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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영향력 우는 이스라엘-튀르예…충돌 시 중동 불안↑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글로벌 스캐너 #107_"시리아 혼란 틈타 영향력 확대하는 이스라엘-튀르키예"

김상희 최성근 | 2025.01.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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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스쿠스=AP/뉴시스] 9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 구시가지에서 한 남성이 풍선을 팔고 있다. 2025.01.10. /사진=민경찬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휴전에 합의하면서 중동 지역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한편에서는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간 갈등이 또 다른 불안 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독재 정권이 종식된 시리아를 두고 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선데이모닝 키플랫폼>은 이스라엘과 튀르키예 간 갈등의 배경과 향후 시나리오를 전망해 봤다.



혼란스러운 시리아 두고 영향력 확대하는 이스라엘-튀르키예


시리아는 지난달 반군이 13년 내전 끝에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하고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몰아냈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은 이번 아사드 정권 몰락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힌다.

튀르키예는 그동안 시리아 반군 세력에게 각종 군사정보와 무기를 지원했다. 따라서 반군의 승리에 따른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시리아 독재 정권 붕괴와 관련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항상 원했던 역내 영향력을 얻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혼란을 틈타 접경 지역 골란고원의 시리아 지배 지역까지 점령에 나섰다. 앞서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을 빼앗아 80%를 불법 점령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골란고원에 부대를 배치할 뿐 아니라 향후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하고 거주민을 2배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아사드 정부가 그동안 이란과 레바논의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를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도 시리아 독재 정권의 붕괴는 이스라엘에 수혜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이처럼 공백이 생긴 시리아를 두고 이스라엘과 튀르키예가 영향력 확대에 나서는 과정에서 양국의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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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AP/뉴시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현지시각)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시리아 정권이 붕괴한 가운데 "골란고원은 영원히 이스라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골란고원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펼쳤다. 2024.12.10. /사진=민경찬



팔레스타인·골란고원·쿠르드족 문제 등…갈등 요소 산재


두 국가의 충돌이 우려되는 부분 중 하나는 가자지구와 팔레스타인 문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주민 학살을 비판하고 이슬람 국가들의 반이스라엘 동맹 결성을 주장해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후 처리 과정에서도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비난하고 팔레스타인 독립을 포함한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할 경우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껏 이스라엘과 튀르키예가 이렇게까지 관계가 악화된 적은 없었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가 평화 협상의 판 자체를 깨지는 않겠지만 지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에 대해서 날선 비난과 외교적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골란고원 불안도 충돌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튀르키예는 이스라엘이 국제법상 시리아의 영토를 불법 점령해 시리아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향후 튀르키예와 친밀한 성향의 시리아 정부가 정식으로 수립하면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점령을 문제 삼으면서 충돌할 수 있다.

이 밖에 쿠르드족을 둘러싼 대리전도 우려되는 사안이다. 튀르키예는 남부 국경지역에서 독립을 도모하는 쿠르드족을 국가 안보의 위협으로 인식한다. 이를 제거하는 것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숙원과제이기도 하다. 반면 이스라엘은 유대계 쿠르드족과의 연계 등으로 쿠르드족에 대해 우호적이며 인도적 지원은 물론 군사적 지원까지 해왔다.

백승훈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쿠르드족 문제는 튀르키예 입장에서 절대 타협이 불가한 역린과 같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민감한 쿠르드족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튀르키예를 비판하고 있다. 물론 양국의 전면전 가능성은 낮지만 튀르키예는 친 이슬람 성향의 시리아 새 정부와 반군 조직을 통해 쿠르드족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은 배후에서 쿠르드족을 지원하면서 복잡한 대리전 양상이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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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로이터=뉴스1) 김종훈 기자 = 4월 22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2024.04.22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바그다드 로이터=뉴스1) 김종훈 기자


트럼프 취임 시 미국 개입 기대 어려워


한편 중재자 또는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미국의 개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최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만큼, 미국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면 적극적인 관여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장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중동에 군사적 개입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며 오히려 시리아와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조차 철수시킬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튀르키예가 쿠르드족을 공격해 쿠르드족이 관리하고 있던 수감된 테러단체 IS 조직원들이 풀려난다고 해도 트럼프가 얼마나 신경을 쓸지 의문이 든다. 역내 문제는 너희가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입장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백 전임연구원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중동 문제는 더욱 혼란스럽고 복잡해질 것이다. 트럼프는 그런 혼란스런 상황을 이용해서 미국의 이익을 찾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튀르키예가 충돌하더라도 적극적인 개입을 기대하긴 어렵고 상황에 따라 미국에 이익이 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