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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5년, 마지막 성장판을 열자③-1] 작고 민첩한 기업이 미래를 주도..비즈니스 모델의 변화 '상품→솔루션'

독일=임동욱 정진우 | 2014.01.03 06:30

편집자주 |  다수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을 우리나라의 '성장판'이 열려있는 마지막 시기로 보고 있다. 이 '마지막 5년' 동안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은 기업들의 치밀하면서도 과감한 '혁신'없이는 불가능하다. 이에 머니투데이는 국내 기업들에 적용할 수 있는 효과적인 혁신 전략을 찾기 위해 혁신에 성공한 독일 중견기업(미텔슈탄트)을 비롯한 유럽, 미국, 일본 등 전세계 100대 기업을 심층 취재, 분석한다. 현지에서 이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비롯한 고위 임원들을 만나 깊이있는 경험을 끌어내고 한국 기업에 활용할 수 있는 혁신의 '정수'(精髓)를 뽑아낼 예정이다. 산업연구원, IBK기업은행경제연구소, 독일 드로기그룹, 롤랜드버거 스트래티지 컨설턴츠 등과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기업들을 위한 '혁신의 황금법칙'도 찾아내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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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민첩한 스마트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다'

경영 매니지먼트 솔루션의 최강자 SAP가 진단한 글로벌 비즈니스의 화두다.

전 세계 기업용 소프트웨어(SW)시장의 67%를 차지하며 기업 전산망의 백본(Backbone) 역할을 하고 있는 SAP는 미래의 변화에 과감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1992년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 SAP R/3를 출시하며 기업용 SW시장을 석권한 SAP은 IT 경영솔루션의 지존이다. 비즈니스 세계를 'SAP을 사용하는 자'와 '사용하지 않는 자'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막강한 파워를 가졌다. SAP이 하루라도 멈출 경우 이를 복구하는데 100년이 걸릴 정도다.

그런 SAP이 2010년 기존의 틀을 뒤엎는 변화를 선택했다. 대기업 등 안정적 고객기반 하에서 소프트웨어 패키지 및 라이센스 판매로 편안하게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SAP은 '왕관'을 벗어 던졌다.

SAP은 시대의 변화에 주목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의 관리자들은 이동하면서 정보를 접하고 관리하기를 원했다. 생성되는 데이터의 용량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나면서 엄청난 정보 관리에 대한 도전 과제가 생겨났다. 빅데이터의 출현은 보다 세밀하고 빠른 분석 방법을 요구했다.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베이스가 생성됐다. 정보처리 및 관리에 대한 니즈가 늘면서 기업들의 IT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에 SAP은 SW 및 라이센스 판매에 치중했던 사업부문을 △어플리케이션 △애널리틱스 △클라우드 △모바일 △데이터베이스 및 테크놀로지 등 5개 부문으로 재편성하고 전사적 역량을 이곳에 집중했다. 기존의 SW기업에서 탈피해 토탈 솔루션 제공자로 거듭나겠다는 혁신 전략이었다.

새로운 고객에도 눈을 떴다. 빠르게 성장하고 혁신적인 중소 중견기업들을 새로운 타겟으로 삼았다.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추가적인 IT인프라를 구축하지 않고도 SAP의 솔루션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SAP은 이들 고객들로부터 신산업 성장의 노하우와 미래 산업의 방향을 배우고 축적했다.

스벤 데넥켄 SAP 부사장은 "클라우드는 대기업보다 작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더 빠르고 저돌적으로 도입했다"며 "클라우드의 장점은 신속하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SAP의 혁신 노력은 결실을 맺고 있다. 2012년 독일 증시(DAX30)에서 SAP 주가는 48.6% 상승했고 그 결과 SAP은 독일 상장기업 중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도약했다. SW 및 클라우드 사업의 수익 성장률은 21%로 경쟁사의 2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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