 수장을 자처하는 레제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시아파인 아사드 정권에 적대적이다. 튀르키예 남부에 거주 중인 400만 명 시리아 난민 문제의 해결을 위한 협상력을 높이고,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것도 튀르키예가 시리아 내전에 깊이 관여하는 이유로 꼽힌다.
반면 미국과 이란은 적극적인 개입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SDF를 지원하는 미국의 경우 시리아에 미군 900여 명이 배치돼 있지만 내전 지역과 멀리 떨어진 요르단 국경지역이다. 특히 재선에 성공해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성향상 시리아 사태 개입에 소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도 파병을 고려 중이나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시리아 내 혁명수비대와 헤즈볼라 조직이 궤멸된 탓에 적극적인 지원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격화한 시리아 내전의 해법은 결국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타협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리아 문제는 그동안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사실 에르도안은 미국의 동맹인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드론까지 지원했지만 푸틴과의 협상에서 늘 타협을 이끌어 내는 아주 독특한 관계를 맺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리아 내전의 해법은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아닌 가치에 얽매이지 않은 두 권위주의적 지도자인 푸틴과 에르도안의 타협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