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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업무 시대 이끄는 드롭박스의 '특급 조언'

'De-Fakeworking' 인터뷰

김상희 | 2021.02.04 16:00

편집자주 |  코로나 팬데믹 1년. 언젠가 마스크를 벗고 일상을 회복하겠지만 '비대면'의 일하는 방식은 영구적으로 변화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기업들은 업무에 불필요한 요인들을 완전히 제거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려 애쓰고 있다. '가짜일 없애기'(De-Fakeworking) 등 '일의 미래'에 대한 글로벌 혁신기업 및 전문가들과의 '비대면 인터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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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조사·분석 전문 계열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 이전 사무실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산만함으로 인해 업무 시간의 3분의 1을 잃어버렸다. 회사 생활을 들여다보면 직원들이 몸은 사무실에 있지만 실제 그 시간만큼의 업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달라진 많은 것 중 하나가 재택근무의 일상화다. 이미 이전부터 디지털 기술 발달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스마트 오피스 등이 등장했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었다. 필요성을 크게 실감하지 못했고 비대면으로 일하는 것에 대한 낯섦과 업무 효율에 대한 신뢰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상황에서 일할 수밖에 없게 되자 재택근무가 빠르게 확산됐다.

비대면 환경에서의 일에 대한 연구와 논의는 계속 진행 중이다. 비효율적 요소가 줄어들어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직원 간 유대감 상실 등으로 오히려 생산성이 하락한다는 주장도 있다.

머니투데이는 대표적인 비대면 관련 기업 드롭박스의 권준혁 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대면 시대의 생산성에 대해 들어봤다.



"비대면 솔루션 대표 기업 드롭박스"


드롭박스는 비대면 업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 중 하나다. 비대면 업무에서 필수인 클라우드 관련 세계 선도 기업이다. 시간과 공간에 제약 없이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드롭박스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주목 받았다.

-어떤 철학으로 비대면 관련 솔루션을 개발했나?
▶2007년 드롭박스 설립 당시만 해도 '일을 더욱 잘하고 단순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파일이 동기화되도록 지원하는 것을 의미했다. 오늘날은 그 의미가 다르다. 지금은 많은 생산성 도구가 오히려 우리를 방해하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여러 개의 생산성 도구가 계속해서 알람을 보내고 오히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며 팀의 업무 흐름을 끊는다. 드롭박스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한다. 분명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보다 앞선 업무 방식이 있다고 믿는다.

-드롭박스 솔루션을 어떻게 이용할 때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나?
▶분산 근무를 할 때 여러 도구와 채널을 활용하면 원하는 것을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또 서로 다른 곳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작업 진척 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드롭박스 스페이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됐다. 사용자들은 드롭박스 스페이스를 사용해 쉽게 파일을 공유하고 업무를 구성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에 발표한 '드롭박스 스페이스 2.0'은 핵심 기능을 확장해 보다 쉽게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대면 업무 시 조직문화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분산형 근무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직 운영 구조와 기술 투자 부분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몇몇 특별한 부서가 아니라 기업의 모든 조직이 유연성과 민첩성, 위기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기업 내 구성원이 쌓은 상호 신뢰 또한 중요하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 연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재택근무 시 의사소통 오류가 늘어난다고 대답했다. 의사소통 오류를 피하고 가장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동기(synchronous) 커뮤니케이션과 비동기(asynchronous) 커뮤니케이션 중 어느 것이 팀에 잘 맞는지 확인하고 팀 내 커뮤니케이션 유형을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업들이 비대면 업무 방식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분산 업무 환경으로 전환할 때 여러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보안, 협업, 신뢰를 주요 고려 사항으로 꼽을 수 있다. 우선 분산 업무 환경은 무엇보다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 협업과 관련해서는 클라우드 협업 공간을 이용하면 일하는 장소나 디바이스의 제약 없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신뢰 문제는 같은 사람과 같은 일을 하더라도 디지털로 함께 일하려면 또 다른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서 발생한다. 정기적으로 모일 수 있는 일정을 확보하는 게 좋다. 서로에게 열린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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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혁 드롭박스 이사




"드롭박스, 한발 앞서 비대면 업무 환경 구축"


권 이사는 드롭박스에서 한국 기업 비즈니스와 파트너 세일즈를 담당하지만 싱가포르에 머무는 기간이 더 길다. 싱가포르에 있으면서도 전 세계 임직원과 협업하고 한국에 있는 고객, 파트너와 소통한다.

드롭박스는 대표 비대면 솔루션 기업임과 동시에 스스로도 이미 비대면으로 상당 부분 업무를 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비대면 업무 방식이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지난해 벌어진 원격근무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은 모두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드롭박스는 자사 제품을 통해 꽤 자연스럽게 원격근무로 전환할 수 있었다. 드롭박스 제품 이용 고객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드롭박스 제품 도입과 사용량이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거의 모든 직업이 디지털화되면서 조직의 콘텐츠를 하나의 공간에 체계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역량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생산성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가 있나?
▶드롭박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체 조사에서 90%에 가까운 임직원이 집에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으며, 다시 주 5일 사무실에 출근하는 업무 방식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고객사의 경우 웹툰 기업 와이랩은 드롭박스 비즈니스를 도입해 기존 환경 대비 동기화 속도가 최대 5배 이상 빨라졌다. 게임회사 데이세븐은 비즈니스 초기 웹하드를 이용하다 드롭박스 비즈니스를 사용한 후 그래픽 디자인 파일 등 대용량 파일을 업로드·공유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4배 이상 단축했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은 드롭박스 비즈니스 도입으로 안정성이 높아져 오류를 크게 줄였다.

-비대면 업무 방식으로 업무 프로세스 자체가 바뀐 사례가 있나?
▶지난해 10월 드롭박스는 '버추얼 퍼스트'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드롭박스는 모든 임직원이 원격 및 대면 상호 작용을 거의 동일한 비율로 가져가도록 한다. 이는 대면과 비대면이라는 두 개의 다른 업무 환경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두 환경의 장점을 혼합한다는 뜻이다. 분산 업무의 미래에 적응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하고 있다.

충분한 안전이 보장될 때 기존 보유 건물과 또 다른 여유 공간을 활용해 대면 협업과 팀 모임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기존에 사무실이 있던 모든 지역에 모든 임직원을 위한 협업 공간 '드롭박스 스튜디오'를 두려 한다. 또 '비선형 업무일(non-linear workdays)'이라는 제도를 채택해 여러 나라의 시간대가 겹치는 시간을 핵심 협업 시간으로 정해두고, 이외 다른 시간은 임직원이 자유롭게 설계해 활용하도록 했다.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VR(가상현실), 블록체인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이 비대면 업무 방식에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가?
▶드롭박스 스페이스에 AI 기능을 활용했다. 자체 개발한 머신 인텔리전스 플랫폼 'DBXi'를 토대로 개발한 새로운 기능들을 선보였다. 특히 드롭박스 내 '추천(For You)' 탭은 머신러닝이 적용돼 사용자가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미지 검색 기능에도 머신러닝을 적용해 사용자가 이미지를 일일이 확인해가며 찾지 않고도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해 원하는 이미지를 찾을 수 있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