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

안데르센 CBS 교수 "피지컬AI를 '외계의 적'으로 봐선 안 돼"

[2026 키플랫폼] 키맨 인터뷰 - 킴 노르만 안데르센 코펜하겐경영대학원(CBS) 교수

안재용 | 2026.04.02 06:00

image
킴 노르만 안데르센 코펜하겐 경영대학원(CBS) 교수/사진제공=주한덴마크대사관
"이미 수십 년 동안 많은 학문 분야에서 인간과 기계의 협력이 이뤄져 왔습니다. 이를 위험이나 최대한 멀리해야 할 '외계의 적'으로 보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육 분야에서 AI(인공지능)에 대한 최선의 대응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교육 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 제안을 깊이 고민하고 제시하는 것입니다."

킴 노르만 안데르센 코펜하겐경영대학원(CBS) 교수는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세대가 AI로 인해 변화하는 환경에 제대로 대비하기 위해 교육은 어떻게 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안데르센 교수는 공공 부문에 AI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했을 때 어떤 영향이 나타나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다. 그는 △디지털 정부 및 AI 거버넌스 △스마트 시티 및 데이터 경제 △IT(정보통신) 메가 프로젝트 성공 요인 △로봇·AI·메타버스가 공공 서비스와 민간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연구해 왔다.

또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당시 덴마크 학교에 교육용 로봇 '지라프'(Giraffe)를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UN(국제연합),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EU(유럽연합) 등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행정안전부에 디지털 정부 전략에 대해 조언하는 등 한국과도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피지컬AI, 의료·교육 분야에 많은 변화 일으킬 것"


안데르센 교수는 AI가 공공 서비스 부문에도 큰 변화를 줄 것이라 내다봤다. 특히 피지컬AI의 대두가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많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 전망했다.

안데르센 교수는 "(공공 서비스 중) 홈케어를 포함한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피지컬 AI와의 통합이 유망하다"며 "의료 분야는 이미 수많은 AI와 자동화 기술이 도입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와 AI의 통합은 차세대 임상 프로세스 개발자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며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는 일반 의료 서비스에 대한 높은 수요와 의료 연구 발전에 따른 전문 지식의 필요성 때문에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방 의료와 홈케어 분야에서도 큰 도약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민간과 공공 기술 제공자 간의 데이터 흐름을 연결할 방법만 찾는다면 이 분야의 피지컬AI는 더 확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데르센 교수는 피지컬AI 도입으로 보다 선제적인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로봇 등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책임과 혁신 간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우리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공공 부문의 온라인 정보 제공과 상호작용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스마트폰을 통한 모빌리티의 확보, 다양한 챗봇을 통한 서비스 단축 등 인터페이스의 변화도 경험했다"고 밝혔다. 또 "내비게이션 방식이 바뀌고 선제적인 서비스가 등장하면 앞으로 큰 변화가 닥칠 것"이라며 "IoT(사물인터넷)을 통한 물리적 기기와의 데이터 송수신이 그 첫 단계였다면 피지컬AI 기기를 통해서는 더 높은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혁신과 품질 점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며 책임과 책무 사이의 까다로운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image
AI 관련 핵심 용어/그래픽=김현정


"모든 단계에서 인간 개입?…현실적이지 않아"


안데르센 교수는 피지컬AI가 공공서비스에 도입되면 인간의 개입 수준에 대한 논의 또한 필요하다고 봤다. 피지컬AI가 도입되는 순간 모든 단계에서 인간이 개입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안데르센 교수는 "지난 세기 로봇에 대한 논쟁을 되짚어보면 로봇은 인간에게 복종해야 하고, 항상 인간이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며 "이것이 여전히 좋은 지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기술 발전과 공공부문의 AI 통합방식을 고려할 때 모든 단계를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인간 자체가 더 복잡한 존재로 진화하고 있어 AI에 개입하는 주체가 우리의 가상적 부문이길 원하는지 아니면 물리적 부문이길 원하는지 불분명해질 수 있다"며 "피지컬AI의 일부는 인간이 직접 가고 싶어 하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도록 배치될 것이기에 로봇에 대한 인간의 물리적 개입을 고집하는 것 또한 어려워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안데르센 교수는 더 중요하게 봐야 할 것으로 로봇이 잘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지라프 로봇 실험을 통해 얻은 경험은 '우리가 미래의 교육 공간을 설계할 때 로봇을 학습의 능동적 파트너로 고려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교실이 조직되는 방식에서 (로봇을 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는데 이는 로봇이 더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재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AI가 일자리 파괴?…오히려 노동력 부족 해결"


안데르센 교수는 AI가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안데르센 교수는 "저는 AI 도입으로 인한 실업에 공감하지 않는다"며 "AI는 오히려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현재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을 탐색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피지컬AI가 인간을 보조하거나 증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로봇의 정의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람들이 고립과 고독에 더 잘 대처하도록 돕는 소셜 로봇, 약물 배출기, 수술 로봇, 청소 로봇 등이 인간을 성공적으로 보조했다"며 "가상현실, 게임화,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례들도 훌륭하다. 여기에는 시민들이 공무원을 만날 때 느끼는 긴장감을 줄여주는 기술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의 경우에도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다. 안데르센 교수는 "메타버스는 아마도 월드 모델, 가상 트윈, 아바타라고 불리는 기술들의 융합으로 전환되는 과정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향후 3~5년 안에는 시민, 기업, 공공 서비스 간 상호작용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언젠가) 일상적인 상호작용을 가상 트윈이나 아바타에 맡기려는 관심이 생겨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몇 년 전 출시된 '메타버스 서울'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봤었다"며 "한국은 가상 기술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곳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