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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벤처의 전유물? 대기업에도 '길'이 있다"

[2015 키플랫폼] 비브 골드스타인 GE 부사장 "137살 혁신가 GE의 비밀병기는 패스트웍스"

신아름 | 2015.04.2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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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 골드스타인 GE 혁식촉진 사업부 부사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린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 총회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대기업이 벤처기업에게 위협을 받는 시대다. 그렇다고 대기업들이 혁신 그 자체인 벤처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움직일 수는 없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같은 대기업에는 그들만의 혁신의 '길'이 있다."

23~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Back to Zero: 담대한 실행'을 주제로 열리는 머니투데이미디어 주최 글로벌 콘퍼런스 '2015 키플랫폼(K.E.Y. PLATFORM)'의 첫날 총회에서 특별강연자로 나선 비브 골드스타인 GE 혁신촉진사업부 부사장은 자체 개발한 전사혁신 프로그램인 '패스트웍스'(Fastworks)가 GE처럼 큰 기업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했다.

패스트웍스는 GE가 스타트업 등 혁신의 DNA로 뭉친 작고 민첩한 기업들이 주도하는 빠른 속도의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3년 전 고안해 낸 전사 혁신 프로그램으로, 대기업 조직에서도 벤처기업들처럼 의사결정 절차를 간소화해 신사업 실행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경영 기법이다. 독립적인 소규모 사업부를 꾸려 세계최초로 스텔기 전투기 개발에 성공한 록히드마틴의 '스컹크웍스'(Skunk Works) 모델을 참고했다.

'패스트웍스' 체제에서는 신사업 아이디어가 나오면 내부 검토에 시간을 보내는 대신 즉시 10명 안팎의 규모로 팀을 구성해 제품 개발부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수시로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패스트웍스는 항공, 에너지, 조명, 운송 등 15개 이상의 주요 사업부에 적용되고 있다. 프로젝트로 따지면 400개가 넘는다.

비브 부사장은 "패스트웍스의 핵심은 (대기업이라 할 지라도) 스타트업 만큼이나 '작게 시작하는 것'(Start small)에 있다"며 "초기에 소규모로 사업 가능성을 테스트해보는 것은 기업의 빠른 혁신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일 뿐 아니라 고객들도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패스트웍스는 고객의 '진짜 욕구'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막연히 고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를 묻는 게 아니라 고객의 욕구, 행동 패턴 등을 자세히 관찰하고 평가해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고객들 참여시키는 협업을 진행하는 것이 패스트웍스의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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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 부사장은 패스트웍스가 GE 내부에서 빠르게 변화의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임원들의 인식을 우선적으로 바꾸기 위해 추진한 교육을 꼽았다. 그는 "리더들이 먼저 불안한 상황에 익숙해져야 한다"며 "하향식, 상향식 방식이 결합, 교차되는 것이 패스트웍스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패스트웍스의 필요성과 방식 등에 대해 리더들을 대상으로 이해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후 내부에 분야별로 여러 개의 성장위원회(벤처위원회)를 만들어 초기 아이디어에 대해 종잣돈을 대주는 등의 방식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패스트웍스를 정착시켜나갔다"고 설명했다. GE가 패스트웍스를 통해 수행한 업무프로세스는 지난해 한해에만 400여개에 달한다. 관련 업무에 참여한 직원들은 5000명에 이른다.

비브 부사장은 패스트웍스가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참여하는 직원들에게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할 수 있는 최적화된 프로세스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프로세스가 아이디어를 '발견'(Discover)하고 '발전'(Develop)시킨 뒤 세부적인 내용을 '학습'(Learn)하고 '행동'(Act)하는 4가지 단계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비브 부사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패스트웍스의 성공 사례로 이라크 보건부와의 협업을 통해 이라크의 의료 기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경험을 들었다. 최근 이라크는 3만개 수준을 병상을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관련 장비를 GE로부터 조달받고자 했다. GE는 이 프로젝트에 패스트웍스를 적용했다. 고객을 중점에 두고 현지 의료인들에 대한 교육부터 조달프로세스, 의료프로세스 확립 등을 총괄적으로 시행해 빠르면서도 획기적으로 이라크의 의료 비즈니스 모델을 재편할 수 있었다고 비브 부사장의 전했다.

비브 부사장은 "우리에게 패스트웍스는 효과적인 비즈니스를 위한 하나의 여정일 뿐 목적지는 아니다"라며 "중요한 것은 여전히 진행형인 혁신의 과정 속에서 우리는 또 다시 혁신해나갈 것이라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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