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머니투데이 지식·학습 콘텐츠 브랜드 키플랫폼(K.E.Y. PLATFORM)이 새로운 한주를 준비하며 깊이 있는 지식과 정보를 찾는 분들을 위해 마련한 일요일 아침의 지식충전소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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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특수를 누린 기업들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일상화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물류·배송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됐다.
미국 대표 물류·배송 기업인 UPS는 2020년 14.22%, 2021년 14.96% 매출이 급증했고, 시가총액도 2020년 초 800억 달러 수준에서 올해 초 1953억 달러 수준까지 증가하며 글로벌 기업 시가총액 순위 65위(1일 기준)에 이름을 올렸다.
<선데이 모닝 키플랫폼>은 각종 물품을 운반하며 미국 경제의 혈관 역할을 하는 UPS의 비즈니스를 경쟁 기업과 비교해 보고, 물류 산업의 미래는 무엇인지 분석해 봤다.
같은듯 다른 UPS와 페덱스 미국의 대표적 물류·배송회사는 UPS와 함께 페덱스가 꼽힌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놓고 보면 차이가 있다. 시가총액도 페덱스는 600억 달러 수준으로 UPS와 격차를 나타낸다.
미디어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 두 회사 비즈니스의 차이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페덱스 직원 척 놀랜드(톰 행크스)는 국제 화물 운송 비행기를 타다 조난을 당하게 되고, 4년 동안 무인도에서 지내다 구조된다. 놀랜드는 크리스마스이브조차도 연인과 제대로 시간을 보내지 못할 만큼 시간에 쫓겨 일을 한다. 이처럼 페덱스는 항공을 통한 특송(빠른 배송) 서비스에 강점을 나타낸다.
유명 TV쇼 진행자 코난 오브라이언은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직접 UPS 직원이 돼 배달 나가는 체험을 한다. 이 밖에도 영화 등에서 짙은 갈색의 UPS 트럭을 탄 배송원이 문 앞에서 택배를 전달하는 장면은 수시로 등장한다. UPS는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최종 목적지까지 배송) 기능을 하며 택배, 소포 물품을 동네 구석구석까지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일에 무게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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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S 시가총액 추이/출처=companiesmarketcap.com |
두 회사의 비즈니스는 소비자와 접점에 있는 영업점을 비교해도 차이를 알 수 있다.
양사는 각각 UPS 스토어와 페덱스 오피스라는 택배 배송 및 특송 서비스 주문 접수를 위한 매장을 운영한다.
UPS 스토어는 프랜차이즈로 점주가 독립적으로 소유하며 비교적 작은 규모인 경우가 많다. 주로 작은 물품 패키지 배송과 우편, 배송 등 소매 고객과 소규모 비즈니스 서비스를 처리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반면 페덱스 오피스는 큰 사무실과 넓은 공간으로 구성되며 페덱스가 소유한다. 페덱스 오피스에서는 오피스라는 이름답게 배송 접수 업무 외에도 디지털 사진, 레이저 프린터, 이미지 스캐너, 어도비 디자인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각종 작업 등을 제공한다. 배송의 경우도 단순 택배 배송보다는 특송 서비스를 선호한다. 따라서 높은 운송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이나 기업 고객 비중이 크다.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이 두 회사에 미친 영향도 다르다. 소형 택배 배송이라는 UPS의 핵심 비즈니스는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구매하고 이를 제시간에 오프라인으로 배달해야 한다는 업무의 압력이 커졌다.
UPS는 이러한 택배 배송이라는 비즈니스에 모든 것을 집중했다. 이를 위한 단일 네트워크로 비즈니스를 구성했다. 항공, 지상 운송, 국내, 국제, 상업 및 주거와 같은 모든 비즈니스를 이 네트워크에서 관리한다. 네트워크 효율성과 자산 활용도를 극대화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했다.
반대로 페덱스가 잘하는 특송과 장거리 배송은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이용 고객이 일반적인 전자상거래 이용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페덱스는 택배에 집중해 비즈니스 흐름을 구성한 UPS와 달리 특송을 포함해 지상, 화물에 이르기까지 더 다양한 비즈니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UPS, 아마존과 적과의 동침? 최근에는 아마존이 UPS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사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플랫폼으로 UPS의 가장 큰 고객이기도 하다. 하지만 풀필먼트 시스템으로 인해 배송까지 직접 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경쟁자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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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두 기업의 경쟁은 2013년 발생한 UPS의 운송 차질 문제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2013년 크리스마스 시즌 UPS 운송 네트워크가 무너지면서 수백만 개의 선물이 크리스마스에 맞춰 도착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고, 아마존이 성난 고객을 달래기 위해 기프트 카드와 환불을 진행한 후 UP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택배 네트워크를 빠르게 구축했다.
아마존은 비즈니스 혁신과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구독 시스템을 통해 무료 배송 등을 진행하며 UPS의 큰 위협이 됐다. 지난해 기준 아마존은 미국에서 50억 개 이상의 택배를, UPS는 약 55억 개의 배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 컨설팅 회사 MWPVL 인터내셔널은 아마존이 2022년 미국 패키지 수량에서 UPS를 능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5년 후에는 아마존이 UPS나 미국 우편 서비스에 의존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대규모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페덱스는 이러한 이해 충돌로 2019년 아마존과의 파트너십을 끊었다. 반면 UPS는 현재까지 아마존을 단순한 경쟁자가 아닌 고객으로 취급한다. 아마존과 계열사들은 지난해 UPS 수익의 약 11.7%를 차지해 다른 어떤 소매업체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마냥 아마존에 기대지는 않겠다는 것이 UPS의 생각이다. UPS는 아마존의 존재감이 적은 영역을 공략하려 한다. 자체 창고나 배송 부서가 없는 중소기업을 위한 물류부터 기업 간 운송, 의약품 운송 등 전문화를 통해서다. UPS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10억 회 이상의 투약분에 해당하는 백신 운송을 담당했다.
사이람 스리드하 레이트쉽먼트닷컴 CEO는 "(아마존으로 인해) UPS나 페덱스가 실패하거나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10년 동안 UPS와 페덱스는 자신들을 재창조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바라보는 물류회사 경쟁…"UPS, 판정승"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아마존은 논외로 했을 때, 현재 시장은 전통 물류 기업인 UPS와 페덱스를 어떻게 평가할까?
지금으로선 투자가에게 보다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는 건 UPS다.
지난 1년 양사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하지만 페덱스가 27% 떨어진 반면 UPS의 주가는 약 13%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였다.
또 UPS는 연 3.3%의 배당수익률을 나타내고 특히 지난 5년간 배당을 5배로 증가시켰다. 페덱스는 연간 1.35%의 배당 수익률에 5년간 배당금이 3배 증가했다.
UPS는 최근 4분기 동안 평균 EPS(주당 순이익)가 10%를 기록한데 반해 페덱스는 같은 기간 3분기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 밖에도 페덱스는 TNT 익스프레스 인수 건으로 여전히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다. 페덱스는 2016년 5월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하는 물류 회사 TNT 익스프레스를 48억 달러에 달하는 돈으로 인수했다. 당초 이 인수를 통해 유럽 전역에서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회사 통합 문제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