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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문서를 단 몇분만에…기업 내 모든 지식 AI로 정리한다"

[2025 키플랫폼] 이창수 올거나이즈 대표 인터뷰

송정현 | 2025.04.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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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올거나이즈 대표


"우리는 기업 내 필요한 모든(All) 정보와 지식을 올거나이즈(Organize, 체계화)하는 회사입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5 키플랫폼'의 연사로 참여한 이창수 올거나이즈(Allganize) 대표는 특별강연 직후 진행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2017년 설립된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올거나이즈는 '기업에서 AI로 그 효용을 가장 크게 만들어줄 수 있는 영역은 어딜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지금의 산업 환경에는 여전히 많은 비효율이 존재한다"며 "올거나이즈는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대규모 언어모델(LLM) 플랫폼을 제공해 기업의 업무 자동화를 실현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거나이즈는 AI인지 검색을 기반으로 수백만에서 수천만 건에 달하는 회사 문서를 일일이 검색하지 않고도 필요한 정보를 바로 찾을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인지 검색이란 AI가 스스로 질문을 파악하고 질문에 맞는 정보 값을 찾는 기술이다.

특히 대출이나 보험 심사처럼 복잡한 문서를 다루는 업종에서 올거나이즈의 AI 서비스 수요가 높다. 현재 미국 보험사 트래블러스, 일본 도쿄메트로,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국내 KB증권, NH투자증권 (14,800원 상승420 2.92%) 등 국내외 대표 금융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기존 LLM 한계 극복한 '에이전트 RAG'..."학습되지 않은 정보도 즉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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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올거나이즈 창업자 겸 대표가 24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5 키플랫폼' 특별세션에서 '올거나이즈의 비즈니스 사례를 바탕으로 한 한국 AI 생태계에 대한 제언'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올거나이즈의 핵심 경쟁력은 기존 LLM 모델의 한계를 보완한 '에이전트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검색 증강 생성)' 기술이다.

이 대표는 "RAG 기술은 학습되지 않은 정보라도 외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참고해 정확도 높은 답변을 생성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예를 들어 정부가 오늘 새로운 규제를 갑자기 발표했을 때 기존 LLM 모델은 학습되지 않은 정보라 답변이 어렵지만, RAG 기술은 외부 문서나 데이터를 즉시 참고해 이미 학습된 것처럼 정교한 응답을 생성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거나이즈는 기존 RAG 기술을 활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갔다. 바로 사용자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에이전트 RAG'를 도입한 것이다. 기존 RAG 기술은 소통이 단방향이라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불가능했다.

이 대표는 "기업 내 문서들은 서로 모순되거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정보가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한 문서에서는 A라고 하지만, 다른 문서에서는 '단, 이러한 경우에는 B'라고 달리 규정하는 경우다"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는 이러한 다양한 전제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어떻게 되나요?'라고 묻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에이전트 RAG는 바로 이런 불완전한 문서 구조와 사용자 질의의 모호함을 보완해준다.

이 대표는 "에이전트 RAG는 사용자의 질문이 불충분할 경우 '이럴 때와 저럴 때를 전제로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되묻거나 문서 간 다른 조건들을 비교해 '이 문서에서는 이렇게 말하고, 다른 문서에서는 저렇게 설명합니다. 이런 것들을 참고해야 합니다'라고 안내함으로써 보다 정밀한 판단을 돕는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확장 본격 시동… "올해 말~내년 초 일본 상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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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환 마인드에이아이 대표, 전동근 퀀텀에어로 이사회 의장, 이승곤 딥블루닷 사업총괄이사, 이동현 에이슬립 대표, 이창수 올거나이즈 창업자 겸 대표, 이상현 가디언AI 대표(왼쪽부터)가 24일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머니투데이 주최로 진행된 '2025 키플랫폼' 특별세션에서 '본격화하는 AI 패권 경쟁 속 한국의 전략'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올거나이즈는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현재 미국, 일본, 한국 3개국에 글로벌 오피스를 두고 2500곳 이상의 고객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본 AI시장은 올거나이즈가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곳이다. 올거나이즈는 2017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두고 시작했지만 일본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2022년 본사를 일본으로 이전했다.

이 대표는 "일본은 AI를 활용한 자동화 시장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 사회를 겪은 만큼 청년 인력 부족 등 경제 규모에 비해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며 "일본 기업들은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일본 정부 역시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우리는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실제 업무에서 즉각적으로 그 가치와 효용을 느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그런 관점에서 일본은 우리 회사가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하는 시장이고 현재 우리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아주 높은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올거나이즈 매출의 50% 이상이 일본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를 목표로 일본 상장을 추진 중이다.

이 대표는 글로벌 확장 전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각 현지 상황에서 어떻게 유연하게 적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미국, 한국마다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와 실무 과정이 다르다"며 "이런 현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글로벌 확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